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것> 시즌 3

넷플릭스 심리 스릴러 <너의 모든 것>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첫 시즌에서는 자기 합리화 최강자 조(펜 바드글리)의 전지적 스토커 시점으로, 두 번째 시즌에서는 끝의 끝에서야 얼굴을 내밀던 뜻밖의 반전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한 이 시리즈는, 관음, 사랑(?), 집착, 범죄를 영리하게 엮어내 첫 공개 이래 넷플릭스 대표 인기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너의 모든 것> 시즌 3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알아본다.

* <너의 모든 것> 시즌 1, 시즌 2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너의 모든 것,

지난 이야기

<너의 모든 것>(YOU). ‘유’(you) 라는 인칭 대명사가 이토록 섬뜩했던가. 하는 수 없이 극강의 부조화를 이루는 두 단어를 나란히 두게 되었지만 어쨌든, 성실하고 자상한 청년이자 연쇄살인범인 조는 매 시즌 그만의 ‘당신’을 찾아 취했다. 공식적으로 아는 사이가 되기 훨씬 전부터, 조는 당신으로 삼은 이를 마음속으로 수백 수천 번 부르며 그에게 말을 건다. 조는 당신이 기꺼이 자신을 전시해 놓은 소셜 미디어에서 온갖 정보를 주워 기어코 그와 연인이 되지만, 스스로의 말마따나 완벽하지 못한 조는 종종 일을 그르치고 만다. 타깃 설정하기, 당신에 대한 ‘모든 것’ 캐내기, 사귀기, 들키기, 죽이기 정도가 그의 ‘사랑’ 루틴이다.

시즌 1은 뉴욕의 서점 매니저 조가, 손님으로 온 작가 지망생 벡(엘리자베스 라일)에 집착한 이야기였다. 뉴욕에서 저지른 일련의 살인 사건으로부터 도망쳐 조가 연고라고는 없는 LA로 거처를 옮기면서 시즌 2가 시작됐다. 그는 전과 그리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새로운 연인 러브(빅토리아 페드레티)를 사랑했지만, 쇼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조의 모든 비밀을 아는 캔디스(엠버 칠더스)는 등장만으로 그를 크게 위협할 것 같았다. 그런데 어쩐지 심심한 파문만 남기고 퇴장했다. 알고 보니 조보다 한 수 위였던 지난 시즌의 진짜 빌런(?) 러브 때문이었다. 러브는 그저 조의 통제 속 사랑스러운 당신이 아니었다. 시즌 2의 끝에서, 다른 듯 같은 조와 러브는 한 쌍의 살인자 부부가 되어 한 지붕 아래 살게 되었고 둘 사이에는 이제 아이까지 생겼다. 이 시리즈의 첫 에피소드를 볼 때까지만 해도 감히 상상도 못 했던 조 2세가 생겼다.


사이코패스가 둘!

불륜을 곁들인…

성공한 테크 사업가들, 겉만 보고 쉽게 판단하는 주부들로 가득한 근교 지역 만드레린다에서 새 삶을 시작한 조와 러브. 조는 남편, 아빠의 역할에 충실한 듯하지만, 그도 손 쓸 수 없는 수준인 러브의 치명적인 충동 심리는 조를 두렵게 한다. 그리고, 그의 눈에는 또 ‘당신’이 들어온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당신이 옆집에 떡하니 있다고? 조의 시그니처 케이지에서 탈출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위기가 되겠지만, 그저 완벽해 보이기만 한 결혼생활에서 벗어나기란? 내 속임수를 속속들이 아는 아내에게서 벗어나기란?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다.

<너의 모든 것> 시즌 3 시놉시스

쇼러너(Showrunner, 책임 작가이면서 드라마의 스태프 구성과 캐스팅 등 드라마 제작 전반에 관여하는 총책임자-편집자) 세라 갬블은 시즌3를 소개하며, “조는 변하지 않았다. 더 나은 조란 없다”고 했다. 캘리포니아 북부로 거처를 옮겨 느긋한 부모의 삶을 시작한 조. 그렇다고 해서 그 조가 어디 가지 않는다는 거다. 지난 시즌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책에 탐닉한 옆집 여자를 담 틈으로 훔쳐보며 그 여자를 또, 당신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스토킹은 전처럼 쉽지 않을 테다. 당연히 러브 때문이다. 시즌 2에서 러브의 킬러 본능이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면, 시즌 3에서 러브는 처음부터 메인 프로타고니스트 조와 함께 메인 안타고니스트로 더 눈부신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공개된 새 시즌의 예고편에는, 조에게 “왜 더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냐”고 소리치는 러브, 시체 몇 구, 아주 짧지만 러브가 다른 여자와 깊이 껴안고 있는 장면도 보인다. 끝을 모르고 극으로 치닫는 치정극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의 새 ‘YOU’는 누구?

새 캐스트

조와 러브를 연기한 펜 바드글리와 빅토리아 페드레티, 그리고 러브의 엄마 도티를 연기한 세프론 버로우스가 지난 시즌에 이어 함께한다. 이외의 캐스트는 대부분 새롭다. 먼저 이번 시즌의 조의 당신, 나탈리는 <뱀파이어 다이어리>로 얼굴을 알린 미카엘라 맥마너스가 맡았다. 나탈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으로 보이는데, 조는 그것이 허물뿐이란 것을 꿰뚫어 보고 그를 새 타깃으로 삼는다. 조의 생각에 나탈리는 그의 이상형 ’자신이 보듬어 빛을 내어 줘야 할 어딘가 부족한 여자’에 부합했던 것이다.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에 출연한 타티 가브리엘이 똑똑한 사서인 레즈비언 이웃 마리안을 연기한다. 조에게 이상한 낌새가 있음을 일찍이 눈치채는 인물이다. 딜런 아놀드가 연기한 테오는 양아버지와의 사이가 꽤 복잡하다. 그는 현명하면서도 유약해 사랑하는 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면 폭력적으로 변하곤 하는데. 인물 설명으로 봐서는 시즌 1에서 파코(루카 파도반)와 조가 그랬듯, 조와 공감대를 형성할 인물로 보인다.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의 스콧 마이클 포스터는 지역 TV 리포터 라이언 역을 맡았는데, 라이언은 언뜻 온화한 싱글대디로 보이지만 남모르는 그만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인물로, 가까운 이들에게는 계산적이고 통제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주부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셰리는, 동네에 새로 이사 온 러브를 상냥하게 반기는 듯하지만 뒤에서는 그를 괴롭힌다. 샬리타 그랜트가 연기했다. 섀넌 찬-켄트가 연기한 키키는 낮에는 피트니스 센터와 동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가십을 즐기는 주부다. 키키의 남편 브랜든은 육아휴직 중인 잘나가는 테크 투자자로, 크리스토퍼 션이 연기했다. 이 밖에도 지질학 교수 이웃 길을 연기한 맥켄지 애스틴, 조, 러브 부부의 심리상담사 찬드라 박사를 연기한 아예렛 주러 등이 합류했다.


장르 언제 바뀌었나요…?

살인 게임 방불케 하는 무기들

예고편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더 있다면 그건 무기다. 후반부에서 맨몸으로 칼을 쥐고 싸우는 인물들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도끼에 석궁까지 동원되는 것으로 보인다. 살인이 허용된 생존 게임을 방불케 하는 이곳 만드레린다, 첫 시즌의 허술한 스토킹 수준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인 듯하다. 쇼는 절대 잘 풀릴 리 없는 집착 맥스 살인자 부부의 고자극 결혼 생활을 그릴 것을 예고했다.


그래서 공개는 언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할로윈과도 꽤 어울릴 시즌이 될 듯하다. <너의 모든 것> 시즌 3는 오는 10월 15일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팬데믹으로 제작이 연기된 탓에 시즌 2 이후 약 2년 만의 새 시즌이다. 앞 두 시즌과 같이 약 50분 분량의 에피소드 10개로 구성된다.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