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에 대해 MBC 전현직 임원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애초 일정대로 8월 17일 개봉했는데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여러 이유로 영화 상영이 금지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소 황당한 이유부터 나름의 그럴듯한 이유까지 모아 소개합니다.
중국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등장하는 장면 때문에 상영 금지되었는데요. 미신을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시간 여행, 신화, 미신을 소재로 한 영화에 민감한데요.
<백 투 더 퓨처>, <나비효과>도 시간여행 소재가 역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지됐죠. 하지만 타임슬립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이 대히트를 친 마당에 이런 심의는 이제 무의미한 것 같습니다.
중국은 좀비물도 상영 금지 항목에 포함해 왔는데요. <부산행>의 상영이 금지된 것도 그 이유였죠. 하지만 다운로드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좀비, 뱀파이어, 미라 등에 대한 규제가 올해 들어 점차 완화되고 있습니다.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에서 총으로 좀비들을 쏘는 장면이 나왔고요. 유령선을 소재로 한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도 중국 개봉이 이뤄졌습니다.
중국 내 <아바타>의 개봉 과정도 험난했습니다. 첫 상영 금지 이유는 소수민족 폭동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극 중 나비족이 인간에게 대항한다는 스토리 때문인데요. 하지만 국민들의 반발로 상영이 결정되었죠.
그 후에도 국민의 시각적 건강을 위한 이유로 상영을 제한하는가 하면,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제작된 <공자춘추전국시대> 흥행을 위해 상영관을 축소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바타>는 <공자춘추전국시대>를 제치고 어마어마한 흥행 기록을 세웠죠.
<왕의 남자>,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 소재라는 이유로 상영 금지되었습니다.
<게이샤의 추억>은 중국 내 반일 감정이 큰 상황에서 민감한 소재를 다뤄 금지당했습니다. 장쯔이, 양자경, 공리 등 중국계 배우들이 일본 게이샤를 연기한 것에 대해 매국 행위이자 수치라며 강도 높은 비판이 있었죠.
레바논
<원더우먼>은 주연 배우 때문에 상영되지 못했습니다. '원더우먼'을 연기한 갤 가돗이 이스라엘군으로 2년 동안 복무했으며, 미스 이스라엘 선발대회 우승자였기 때문이죠.
갤 가돗은 2014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 SNS에 이스라엘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려 더욱 분노를 샀는데요. 레바논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많은 인명 피해를 겪던 상황이라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었죠.
이스라엘
<007 골드핑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악역을 연기한 독일 배우 거트 프로브가 실제로 나치당의 멤버였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를 결정했는데요. 그러나 한 유태인 생존자가 그가 사실은 자신의 가족들을 나치로부터 숨겨주었다고 증언한 이후로 상영 금지는 해제되었습니다.
미얀마
당시 버마(현재 미얀마) 정부는 <심슨 가족, 더 무비>가 빨간색과 노란색을 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들이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상징하는 색깔이었기 때문이죠.
인도
<인디아나 존스> 2편에서 인도 음식을 왜곡한 대목과 지하사원에서 인신공양을 하는 장면 등이 인도인의 공분을 샀습니다. 결국, 시리즈 두 편 모두 상영이 금지되었죠.
<다빈치 코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나라에서 개봉 당시 기독교 단체가 상영 금지를 촉구했을 정도로 종교적인 문제작이었는데요. 어쨌든 종교관이 뚜렷한 나라 인도에서는 상영 금지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집트
<브루스 올마이티>는 신을 평범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짐 캐리 따위가 '신'이라는 설정부터가 그들의 심기를 거슬렀는데요. 가까스로 청불 등급을 받아 개봉했습니다. 어째 코미디를 다큐로 받아들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국
<디 인터뷰>는 김정은의 암살 관련 내용을 담고 있어 상영이 금지되었는데요. 당시 극장 테러 협박 등 여러 사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개봉이 취소될 뻔했으나 일부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특수성 때문에 한국에선 개봉할 수 없었습니다.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화로 손꼽히는 <지옥의 묵시록>도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는데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이 영화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영화가 전쟁을 나쁘게 그렸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옥자>는 끝내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극장-온라인 동시 개봉은, 극장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야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기존 유통 구조를 깨는 것이라며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상영을 거부했죠.
잔혹성 때문에...
지금까지는 각국의 특수성 때문에 상영 금지된 영화들을 소개했는데요. 지금부터는 나라와 문화, 역사를 막론하고, 너무나 잔혹하다는 이유로 상영금지 처분을 받은 영화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973년 개봉했던 공포영화 <엑소시스트>. 이를 보고 기절하거나 사망한 사례가 종종 있을 정도로 악명 높은 영화입니다. 무서운 장면과 종교적인 이유로 여러 나라에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었습니다.
<휴먼 센티피드 2>는 끔찍하고 잔인한 묘사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고어 팬들에게는 <인간 지네2>로 번역된 제목으로 더 유명한데요. 12명의 사람을 이어서 실험을 하는 엽기적인 이야기입니다.
1편으로 받았던 충격으로 2편 개봉을 앞두고는 SNS 상영 반대 운동, 감독 살해 협박까지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 시리즈는 3편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쫄보 에디터는 스틸컷만 봐도 부들부들;; 무서워 죽겠네요.)
잔혹한 영화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텍사스 전기톱 학살>도 많은 나라에서 상영금지 판정을 받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잔혹한 장면을 잘라내자 도저히 내용을 알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 상영을 금지했고, 프랑스에서도 폭력적 본능을 자극한다며 금지했습니다.
<홀로코스트>는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들을 사실적으로 연출해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실제 동물을 희생시켜 찍은 장면과 실제 촬영된 총살 장면을 가져와 영화에 삽입했을 정도로 리얼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심지어 자국 이탈리아에서는 감독이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들을 살해한 것으로 오해해 종신형을 선고할 뻔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죽었다고 알려진 배우가 토크쇼에 출연해 일단락되었습니다. 국내에선 1994년에 여러 장면이 삭제된 채 개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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