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에 한 번꼴로 새 음악이 쏟아져나오던 감독의 전작 <베이비 드라이버>는 환상적인 플레이리스트를 자랑했다. 라이트는 <라스트 나잇 인 소호>에서도 음악 활용에 대한 그의 탁월한 기량을 마구 뽐냈다. 워커 브라더스(The Walker Brothers), 킨크스(The Kinks), 더 후(The Who) 등 당대 소호를 풍미한 뮤지션들의 곡이 적재적소에 쓰였다. 오프닝 속 엘리의 원맨쇼, 샌디가 오디션을 위해 부른 ‘다운타운’(Downtown) 무대 등 뮤지컬을 가미한 장면은 영화의 호흡에 리듬감을 더한다. 참고로 <베이비 드라이버>의 제목이 그랬듯,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역시 동명의 노래 제목을 그대로 가져와 쓴 것이다. 라이트가 쿠엔틴 타란티노에게서 추천받아 즐겨 듣게 됐던, 록 밴드 데이브 디, 도지, 비키, 믹 앤 티치(Dave Dee, Dozy, Beaky, Mick & Tich)가 부른 곡이다. 주인공의 이름 엘로이즈도 영국 가수 배리 라이언(Barry Ryan)이 부른 삽입곡의 제목과 같다. 라이트는 직접 모은 노래들을 들으며 각본 작업을 했는데, 배우들이 대본을 읽을 때 들을 플레이리스트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알아주는 음악 덕후 감독의 신작이, 귀가 즐거워지는 사운드트랙만으로 경험할 가치를 가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