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연기와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리액션이 뛰어난 배우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는 주연 배우로서도 주변 인물의 역할을 극대화해 전체적인 극의 균형을 맞추는 장점이 있다.
그런 평가도 좋다. 예전부터 나는 내 캐릭터가 어떻게 보일까보다는 상대 배우와 어떻게 호흡할까를 더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할 걸 하는 후회도 가끔은 있지만 그것보다 그 신에서 주고받는 대화, 그리고 그 호흡과 분위기로 관객들을 설득시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목소리야말로 이선균 배우의 시그니처다. 안정되고 설득력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내 목소리가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게 두드러지는 거잖나.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있다. 울림이 많아서 대사를 전달하는데도 조금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고. 아직도 캐릭터마다 두드러지지만 신경 쓰이지 않게 연기할까 고민하며 연기하는 편이다. 물론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하겠지만 (웃음)
지금까지 연기해 오면서 아쉬웠던 게 있다면 무엇일까.
예전에는 로맨틱 코미디의 달달한 연기, 그 연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좀 부끄러웠었다. 지금 아무도 그걸 기억하시지 못하겠지만. (웃음) 한때 짧은 시간이었지만 로맨틱 장르의 파이를 대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그 수식어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까 후회되는 것도 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덮일 거고 또 그 시기만 할 수 있는 장르였는데 왜 굳이 빨리 도망가려 했을까. 좀 즐기면서 더 잘해볼 걸 그랬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