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드 3>

영화 <크리드>는 전설적인 복서 '아폴로 크리드'의 아들 '아도니스 크리드'의 이야기다. 아도니스는 아빠 아폴로가 '이반 드라고'와의 경기에서 죽음을 맞이한 탓에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다. 다행히 엄마가 고아원으로 찾아와 아도니스는 유복한 환경에서 엄마의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었지만 그에게 아빠란,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가슴 아픈 존재다. 아빠의 성씨인 '크리드'를 지우고 엄마의 성씨를 가져와 '아도니스 존슨'으로 살아갈 정도로. 어른이 된 아도니스는 그럴듯한 직장에 다니면서도 복서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엄마에게는 비밀로 한 채 매일 복싱장으로 향한다.

크게 승진하였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복서가 되기로 결심한 아도니스. 그는 '록키'가 있는 필라델피아로 집을 옮긴다. 아빠의 피를 받아 타고난 복서 체질인 그는 진정한 챔피언이 되기 위해 록키의 도움을 받는다. 결국 1편에서 아도니스는 세계 최고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2편에선 아버지를 죽게 만든 이반 드라고의 아들 '빅터 드라고'와의 대결에서 승리해 어릴 적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거대한 트라우마를 넘어섰다. 이번 <크리드 3>에서 그는 또 어떤 성장을 보여줄까.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들을 가진 챔피언 '아도니스'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크리드>

팡팡 터지는 글러브 소리와 땀으로 뒤덮인 두 선수, 피가 쏟아지고 온몸이 망가져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치열함. 사람들이 복싱을 사랑하는 건 아마도 상대를 해치기 위해 주먹을 뻗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겨내기 위해 주먹을 뻗는 복서들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복서들은 제 자신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승부에 매달린다.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더욱더 단단해지는 쇠처럼 치열한 경기 속에서 서로를 성장시킨다. 아도니스가 홀로 극한의 훈련을 거치며 강해지는 모습은 빼놓을 수 없이 짜릿한 장면이지만, 각 영화의 피날레인 복싱 경기 장면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3월 1일에 개봉할 <크리드 3>는 지난 시리즈의 명성에 이어 또다시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전 국민이 '농놀'에 빠질 만큼 농구의 인기가 뜨거워진 지금, <크리드 3>로 복싱 열풍이 일어나기를 바라본다. 개봉을 앞두고 이모저모 전해진 소식들을 모아봤다.


마이클 B. 조던, 감독으로서의 첫 데뷔

마이클 B. 조던과 라이언 쿠글러, @Ebony Magazine

할리우드의 젊은 감독 중 한 명인 라이언 쿠글러는 <크리드>의 첫 번째 영화의 감독이기도 했다. 2014년, 데뷔작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로 선댄스영화제와 뉴욕 비평가 협회상을 받아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라이언 쿠글러는 사람들의 관심에 힘입어 록키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시리즈인 <크리드>의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그 결과, 록키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을 뿐 아니라 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입지를 톡톡히 다졌다. 이후 <블랙 팬서>의 감독을 맡아 <타이타닉>의 흥행 수입을 따라잡을 만큼 뛰어난 성적을 얻어냈다. 짧은 기간 내에 성공 궤도에 오른 라이언 쿠글러의 곁에서 언제나 함께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마이클 B. 조던이다. 라이언 쿠글러의 모든 작품에 마이클 B. 조던이 있다.

배우로서는 여러 차례 활약했던 그에게 '감독 데뷔'는 새롭고 큰 도전이다. 더군다나 <록키> 시리즈의 오랜 팬들에게 기대를 받고 전 시리즈에서 큰 성공을 거둔 <크리드 3>로 하게 되었기에, 그 부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리라. 흥행 결과에 따라 많은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첫 도전을 앞둔 마이클 B. 조던에겐 많은 조언이 필요했다. 그런 그에게 이미 <크리드> 감독을 맡아보았던 라이언 쿠글러는 "넌 이미 충분히 준비가 되었으니, 그냥 하기만 하면 돼"라는 다정한 격려를 해주었다고 한다. 더불어 라이언 쿠글러는 이번 <크리드 3>의 원안을 맡았다. 사실 라이언 쿠글러와 마이클 B. 조던이라면, 믿고 보는 조합 아닌가. 둘이 새롭게 그려낼 크리드의 모습이 기대된다.


킬몽거와 정복자 캉의 치열한 대결

<블랙 팬서> 속 '킬몽거'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속 '정복자 캉'

뛰어난 배우들의 총집합하는 MCU인 만큼, 할리우드에서 세계관 충돌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올해 2월 15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서 큰 활약을 보여준 빌런 '정복자 캉'이 이번 <크리드 3>에서도 출연할 예정이다. 정복자 캉을 연기한 배우 조나단 메이저스는 크리드의 옛 친구 '데미안'을 맡는다.

<크리드 3> 아폴로 크리드와 데미안

록키의 후계자로 세계 챔피언 자리에서 승승장구하던 크리드는 우연히 데미안을 만난다. 크리드는 데미안을 쉽사리 기억하지 못하지만 사실 둘은 어린 시절 복싱에 재능이 있어 가깝게 지내던 사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데미안은 감옥에서 18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출소한 데미안이 크리드를 만나 복싱 대결을 예고한 것이다. 한때 친하게 지냈던 둘이 어떠한 이유로 사이가 틀어진 건지, 데미안이 감옥에 간 게 어떤 이유인지, 그리고 그 이유에 크리드가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나. 이미 정복자 캉으로 연기 실력을 입증한 조나단 메이저스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액션만큼이나 화려한 제작진 라인업

<크리드 2>

<왕좌의 게임>은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시리즈로, 현재는 여러 개의 스핀 오프로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왕좌의 게임>의 뛰어난 영상미는 독보적이다. 그런 <왕좌의 게임>의 촬영 감독 크레이머 모겐타우가 <크리드 3>에 참여한다. 그는 이미 미국 촬영감독 협회상을 수상한 적 있는 실력자로, 그가 연출하는 복싱 대결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또한 새로운 배트맨을 감각적인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각색한 <더 배트맨>의 타일러 넬슨이 편집 감독으로 참여하고, 이전 <크리드>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했던 조셉 셜리도 <크리드 3>에 합류한다. 크리드의 아내 '비앙카'역을 맡은 테사 톰슨도 돌아올 예정이다.


'록키' 없는 '록키' 스핀 오프?

<크리드 2>

이름조차 알려지지 못했던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을 스타로 만들어준 작품 <록키>. <록키>의 각본에 직접 참여하고 주연을 맡은 실베스터 스탤론은 <크리드>에서도 활약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그대로 아도니스에게 전수해 준, 존경받는 스승 '록키'로 이 시리즈에서 없어선 안될 인물 중 하나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는 이번 영화부터 출연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추측한 바로는 <록키>의 저작권 관련 문제 때문이다.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록키>는 복잡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작년 실베스터 스탤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록키>의 제작자이자 소유권을 독점한 어윈 윙클러와 관련된 호소문을 올렸었다. 그는 "47년 넘게 록키를 지배했다. 당신 아이에게 물려주기 전에 최소한 조금이라도 내 권리의 남은 부분을 돌려달라"고 그를 저격했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영화 제작 당시 명확한 계약을 맺지 않아 직접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권리도 받지 못하고 있다. <록키> 프랜차이즈의 9번째 시리즈 영화이지만, 이제 록키 없이 홀로 독립하게 된 <크리드 3>는 3월 1일 개봉한다.


씨네플레이 김다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