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웹툰을 휼륭하게 드라마화 한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이 시즌 2로 돌아왔다. (이하 <유미의 세포들 2>) 구웅(안보현)과 이별한 유미(김고은)에게 새로운 사랑 유바비(진영)가 눈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코믹하면서도 풋풋하게 그린다. 시즌1에서 호평받았던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투 트랙 전략은 그대로, 새로운 캐릭터와 맛깔 나는 이야기까지 더해져 이번 시즌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역대 최고 웹툰 실사화’하라는 부담스러운 칭찬도 어색하지 않은 이 작품의 포스, 과연 무엇이 <유미의 세포들 2>에 푹 빠지게 하는 것일까? 세 가지 이유로 우리도 유미의 머리 속에 들어가보자.

<유미의 세포들 2>는?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작품에 대한 소개를 정리해본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동건 작가의 동명 네이버 웹툰을 드라마로 옮긴 작품으로, 작가를 꿈꾸는 평범한 사회인 김유미의 직장 생활, 일상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까지는 평범하고 소박하 일상극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이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바로 유미의 생각과 마음을 담은 ‘세포들’에 있다. 유미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이성, 감성, 사랑 등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 중인 세포들이 관여하고, 걱정하면서 이 작품은 한 사람의 인생이 아니라 ‘유미’라는 세계관의 다양한 에피소드로 확장된다. 지난해 9월 티빙 오리지날과 tvN에서 시즌1을 방영, 김고은 배우가 주인공 유미 캐릭터로 출연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원작 세포들은 CG 애니메이션으로 재현되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오는 6월 방영된 시즌 2는 새로운 캐릭터 유바비 (진영 역)가 등장해 유미와 사랑을 시작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펼친다.

1.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하루로

<유미의 세포들 2>은 보고 있으면 그냥 미소가 지어진다. 자극적인 소재도 없고, 악인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야기 역시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평범한 순간이다.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좋은 사람과 점심을 먹고, 저녁에 와서 그 날 쌓인 피로를 푼다. 드라마로 내놓기엔 뭔가 심심하지 않은가? 하지만 작품은 이런 약점을 독특하게 풀어내어 생각지 못한 재미를 건넨다.

주인공 유미를 비롯한 세포들의 활약은 물론이며, 적재적소에 맞는 신조어와 상황들로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낸다. 가령 사랑에 빠진 유미의 저돌적인 행동을 액션 게임의 레벨 업 개념처럼 표현하는 등, 레트로 게임, 명량 만화 같은 분위기가 드라마 내내 계속된다. 오히려 이 같은 효과 때문에 드라마 속 유미의 이야기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으나, 마치 나의 하루와 생각을 보는 듯한 공감대를 지속해서 불어넣는다.

2. 이 집 세포 잘하네

<유미의 세포들 2>의 최고의 매력은 단연 세포들의 활약이다. 시즌 1 방영 전만해도 걱정이 많았다. 원작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세포들을 드라마가 제대로 그려낼 지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같은 기우를 CG 애니메이션으로 귀엽게 담아내어, 원작의 그 느낌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시즌 2 역시 세포들의 활약은 변함없었다. 감정, 이성, 사랑, 출출, 응큼 세포 등 이름에 걸맞은 특징으로 유미의 고민과 생각을 감칠 맛나게 표현한다. 특히 바비와 썸을 탈 때, 이를 반대하는 이성 세포와 또 다른 인연을 갈구하는 감성 세포의 티격태격은 코믹하면서도 작품의 핵심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작품은 유미뿐 아니라 주변인의 세포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 특히 유미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바비의 세포들은 캐릭터의 특징을 잘 잡아내어 흥미를 더한다. 시끄럽고 정신없는 유미 세포들에 비해, 논리 정연하고 젠틀한 느낌으로 다가와 두 사람의 성격을 대비하면서도 사랑의 달달함을 놓치지 않는다. 한때 유미를 흠모했던 편집장 안대용 세포 역시 드라마의 재미를 책임진다. 여기 세포들은 너무 진지하고 고지식한데, 그 모습에서 빚어지는 허당 짓이 많은 웃음을 자아낸다. 극중 세포들은 단순히 개그 담당만이 아니다. 등장 인물의 섬세한 내면을 시청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도 있다. 덕분에 캐릭터와 보는 이의 거리감을 좁혀 작품에 더욱 빠져들게 도와준다.

3. 김고은 X 진영의 달달 러브 케미

세포들의 활약이 대단하지만, 실사 배우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김고은은 겉은 평범하지만, 마음만큼은 복잡한 유미 역을 다시 한번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사실 드라마는 보통 사람의 아주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김고은은 드라마의 느린 호흡 속에서도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과 생각들을 섬세하게 표현해 인물의 친근함과 숨겨진 매력을 동시에 전달한다. 유미의 희로애락에 보는 이의 마음이 가는 것은 단연 김고은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이다.

유바비 역의 진영도 김고은과 설렘 가득한 러브 케미를 선사한다. 그는 착하고 단정한 이미지 속 의외로 차갑고 무뚝뚝한 모습이 있다. 진영은 캐릭터의 양면적인 성격을 잘 파악해 김고은과 밀고 당기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원작자 이동건 작가가 유바비 역은 무조건 잘 생겨야 한다는 당부를 했는데, 그에 걸 맞는 비주얼과 함께 말이다. 6화 이후 시작된 두 사람의 연애는 흐뭇하면서도 조심스럽다. 마치 첫 연애를 하는 듯한 설렘이 풋풋한 분위기 가득하지만, 각자 사랑의 상처를 받은 전적이 있기에 그 다음이 쉽지 않다. 이 찰나의 모습을 두 배우가 현실감 있게 보여줘 연애의 온도를 극의 흐름에 맞게 잘 조절한다.

유미야, 연애 성공 못해도 괜찮다 행복하게만 살아가자!

다만 8화 이후 바비가 제주도로 전근을 가고, 거기서 인턴 유다은을 만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드라마는 이 모습 또한 바비 세포 마을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개성 넘치는 분위기로 연출하지만 현실의 아슬아슬한 감정까지 막아내지 못한다. 급기야 10화에서 유미는 이별을 선언하며 이야기는 더욱 미궁에 빠져버렸다. 앞으로 두 사람은 관계는 어떻게 될까? 한 번 기스 난 마음을 봉합하지 못하고 남이 되는 것일까? 원작을 알고 있기에 그 끝을 미리 상상하고 싶진 않지만, 드라마는 뭔가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걸어본다. 어쩌면 이 작품에 푹 빠진 필자 역시 어느새 유미의 세포들처럼 그가 항상 행복하길 바라는지 모르겠다. 그게 이 작품에 입덕하게 된 진정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유미야, 연애 못해도 괜찮다! 힘차게 살아가자! (물론 원작 마지막에서는 행복하기도 하고 연애도…. 이건 스포일러 관계로 드라마 시즌 3에서 확인하자!)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