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안 해? <아바타> 속편 제안 거절한 이유

트루디 차콘 역의 미셸 로드리게즈

흥행이 보장된 영화, 다시 돌아와달라면 거절할 배우가 얼마나 있을까. 특히 그 영화가 월드 와이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영화의 속편이라면. 하지만 한 배우가 <아바타> 시리즈의 복귀를 거절한 사실을 밝히면서 화제에 올랐다. 1편에서 트루디 차콘으로 출연한 미셸 로드리게즈다. 최근 개봉한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의 '바바리안' 홀가 킬고어로 돌아온 미셸 로드리게즈는 한 인터뷰에서 <아바타> 속편에서 복귀할 것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그가 맡았던 트루디 차콘은 판도라를 연구하는 기업 RDA 보안팀 소속 파일럿으로, 점차 강압적으로 판도라를 정복하려는 RDA의 태도에 질려 나비족의 편에 서는 인물이다. 작중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인간 대 나비'라는 <아바타> 1편의 구도에서 나비족에 협조하는 몇 안 되는 인간이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바타>

하지만 1편의 전쟁 중 결국 전사했고, <아바타: 물의 길>에선 당연히 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셸 로드리게즈는 <아바타> 시리즈의 감독 겸 총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만났고, 그가 <아바타> 시리즈에 복귀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아바타: 물의 길>에도 많은 인물들이 복귀했으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단다. 하지만 로드리게즈는 이 제안을 거절했는데, “트루디 차콘은 이미 순교자처럼 죽음을 맞았”기 때문. 실제로 트루디는 자연을 착취하는 이기적인 인간보다 자연으로 화합하는 나비족을 선택했고, 그것이 <아바타>의 주제의식과도 이어지는 중요한 지점이다.

거기에 미셸 로드리게즈 개인의 이유도 덧붙였다. 유독 자신의 캐릭터가 부활해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그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도, <마셰티> 시리즈에서도, 그의 대표 프랜차이즈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도 모두 그런 식으로 복귀했었다며 “네 번째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그는 심지어 “그렇게 (복귀)해서는 안됐다”고까지 말했다).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가 서서히 하락세로 접어든 지금, 최고의 흥행 프랜차이즈 <아바타>로의 복귀를 거절한 그의 뚝심이 돋보인다. 그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이후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로 스크린에 돌아올 예정이다.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에 출연한 미셸 로드리게즈(왼쪽)


원조 좀비 대부의 <레지던트 이블>, 어떤 모습이었을까

<조지 로메로스 레지던트 이블: 다큐멘터리>

지금이야 좀비 영화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공포 영화 중 가장 주류에 속하는 장르가 됐지만 좀비 영화는 오랜 시간 비주류 장르였다. 그런 좀비라는 소재를 주류를 끌어올린 것 중 좀비 장르의 아버지 조지 A. 로메로 감독과 비디오 게임 <바이오 하자드>(북미 출시명 <레지던트 이블>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 거장과 최고의 인기 게임 시리즈가 함께할 수도 있었다는 것, 혹시 알고 있었는가. 최근 예고편을 공개한 다큐멘터리 <조지 로메로스 레지던트 이블: 다큐멘터리>는 바로 그 미지의 작품을 조명한다.

예고편 속 원작의 오마주

조지 A. 로메로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시체들의 새벽>(죽음의 날) <시체들의 날> 등 일명 '시체 삼부작'을 연출해 좀비 영화가 공유하는 기본적인 설정과 클리셰를 정론화한 감독이다. 그의 좀비 영화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여러 장르에 영향을 남겼는데, 게임 개발사 캡콤이 제작한 1996년 게임 <바이오 하자드> 또한 그중 하나였다. 라쿤 시티를 중심으로 좀비가 창궐하고, 이를 조사하는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바이오 하자드>는 좀비가 쏟아지는 공간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속편도 연이어 성공해 시리즈로 안착했고, 영화화도 진행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좀비 장르하면 빠질 수 없는 로메로 감독에게도 영화화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로메로 감독의 비전은 결코 실현되지 못했는데, 이번 다큐멘터리는 그 '조지 로메로의 레지던트 이블'을 관계자들의 인터뷰, 영화화 당시의 자료 등을 취합해 그 비전을 다시 조명할 예정이다.

실사영화 <레지던트 이블>도 성공적인 시리즈이다.

이번에 공개한 예고편만 봐도 이 다큐멘터리가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팬, 그리고 <바이오 하자드> 팬이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요소가 적잖다. 원작 게임 <바이오 하자드>에서 내레이터로 참여한 워드 섹스턴(Ward Sexton)이 이번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았고, 원작의 아트웍 등 원작을 어떻게 옮기려 했는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현재 8편까지 발매했고, 최근 전작들을 리메이크 이식한 리메이크들 또한 호평을 받으며 시리즈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상황. W. S. 앤더슨 감독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도 흥행에 성공하며 시리즈로 자리매김하긴 했다. 하지만 속편을 거듭하면서 원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여서 원작 팬들에겐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던 바. 그렇기에 조지 A. 로메로가 선보이려 한 '레지던트 이블'이 어땠는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연 그가 꿈꾼 영화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올해 공개될 <조지 로메로스 레지던트 이블: 다큐멘터리>에서 만나보자.


이번에도 초호화, 웨스 앤더슨의 <애스터로이드 시티>

<애스터로이드 시티> 포스터

특유의 미감으로 사랑받는 감독, 웨스 앤더슨이 신작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1955년, 주니어 스타게이저 컨벤션이 열리는 애스터로이드 시티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021년 <프렌치 디스패치> 이후 2년 만의 신작으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를 앞두고 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답게 캐스팅부터 화려하다. 국민배우이자 웨스 앤더슨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톰 행크스, 웨스 앤더슨 초기 영화에서 꾸준히 출연하며 그의 '페르소나'로 활약 중인 제이슨 슈왈츠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스크린 데뷔한 토니 레볼로리, 어디서 나오든 깊은 존재감을 남기는 틸다 스윈튼, 그 외에도 스칼렛 요한슨, 제프리 라이트, 브라이언 크랜스턴, 마야 호크, 스티브 카렐, 마고 로비, 에드워드 노튼 등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두 총출동했다. 예고편 속 컨벤션 장면에서 잠깐이나마 화면비가 바뀌는 것 또한 볼 수 있다. 포스터의 크레이터, 예고편의 우주선으로 보아 애스터로이드 시티 부근에 외계인으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나타나 방문객들이 고립된다는 스토리를 보여줄 것이다. '잡지'가 소재인지라 처음부터 옴니버스로 구성한 <프렌치 디스패치>보다는 이전 작품들처럼 하나의 사건과 인물 군상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칸 영화제에서 공개 후 6월에 전 세계 개봉할 예정이며 한국은 6월 21일 개봉 예정으로 발표했다.

<애스터로이드 시티> 예고편 캡처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