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해외 신작 드라마는 순수 창작물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 많다. 소설, 웹툰, 실화 바탕 등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이야기가 드라마화되는 것이다. 이 중 비교하는 재미가 큰 경우는 타 국가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것. 문화와 언어는 달라도 공통의 관심사는 늘 훌륭한 소재가 된다. 이번에는 최근 방영된 한국 드라마 중 원작이 있는 해외 시리즈를 소개한다. 한국 드라마만 봐도, 해외 시리즈만 봐도 재미있긴 하지만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관람하면 더욱 흥미진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종이의 집 (Money Heist)

넷플릭스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페인 드라마로 <종이의 집>을 선정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반가운 소식은 이 대작을 국내 정서와 사회에 맞게 각색해 올 6월 한국 리메이크 판이 나온다는 것. <종이의 집>은 철두철미한 천재 지략가 교수와 여덟 명의 각 분야별 프로들이 조폐국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하이스트 물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계획들과 허를 찌르는 설정들, 도시 이름을 딴 등장인물의 개성이 더해져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주인공들이 착용한 달리 가면과 붉은색 점프슈트는 저항의 상징이 되기도 했을 정도다. 회가 거듭될수록 더해지는 등장인물들의 매력과 거침없는 전개에 왜 이 드라마가 스페인을 넘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6월 한국 리메이크 방영 전 원작의 가치를 미리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넷플릭스)

클리닝 업 (Cleaning Up)

최근 방영 중인 JTBC 한국드라마 <클리닝 업>은 동명의 영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런던에서 홀로 두 딸을 키우며 청소부로 일하는 주인공이 자신이 일하는 투자 회사에서 내부자거래 정보를 우연히 엿듣고 주식으로 큰돈을 벌 계획을 짜는 이야기다. 주식과 투자에 관심 많은 한국인에게도 흥미로운 소재로, 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게 될지 혹은 범죄자로 처벌받게 될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클리닝 업>의 주인공은 딸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지만 심각한 도박중독에 빠져있어 막대한 빚이 있다. 드라마는 이렇게 가족을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각종 도박과 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각도로 묘사한다. 전개는 다소 현실성이 부족하지만, 참신한 소재와 주인공 셰리던 스미스의 열연으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블랙 코미디로 제작된 한국 드라마와 비교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티빙, 왓챠, 웨이브)

제인 더 버진 (Jane the Virgin)

임수향, 성훈 주연의 SBS 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의 원작은 미국 CWTV에서 방영된 <제인 더 버진>이다. 드라마 <제인 더 버진> 역시 원작이 따로 있는데, 베네수엘라의 텔레노벨라<후아나 라 비르헨>를 리메이크 했다. 드라마는 할머니의 엄격한 가르침에 따라 혼전순결을 지켜온 제인이 의료사고로 인공수정을 받아 임신하게 되는 황당한 사건을 그린다. 출생의 비밀, 사기, 살인, 마약 등 상상을 초월하는 막장 요소들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여기에 로맨스, 범죄, 스릴러,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제인을 사이에 둔 삼각관계 역시 드라마에 빠질 수 없는 재미다. 잘생기고 부자인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와 제인의 선택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전 남자친구의 등장은 이들을 응원하는 팬덤이 나눠질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제인 더 버진>은 텔레노벨라가 원작이라 미드와 차별화되는 연출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5시즌으로 종영되었다 (넷플릭스)

엉클 (Uncle)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오정세 주연 한국 드라마 <엉클>의 원작은 동명의 영국 드라마다. 실연의 슬픔으로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누나에게 전화가 걸려 와 조카 에롤을 돌보게 된 앤디. <엉클>은 책임감도 없고 돈도 없는 삼촌이 똑똑하지만 예민한 십 대 조카를 만나 벌어지는 일상 이야기를 그리는 가족 드라마다. 하지만 황당하고 코믹한 시트콤인 원작에 비해 한국 드라마는 정극 분위기라 두 작품의 분위기와 연출이 많이 다르다. 드라마는 나이와 성격 차를 극복하는 두 사람의 케미를 보는 재미가 가득하며, 에피소드마다 길지 않은 시간으로 구성되어 가볍게 즐기기 좋다. 시즌마다 놀라보게 자라는 아역배우의 모습도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엉클>은 시즌 3으로 종영되었다 (쿠팡플레이)

크리미널 저스티스 (Criminal Justice)

영국 드라마 <크리미널 저스티스>는 김수현, 차승원 주연<어느 날>의 원작이자, 법정 드라마다. 일반적으로 사건의 진실과 범인을 파헤치는 법정물과 달리, 이 드라마는 사건을 통해 형사사법제도의 공정성과 재판 과정이 과연 올바른지 조명한다. 미국과 인도에서 리메이크될 만큼 많은 국가에서 사회적으로 논의할 만한 플롯을 펼쳐내는 점도 인상적이다. 1시즌과 2시즌의 사건과 등장인물이 다른데, 1시즌은 벤 휘쇼, 2시즌은 맥신 피크의 열연을 볼 수 있다.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하는 <크리미널 저스티스>는 영국 아카데미 TV 시상식에서 최고 드라마 시리즈, 최고 각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쿠팡플레이, 웨이브, 왓챠, 티빙)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은빛유니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