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벤져스: 엔드게임>, <블랙 위도우>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클린트 바튼은 눈앞에서 사랑하는 친구 나타샤 로마노프를 잃었다. 그녀의 숭고한 희생 덕에 지구엔 평화가 찾아왔지만, 바튼의 마음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인피니티 사가가 끝나고 나서야 더 풍성해진 서사를 품게 된 어벤져스의 원년멤버, 호크아이의 솔로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았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안착한 후 공개된 첫 마블 드라마라 국내 팬들에겐 더 반가울 작품. 호크아이, 그의 뒤를 이을 새로운 캐릭터를 내세워 마블의 또 다른 미래를 그려가는 <호크아이>를 보면서 함께 알면 좋을 정보를 한데 모았다.


원래는 영화로 기획됐던 이야기

호크아이의 솔로 이야기는 원래 영화로 나올 예정이었다. 호크아이를 연기한 제레미 레너 역시 애초 호크아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계약되어있었다고. 하지만 케빈 파이기는 호크아이의 이야기가 디즈니플러스를 통한 시리즈 형식에 더 적합할 것이라 생각했고, 제레미 레너 역시 이 변화에 동의했다. 드라마 <호크아이>는 아이즈너상을 수상한 맷 프랙션과 다비드 아하의 2012년 코믹스 <호크아이>를 바탕으로 각색됐다.

맷 프랙션의 <호크아이>에선 어벤져스와 함께하지 않는 호크아이의 이야기를 담는다. 클린트 바튼이 브루클린의 길거리 갱스터들과 싸우며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나열되는 코믹스. 양궁과 펜싱 훈련을 받은 부유한 미디어 거물의 딸, 케이트 비숍의 멘토가 되어주는 스토리 역시 이 코믹스에서 시작됐다. 드라마 <호크아이>에선 보청기를 낀 클린트 바튼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역시 원작에서 만날 수 있었던 설정. 코믹스의 호크아이는 활동 중 귀에 화살을 맞아 청각장애인이 된다. 드라마에선 고된 활동에 청각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묘사됐다.


케이트 비숍은 누구인가?

치타우리 종족이 습격해 뉴욕이 쑥대밭이 되었던 2012년. 이 난동으로 큰 피해를 입은 케이트 비숍은 우연히 화살로 적을 척척 해치우는 호크아이를 목격한다. 그를 따라 활을 쏘기로 결심한 케이트 비숍은 어떤 위기에서도 자기 자신은 스스로 지킬 줄 아는 숙련된 무술 능력자로 자란다. 그가 호크아이의 신분을 도용했음에도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 역시 이 덕분(?). <호크아이>는 클린트 바튼의 신분을 이용해 범죄 무리와 얽힌 케이트 비숍, 그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케이트 비숍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호크아이의 고된 연말을 조명한다.

케이트 비숍은 타이틀롤인 호크아이보다 초반부 더 큰 비중을 차지해 시청자의 이목을 끈 캐릭터다. 드라마에서 묘사된 바와 같이, 원작 속 케이트 비숍은 맨해튼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며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궁수라 칭하는 패기 넘치는 젊은 여성이다. 코믹스에서 케이트 비숍은 클린트 바튼의 뒤를 이어 호크아이로 활동하고, 후에 청소년 히어로 집단인 영 어벤져스의 리더로 활약한다. 올리비아 쿡, 타이사 파미가 등이 케이트 비숍 역의 물망에 올랐으나 최종적으론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케이트 비숍 역을 따냈다.


호크아이의 스승이 등장한다

<호크아이>는 지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소속 작품들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끄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에선 원작에서 호크아이의 스승으로 등장했던 잭 듀케인을 만날 수 있다. 고아였던 클린트 바튼은 서커스장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는데, 서커스장의 선배였던 잭 듀케인은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그에게 활을 쏘는 법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을 전수한다. 결국엔 그와 사이가 틀어지는 캐릭터로, 이번 작품에서 두 캐릭터의 재회가 어떻게 이뤄질지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부분. <베터 콜 사울> <센스8> 등에 출연했던 멕시코 배우 토니 달튼이 잭 듀케인을 연기했다.


청각 장애를 지닌 슈퍼 휴먼, 에코

2화의 엔딩에서 손동작 하나로 극을 휘어잡았던 카리스마 장인. <호크아이>에서 눈여겨봐야 할 새로운 캐릭터, 바로 에코다. 호크아이가 로닌으로 활동하던 시절 악연으로 얽힌 캐릭터. 그는 상대방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블랙 위도우>의 테스크마스터가 겹쳐지지만, 에코는 숙련된 기술로 상대방을 간파한다는 데에서 테스크마스터와 또 다른 차이를 지니고 있다.

코믹스에선 데어데블과도 관련 깊은 캐릭터 에코는 청각 장애인. 그에 따라 드라마에서 역시 청각 장애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으며, 실제 청각 장애를 지닌 배우 알리콰 콕스가 에코 역에 캐스팅됐다. <호크아이>가 그의 데뷔작. 더 놀라운 사실은 마블 스튜디오가 에코의 스토리를 따로 다룬 <호크아이>의 스핀오프, <에코>의 제작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생애 첫 필모그래피 두 줄을 마블 스튜디오의 굵직한 작품들로 메운 알리콰 콕스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옐로나 벨로바는 적군일까, 아군일까?

우리가 놓쳐선 안 될 또 한 명의 주요 인물. <블랙 위도우>에서 강렬한 존재감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옐레나 벨로바, 플로렌스 퓨 역시 <호크 아이>에 합류했다. <블랙 위도우>를 관람한 이들이라면 옐레나 벨로바가 <호크아이>에 주요 인물로 출연할 것임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을 터. <블랙 위도우>의 쿠키영상엔 나타샤의 묘지를 찾은 옐레나 벨로바, 그리고 원작 속에서 쉴드 요원이었으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내에선 아직 소속이 불분명한 발렌티나가 등장한다. 발렌티나는 옐레나 벨로바에게 “나타샤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가 당신의 다음 타겟”이란 말과 함께 호크아이의 사진을 전한다.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옐레나 벨로바는 8일(수) 공개된 4화 에피소드 후반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호크아이의 암살 임무를 맡은 블랙 위도우로 등장한 그는 경력직(!) 날렵한 액션을 선보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후반부의 피날레를 장식할 듯한 그가 호크아이의 적으로 등장할지, 동맹으로 등장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전작에서 선보인 바와 같이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크리스마스 저격 마블 시리즈

다양한 뉴페이스로 보는 재미를 더한 <호크아이>만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을 꼽자면 이 작품의 배경이 크리스마스라는 것. 가족과 함께 평온한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려다 케이트 비숍, 뉴욕의 악당, 나타샤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동생인 옐레나 벨로바와 얽히게 될 그. 호크아이의 다사다난한 휴가는 어쩐지 가족 없이 뉴욕에 홀로 남겨져 고군분투를 벌이던 <나홀로 집에> 속 케빈의 나홀로 휴가와 겹쳐 보이기도 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크리스마스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을 <호크아이>가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관객의 머리맡을 맴돌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호크아이>의 새로운 에피소드는 매주 수요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