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배우가 좋은 작품을 만나면 주목받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배우, 이 사람은 작품을 잘 만나서가 아니라 작품이 그를 잘 만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독보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5월 31일 개봉해 벌써 8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3>의 악역 이준혁이다. 작품 내적으론 이번 악역이 조금 아쉬운 모습이라고 난리인데, 작품 밖에서는 이준혁이 가는 곳 하는 말 하나하나가 다른 의미로 난리다. 최근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모은 이준혁의 모습들을 모았다.


‘먹보 주민’ 별명 생긴 이유

근래 연예계는 과거사가 밝혀지며 여러 소동을 일어난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준혁은 그 과거사가 폭로(?) 되면서 역으로 귀여운 별명이 하나 생겼다.

그저 먹는 얘기뿐인 먹잘알 이준혁

그의 SNS를 들여다보던 팬들은 2012년경 그가 남긴 트윗을 보게 됐는데, 피자부터 팥빙수까지 대부분 먹는 얘기뿐이어서 웃음을 자아낸 것. 평소에도 '먹잘알'로 유명한 그답게 음식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덧붙인 것이 포인트.

이 때문에 이준혁에게는 ‘동물의 숲 먹보 주민’이란 별명까지 붙었다. 게임 '동물의 숲'에서 먹보 성격 캐릭터들은 뭘 하든 음식과 관련된 대사를 하기에 이준혁의 음식 타령이 꼭 그런 먹보 캐릭터의 귀여움을 연상시키는 것.

참고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피자와 나초. 이번 <범죄도시3> 악역 주성철을 맡으면서 그는 벌크업을 하기 위해 하루 6끼를 먹었다고. 처음에는 실컷 먹으니까 좋은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살을 그냥 찌우는 게 아니고 근육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식단 관리해야 하고 갑작스러운 섭취량 증가로 간이 안 좋아졌다며 추천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살 뺄 때와는 달리 낙천적으로 변하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족발 향한 '멜로 눈빛'도 화제를 모았다.


이준혁 너마저… 외모 망언 +1

미남으로 소문난 배우들은 언제나 겸손한 발언으로 '망언'을 추가하곤 한다. 원빈의 “나도 그냥 평범한 남자일 뿐”이나 유승호의 “나를 보면 조금 질린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고수의 “잘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같은 말들은 겸손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미묘하게 듣는 화자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 대표 망언이다.

(사진 출처=유튜브 '캐릿' 채널 영상 캡처)

여기에 이준혁도 한몫 더했다. 이준혁은 광희가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 <가내조공업>에 출연했는데, 광희가 “시사회에서 인사만 하고 가려면 아쉽지 않냐"라고 묻자 이준혁은 “아쉽기도 한데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광희가 다행인 이유를 묻자 “(팬들이) 가까이에서 계속 보면 실망할 수도 있지 않냐"라고 대답한 것.

사실 이준혁은 그전에도 거울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 “제 얼굴 보는 게 지겹지 않나요, 너무 오래돼서?”라고 대답하거나, 방송 사전 인터뷰에서 “40년간 이 얼굴로 살아서 지겹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이번 <범죄도시3> 관련 인터뷰에서도 “잘생긴 빌런이란 말 어떠냐"라고 묻자 “사실 잘 이해가 안 된다"라고 대답했는데, 이 정도면 그야말로 망언 종결자급.

? (사진 출처=SBS 방송 캡처)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달리 대중은 그의 외모에 실망하지 않았다. 팬들은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무대인사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 하는 건 기본이고, 이번 무대인사 직찍(팬이 직접 찍은 사진) 속 이준혁의 외모는 팬이 아니었던 사람들마저 '입덕'하는 계기가 됐다. 연일 거듭되는 무대인사 중 팬들이 건넨 인형을 소중하게 장착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레전드에 레전드를 찍고 있다는 게 팬계의 정설.


팬들 설레게 하는 랜덤박스식 헤어스타일

요즘 시대에 빠질 수 없는 문화가 있다면, 랜덤박스일 것이다. 글자 그대로 박스를 까기 전까지 내용물이 뭔지 모르는 것을 뜻한다. 현재 <범죄도시3> 무대인사 시즌은 이준혁 팬들 '오레오'들의 랜덤박스나 다름없다. 이준혁이 '덮준혁'일지, '깐준혁'일지, 아니면 '반깐준혁'일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서 깐, 덮은 앞머리 스타일을 의미한다).

이준혁의 대표 캐릭터 서동재(왼쪽)는 깐준혁이다. (사진 출처=에이스팩토리 공식 포스트)

'이준혁' 하면 대부분은 깐준혁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그의 대표 캐릭터 '서동재'(<비밀의 숲> 시리즈)가 검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말끔하고 정갈한 2:8 가르마 포마드 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 어찌 보면 다소 순한 느낌의 이준혁에게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지형주 (사진 제공=MBC)

반대로 덮준혁은 이준혁의 순박한 매력을 부각시킨다. 활동 초기의 이준혁이나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에서 지형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이 덮준혁이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앞머리를 내린 이준혁은 특유의 선한 눈빛과 함께 '멍뭉미'를 최대로 발산하곤 한다.

깐도 덮도 좋다면 반깐이란 차선책이 있다. (사진 출처=에이스팩토리 공식 포스트)

이것도 저것도 좋다 싶은 팬이라면 ' 반깐준혁'으로 중용의 길을 택하는 것도 좋다. 앞머리에 컬을 넣어 이마가 살짝 보이는 이런 헤어스타일은 이준혁에게 완깐보다는 젊은 느낌을 주면서 덮은 것보다는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하기사 이것까지 살펴보면, 팬들 입에선 이 말이 절로 나오리라. “이준혁 is 뭔들”


다음 작품도 무시무시 스릴러

<범죄도시3> 주성철 역 이준혁

본체의 매력과는 별개로, <범죄도시3>에서 이준혁이 맡은 주성철은 이뻐할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는 캐릭터다. 전작들의 빌런이 그랬듯, 주성철 또한 악한(惡漢) 중의 악한이다. 물론 장첸과 강해상보다야 덜하지만, 사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마약 관련 범죄자라는 건 사람에 따라 더 중대한 죄로 비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준혁의 다음 캐릭터는 주성철과 정반대에 위치한 조강옥이다. 디즈니+ 드라마 <비질란테>의 조강옥은 대기업의 부회장으로 비질란테/김지용(남주혁)을 주시하는 인물이다. 마약을 이용해 돈을 챙기는 주성철, 자신의 욕망을 대리충족하기 위해 비질란테를 추앙하는 조강옥은 그 목적이나 성격, 환경 모두 판이하게 달라 이준혁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하게 한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범죄도시3>와 <비질란테>를 병행촬영한 이준혁은 “범죄가 일어나는 촬영 현장에서 6개월을 넘게 있다가, 어느 날 백화점을 가니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이런 어색함이 느껴졌다”고 털어놓기도. 그만큼 그가 주성철, 그리고 조강옥에게 몰입하고 있었다는 얘기이니 <범죄도시3>의 기세를 이어갈 <비질란테> 또한 기다리게 된다. <비질란테>는 현재 올해 하반기 중 디즈니+ 공개로 알려졌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