<킹덤> 시즌 2의 마지막. 단 10초의 등장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아신, 전지현이 돌아온다. 7월 23일 공개를 앞두고 있는 <킹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역병의 원인인 생사초, 그 기원을 탐구하는 이야기다. 조선 땅의 남쪽 끝 동래에서 시작돼 한양에서 끝맺었던 <킹덤> 시즌 1, 2의 바통을 이은 <킹덤: 아신전>은 북방의 압록강 일대로 카메라를 돌린다. 차갑고 습한 곳에서 자라는 풀, 생사초의 습성을 따라 북방 지역으로 배경을 옮긴 것. 이곳에선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김성훈 감독이 김은희 작가가 쓴 최고의 이야기라 언급하며 기대를 한껏 부풀린 <킹덤: 아신전>을 보기 전 알면 좋을 사실들을 정리했다.


아신을 연기하는 전지현

어린 아신을 연기하는 김시아

아신은 누구?

이창(주지훈)과 서비(배두나) 무리는 생사초가 무더기로 발견된 지역을 조사하다 촌장의 아들이 중국 압록강의 어떤 이에게서 생사초의 씨앗을 구매하였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의 말을 따라 북방으로 향한 이들은 괴상한 광경을 목격하는데, 생사역(좀비)들의 발목에 방울이 달려 있었던 것. 방울 등 온갖 도구를 통해 생사역들을 제 손아귀에 넣었던 이가 바로 이번 스페셜 에피소드의 주인공 아신이다. 이름만으로도 시청자를 설레게 만드는 전지현이 아신을 연기하며 넷플릭스에 발을 들였다. 아신은 활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캐릭터다. 만인이 인정한 전지현의 깔끔한 액션 연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 역시 작품의 기대 포인트다. 그와 함께 <미쓰백> <백두산>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로 눈도장을 찍은 김시아가 아신의 아역 시절을 연기하며 극 초반을 이끈다.


<킹덤>

북방의 성저야인

조선 배경에 가상의 역사를 얹어 탄생한 <킹덤> 세계관. 이번 작품에서 미리 알아야 할 키워드는 성저야인이다. 김은희 작가가 “생사초의 비밀과 가장 근접한 인물”로 소개한 아신은 조선의 북쪽 경계에 거주하던 성저야인이다. 성저야인은 함경도 변방의 성 밑 주변에 거주하던 야인을 일컫는다. 1449년, 세종은 동북면 일대를 개척하고, 야인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사군 육진을 설치했다. 조선의 입장에선 국토 확장이었으나 여진족의 입장에선 거주지의 상실이었고, 세종은 이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조건을 걸었다. 야인들의 거주를 책임지는 대신 이들을 조선의 울타리로 삼은 것. 조선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물자를 공급했고, 그들은 성 아래 거주하며 북방의 다른 야인 종족들의 동향을 탐지해 조선에 보고했다.

<킹덤: 아신전> 예고편

역사에 따르면 일부 성저야인은 물자와 더불어 관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신과 그의 식구들에겐 꿈과 같은 이야기였으니. 조선인도 아니고 야인도 아닌, 불분명한 정체성을 지닌 변방인으로서 멸시와 천대를 받고 자란 아신. 그의 머릿속은 죽음을 앞둔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다. 아신은 100년 동안 출입이 금지된 폐사군의 숲에서 우연히 생사초와 그 비밀이 담긴 벽화를 발견한다. 아신은 죽은 이를 살린다는 이상한 풀로 어머니를 살리길 바라지만, 아버지 타합은 그에 반대한다.

<킹덤: 아신전> 예고편

그러던 어느 날, 아신이 집을 비운 사이 갑작스러운 파저위의 습격으로 마을은 쑥대밭이 된다. 가족을 잃고 홀로 남겨진 아신은 민치록을 찾아 복수를 해달라 부탁하지만, 민치록은 나랏일은 그런 사사로운 일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며 만류한다. 아신은 복수를 다짐하며 어른이 된다.


<킹덤: 아신전>의 등장인물

앞선 스토리에서 반갑고도 낯선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을 터. <킹덤> 시즌 2에서 이창과 궁을 지키려 고군분투했던 민치록은 아신과 어떤 관계일까? 아신의 마을을 휩쓴 파저위는 누굴까? 아신전의 주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민치록 역의 박병은

<킹덤> 시즌 1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루는 <킹덤: 아신전>. 시청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민치록의 과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조선의 혼란을 틈타 국경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 중인 파저위로부터 국경을 수비하는 군관이다. 파저위로부터 조선을 지키기 위해 성저야인을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라고.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선 누구보다 냉철한 민치록이 아신과 어떤 과거를 나눴는지, 이를 바탕으로 시즌 3에서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지 눈여겨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전 시즌에서와 같이 박병은이 민치록을 연기한다. <암살>에서 원수로 만났던 전지현과 박병은의 시너지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왼쪽부터) 타합 역의 김뢰하, 아이다간 역의 구교환

민초를 상징하는 캐릭터, 아신의 아버지 타합은 김뢰하가 연기한다. 자신의 조상들을 품어줬던 조선에 대한 은혜를 간직한 인물. 언젠가 조선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밀정까지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민치록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정함과 강직함, 다음 세대를 위해 위험에 처할 일까지 마다 않는 카리스마가 돋보일 인물이다.

파저위는 파저강(현 중국 혼강) 유역에 터를 잡고 세력을 넓히며 조선의 북쪽 경계를 위협하는 여진족 무리다. 눈여겨봐야 할 인물은 파저위의 수장, 아이다간. <반도>를 통해 신선한 악역 연기를 펼친 바 있는 구교환이 아이다간을 연기한다. 잔혹함의 끝을 보여주는 인물로 등장할 때마다 극의 긴장감을 배로 높인다고. “구교환의 예측할 수 없는 모습 덕에 뻔하지 않은 모습으로 재창조된 캐릭터”라니, 그가 <킹덤> 세계관에 불어넣을 독특한 에너지를 기대해봐도 좋겠다.


<킹덤: 아신전> 예고편

조선을 휩쓴 생사초의 기원

<킹덤: 아신전>의 또 다른 주인공, 바로 생사초다. <킹덤> 시즌 1에서 역병이 시작된 곳은 동래의 지율헌이었다. <킹덤> 시즌 2에선 그로부터 3년 전, 안현대감과 조학주가 왜군과 전란 당시 수망촌의 환자들을 살해해 생사역으로 이용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킹덤: 아신전>은 그보다 더 앞선 시간대에서부터 누군가 생사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생사초를 처음으로 발견한 이는 누굴까? 그가 바로 아신인걸까?

<킹덤: 아신전>

생사초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진 정보는 대략 이렇다. <킹덤> 시즌 1에서 우리는 생사역이 온도에 따라 활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시즌 2에선 생사초 잎에 서식하는 촌충이 뇌를 조종하여 생사역을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도 있다. 찬 곳에 서식하는 생사초의 성질에 따라 생사역 역시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지만, 사람들은 생사역에게 감염된 이를 뜨겁게 끓인 인육탕을 먹고 생사역이 됐다. 생사초의 즙을 이용해 만든 생사역은 전염을 시키지 않지만, 열을 가한 인육탕을 먹고 생사역이 된 이들은 전염성을 지녔다. 서비는 이에 대한 의문을 풀지 못했다. <킹덤: 아신전>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킹덤: 아신전>의 시작은 세종 때 설치되었다가 출입이 금지된 폐사군, 그리고 압록강 국경 지역에 거주했던 성저야인에 대한 기록에서부터 시작됐다. 김은희 작가는 “오랜 시간 인적이 끊긴 곳에서 생사초가 자라났다면? 그리고 그 생사초를 누군가 발견했다면?”이란 상상에서부터 <킹덤: 아신전>을 풀어나갔다.

<킹덤: 아신전> 예고편

<킹덤: 아신전> 예고편

이번 작품에선 생사초의 또 다른 성질이 밝혀질 예정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동물. 예고편 속 아신이 발견한 벽화에선 생사초를 뜯어먹는 고라니를 발견할 수 있다. 그와 함께 변이된 호랑이, 그가 사람들을 덮치는 장면도 등장했다. 생사역이 된 동물들을 만날 수 없었던 <킹덤> 시즌 1, 2와의 큰 차이점이다. 예고편 속에선 감염된 호랑이가 사람들을 덮치는 장면도 등장했다. 원인 미상의 시체들이 폐사군의 한 구덩이에 쌓여있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킹덤: 아신전>은 생사초에 대해 어떤 정보와 힌트를 던져줄까.


<킹덤: 아신전>

한(恨)에 대한 이야기

<킹덤> 시즌 1은 배고픔에 대한 이야기였다. 권력에 굶주린 이들이 열어젖힌 역병의 세상. 배고픔에 시달리던 이들은 또다시 배고픔에 몸부림치는 생사역이 됐다. <킹덤> 시즌 2는 핏줄에 관한 이야기였다. 혈통을 잇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던 탐욕스러운 권력자들의 모습은 피라면 달려들고 보는 생사역들과 다를 바 없었다. 좀비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를 투영하며 단순한 장르물들과 차별점을 둬왔던 <킹덤: 시리즈>. 이번 작품을 축약할 키워드는 뭘까. 바로 한이다.

<킹덤: 아신전>

김성훈 감독은 <킹덤: 아신전>을 “한 인물과 집단의 한에 대한 이야기”로 소개하며, “그 정서가 가장 집약되어 보여지는 인물이 바로 아신”이라고 설명했다. 예고편 속 아신은 “모든 일을 끝내고, 조선 땅과 여진 땅에 살아있는 모든 걸 죽여버리면 나도 당신들 곁으로 갈 거야”라고 이야기한다. 한순간에 부모를 포함한 모든 걸 잃은 아신의 한이 조선을 뒤덮은 역병과 맞닿아있는 걸까? 배고픔, 혈통을 이어 이번 작품의 테마라는 한과 생사역의 연결고리는 무엇일지도 추측해보자. <킹덤: 아신전>은 92분의 스페셜 에피소드로, 7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