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반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큰 관심을 받으며 국내 OTT 구독자들 사이에서 ‘애플TV+'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럼에도 다른 OTT 플랫폼에 비하면 여전히 애플TV+의 존재감은 약한 게 사실이다. '궁금하지만 <파친코> 말고 뭘 봐야 할지 몰라서 구독을 못 하는 중'이라고 말하는 이가 다수 존재할 정도니 말이다. 오늘은 작품 선택에 어려움을 느껴 구독을 미루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애플TV+에서만 만날 수 있는 퀄리티 높고 스토리 짱짱한 SF 작품 4편을 소개해보려 한다.


포 올 맨카인드

'만약?'에서 출발한 SF 드라마

<포 올 맨카인드> 시즌1

<포 올 맨카인드>는 '만약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계속된다면?'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SF이자 대체 역사 드라마이다. 해당 작품은 실제 달 착륙에 성공했던 1969년 7월 20일보다 4주 이른 6월 26일에 소련의 유인 우주선 소유스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는 설정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또한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아닌 실제 역사 속 인물인 알렉세이 레오노프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최초 인류가 되었다는 가정을 배경으로 깔았다. <포 올 맨카인드>의 제목은 아폴로 11호 기념패 문구인 '우리는 모든 인류를 위해 평화의 목적으로 왔다 (We came in peace For All Mankind)'에서 따왔다고.

시즌1이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촉발되는 이야기를 담았다면, 시즌2는 두 나라가 본격적으로 달에 우주기지를 설치하며 일어나는 사건을 그려냈다. 지상에서의 냉전이 달까지 번지게 되고 결국 달에서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게 되며 우주 경쟁이 과열된다. 시즌3에서는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1992년 상황을 다루며 NASA, 소련, 민간기업이 화성에 먼저 가기 위해 경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포 올 맨카인드> 시즌3는 6월 10일 공개된 첫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8월 12일까지 매주 금요일 애플TV+를 통해 한 편씩 공개될 예정이다. <포 올 맨카인드> 시즌3 런칭을 기념해 6월 22일 새벽 2시까지 시즌1 전편을 무료로 공개한다고 하니 관심 있다면 하루빨리 애플TV+에 접속할 것을 추천한다.


SEE

시력을 잃은 인류

<SEE: 어둠의 나날>

현재 시즌2까지 공개된 애플TV+ SF 드라마 <SEE>는 전 세계에 발생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해 인구가 급감,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시력을 잃게 되는 먼 미래 인류의 모습을 그린다. 시력을 잃은 인류는 점차 원시적이었던 '씨족사회'의 모습으로 퇴보하며 수 세기가 지나서야 다시 마을을 이루고 왕국을 건설하게 된다. '본다'는 개념은 전설 속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간혹 시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을 이단으로 간주한다.

시즌1 <SEE: 다시 만난 세계>와 시즌2 <SEE: 어둠의 나날>의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파얀 왕국 외곽의 알케니 마을을 지키는 전사 바바 보스가 시력을 가지고 태어난 자신의 쌍둥이 아들들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해당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전 시즌에 걸쳐 등장하는 시력없는 사람들의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액션씬이라고. 한편 쌍둥이의 아버지 바바 보스 역은 영화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가, 쌍둥이를 해치려는 위협적인 케인 여왕 역은 실비아 획스가 연기하며 시즌2에서 첫 등장하는 바바 보스의 동생인 이도 보스 역은 데이브 바티스타가 연기한다.


DR.브레인

애플TV+ 첫 한국 오리지널 작품

<DR.브레인>

애플TV+의 첫 한국 오리지널 작품인 <DR.브레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둔 SF 스릴러 드라마이다. '진실은 죽은 자의 기억 속에 있다'고 믿는 천재 과학자 고세원(이선균)이 자신과 타인의 뇌를 동기화시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스터리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고세원은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죽은 자의 뇌에 접속해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으려 한다. 작품 초반에서 다소 차갑고 무감한 인물로 그려지던 고세원은 타인과의 동기화 이후 동기화한 타인의 습성이나 취향, 감정에 따라 조금씩 변화한다. 타인의 기억이 실체화 되기도 하고 자신의 기억과 뒤섞여지기도 하며 점차 현실과 기억을 혼동하게 되면서 사건에 가까워진다.

천재 과학자 고세원 역, 고세원의 아내인 정재이 역은 각각 이선균과 이유영이 연기했으며 고세원의 행적을 의심하는 민간조사원 이강무와 형사 최수석 역은 박희순과 서지혜가 맡았다. <DR.브레인>은 영화 <밀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달콤한 인생>, <악마를 보았다>의 김지운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그의 첫 드라마 연출이기도 하다. <DR.브레인>을 통해 김지운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선균은 한 인터뷰에서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고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감독님 작품을 좋아했다. 이번에 함께 작업해 보니 예상한 만큼 디테일도 뛰어나고 심플하면서도 정확하게 포인트를 짚어주어서 연기할 때 큰 의지가 되더라. 끝까지 책임지고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감사함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DR.브레인> 시즌2 제작이 확정된 가운데, 시즌1의 김지운 감독이 연출에서 하차했다는 소식 외에는 모든 게 미정인 상태이다.


파운데이션

세계 3대 SF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둔

<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은 세계 3대 SF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부터 1992년까지 약 50년에 걸쳐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둔 애플TV+의 SF 드라마이다. 많은 제작자가 방대한 양의 소설을 영상화하기 위해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한 가운데 <배트맨 비긴즈>의 각본으로 명성을 얻은 데이비드 S. 고이어와 애플TV+가 손을 잡아 제작에 성공해 탄생한 작품이다. <파운데이션>은 먼 미래 클레온 황제 제국의 통치하에 은하 제국의 멸망이 다가오자, 인류를 구하고 문명을 재건하기 위해 나선 망명자들의 장대한 여정을 그린다. 총제작비가 2,000억 원인 만큼 굉장히 높은 퀄리티의 영상미를 자랑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드 <체르노빌>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자레드 해리스가 제국의 멸망을 예측하는 심리 역사학자 해리 셀던 역을 맡았다. 시즌1은 2021년에 공개됐으며, 현재까지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파운데이션>은 시즌3 까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씨네플레이 김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