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의 따뜻한 감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도 반드시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은 <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레 요코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제목의 단어 배열만 봐도 노곤노곤해지지 않은가. 빵, 스프, 고양이라니. 우리가 생각한 힐링 영화의 표본이라 볼 수 있다. 내용 또한 그렇다. 오랫동안 편집자로 일하던 '아키코'는 회사의 지시에 의해 한순간 경리부로 발령이 난다. 편집자로서의 삶에 만족했던 '아키코'는 결국 퇴사를 결정하고, 돌아가신 엄마의 가게를 개조하여 자신만의 식당을 개업한다.
메뉴는 단둘, 빵과 스프 뿐이다. 단출해 보일 수 있는 메뉴이지만 '아키코'는 숨겨왔던 솜씨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퇴사와 개업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아키코'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고양이가 들어온다. 고양이 '타루'는 '아키코'의 곁에서 머무르며 그녀의 가족이 되어준다. 전형적인 일본 요리 영화의 줄거리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사실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은 그런 영화가 맞다. 방황하던 주인공의 성장과 그를 지탱하는 따듯한 사랑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마음속에 남은 차갑고 모난 감정을 따뜻하게 데우고 싶은 날엔 이 영화가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