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 2 2018
연출 폴 킹 출연 벤 위쇼, 휴 그랜트, 샐리 호킨스, 휴 보네빌, 사무엘 조슬린, 매들린 해리스, 줄리 월터스
건조해진 마음에 활기가 필요한 순간, 역시 귀여운 것만 한 게 없다. '어른이'들의 동심을 소환하며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고른 호평을 끌어안은 <패딩턴 2>는 행복을 '착즙'할 수 있는 주인공 패딩턴의 런던 모험기를 그린다. 전작 <패딩턴>을 통해 '브라운' 가족의 일원이 된 패딩턴이 억울하게 도둑 누명을 쓰게 되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사랑스럽게 담아냈다. <패딩턴 2>는 전작보다 속편이 나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물론 <패딩턴>도 좋았지만, <패딩턴 2>가 전작을 뛰어넘는 평가를 얻게 된 건 더욱더 계산적으로 연출된 미장셴 덕분일 터. 마치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을 보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는 관객들의 말마따나, 각 잡힌 카메라 구도와 의도적으로 연출된 색깔들의 조화가 눈에 띄는데. 이는 패딩턴의 귀여움과 맞물리며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킨다. 전체적인 색감도 색감이지만, <패딩턴 2>는 세트의 정교함에 매료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패딩턴> 시리즈의 팬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최애' 공간은 단연 브라운 가족이 머무는 복층집일 텐데. 마치 잘 만들어진 '팝업북(입체 동화책)'의 단면을 보여주듯 집안 곳곳을 펼쳐내며 동화적인 감성을 더한다. 누군가에게 <패딩턴 2>는 뻔한 내용 혹은 유치함으로 섣불리 판단되는 작품일 수도 있겠으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패딩턴 월드로 한번 발을 들이게 된다면, 나도 모르는 새 주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족 모두가 둘러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연말, <패딩턴 2>는 크리스마스 영화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