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더
감독 장유정 출연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마음 놓고 기분 좋아지는 코미디
★★★
마음에 걸리는 불편한 상황 하나 없이 기분 좋은 웃음만 선사하려 노력한 착한 코미디. 원작 뮤지컬이 무대 위에서 풍성하게 구현하던 장치들을 영화적 호흡으로 바꾸다 보니 다양한 장르적 결을 지닌 작품이 됐는데, 그 흐름을 억지스럽지 않게 잘 이었다. 말맛이 차지게 살아있는 대사들과 순발력 좋은 배우들이 만나 몇 분이 머다하고 웃음이 터진다는 게 이 영화의 강점. 마동석과 이동휘의 찰떡 호흡, 포인트를 확실히 살리는 이하늬의 조합은 기대 이상이다. 미봉 처를 연기한 송상은은 이 영화의 발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가문의 비밀
★★☆
한 편의 영화 안에서 포복절도하는 웃음과 감동의 눈물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관객에게 모두 전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감성의 흐름을 잘 조절해 톤의 변화가 급작스럽다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되는데, 그런 면에서 <부라더>는 조금 아쉽다. 마냥 코미디라고 보기엔, 나름 진지한 테마를 지닌 영화. 마동석과 이동휘, 두 배우는 케미보다는 개인기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는데 디테일한 부분에서 재미를 만들어나간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게으른 각색
★★☆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다는 건, 차포(車包) 떼고 이야기로 승부하겠다는 일종의 모험이다. 그렇다면 이 게임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각색일 텐데, 그런 면에서 <부라더>는 좀 게으르다. 영화는 원작 뮤지컬의 매력이었던 중독성 강한 노래을 대체할 만한 영화적 상상력을 세우는 데 미약하다. 전달 방식이 다른 만큼 영화는 뮤지컬보다 인물을 추동하는 동기가 보다 내밀하게 그려져야 하는데 <부라더>는 많은 부분에서 유머로 얼버무린다. 그만의 개성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미지 준비중
부라더

감독 장유정

출연 마동석, 이동휘, 이하늬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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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감독 정지우 출연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꼬리가 길다
★★★
이 영화의 반전은 지나치게 미끈해서 오히려 그 매력이 떨어진다. 반전의 퍼즐이 치밀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 편의에 맞게 너무 꽉 끼워 맞춰진 느낌이라 김이 조금 새는 쪽이다. 반전이 주는 충격 효과가 작지는 않지만, 논리를 비약하면서 밀고 나간 지점들로 인해 클라이맥스에서 감정이 충분히 실리지 못한다. 후반부, 임태산(최민식)에 너무 긴 시간을 몰아줬다는 인상도 짙다. 감독이 배우의 존재감에 지나치게 의지했거나, 신경 쓴 결과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물론, 후반부 정서가 그나마 설득력을 입을 수 있었던 건 최민식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장일단이다. <침묵>을 보고 침묵할 수 없는 건 이수경이다. 몇 년 안에 충무로에 가장 바쁘게 호출될 배우임이 확실하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이야기에 대한 고민
★★★
반전이 있긴 하나 오로지 그것에 영화의 모든 것을 걸진 않는다. 부성애를 담고 있지만 신파로 나가진 않는다. 법정 영화의 긴장감은 충분하지만 권선징악의 도덕적인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사족처럼 느껴지는 몇몇 대목도 있지만, 이야기의 어떤 전형성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최민식은 최민식만 할 수 있는 연기를 해낸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의 들끓는 시너지
★★★
정지우 감독과 배우 최민식이 <해피엔드>(1999) 이후 18년 만에 의기투합한 효과가 톡톡하다. 사랑을 잃고 고통과 마주하는 남자 주인공, 고통을 견뎌내면서 상황을 바로잡으려는 행동, 죄책감을 고스란히 떠안은 인간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은 진실보다 진심을 파고드는 정지우 감독의 연출과 천변하는 최민식의 얼굴이 빚어낸 성취다. 원작 <침묵의 목격자>(2013)보다는 <해피엔드>와 비교 관람을 추천한다.

침묵

감독 정지우

출연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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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핸사드, 마그레타 이글로바

이화정 <씨네21> 기자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음악 동화
★★★☆
사랑은 없을 거라고 믿었던 순간 불쑥 사랑이 찾아오는 판타지. 자본과 스타, 마케팅 통로가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영화와 음악이 대중과 오롯이 소통하는 과정. 더블린의 여느 평범한 거리에서 펼쳐진 소박한 사랑 이야기인 <원스>는 이 모든 불가능의 시도들을 기적으로 대치하는 어른들의 동화다. 추운 거리의 온도가 영화 속 ‘Falling Slowly’의 선율과 함께 따뜻하게 올라가는 순간. 온 세상의 영화팬들에게 그 온기가 식지 않고 마법처럼 전해진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이야기가 된 음악. 소소해서 더 환상적이다.
★★★☆
중요한 순간마다 감정을 음악에 실어 표현하는 방식은 여타 뮤지컬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현실의 주름 사이로 수더분한 가사와 잔잔한 멜로디가 내려앉는 순간 마법 같은 울림을 선사한다. 삶의 얼룩을 굳이 가리지 않는 솔직담백한 노래는 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동시에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이야기의 호흡도 놓치지 않는, 음악의 힘. 그렇게 모두의 이야기는 각자의 경험 속에 스며든다. 애달프게 사랑스럽다.

원스

감독 존 카니

출연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개봉 2006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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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드
감독 방은진 출연 박성웅, 오승훈, 윤승아

이화정 <씨네21> 기자
무대에 올린 논란의 사랑
★★★
같은 연극을 준비하던 선후배 배우 재하와 영우가 사랑에 빠졌다. 확실한 팩트처럼 보인다. 하지만 메소드 연기에 대한 배우로서의 갈망은 이 사랑을 혼돈에 빠뜨린다. 재하와 영우 사이에는 금기된 이 사랑이 모두 합의된 약속, 연기일 뿐이라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있다. 파국으로 치닫는 이 사랑은 둘 모두에게 빠져나와야 할 덫이지만, 그 온도는 데일 만큼 뜨겁다. 혼돈의 현실이, 진짜 무대로 올라간, 영화 속 연극 <언체인> 장면의 실험적인 연출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현실과 무대의 기이한 동거
★★☆
연극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자신의 감정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사랑인지 연기인지 흔들리는 두 남자의 이야기. 극중극(劇中劇) 형식 속에 동성애 코드를 풀어냈다. 두 남자 사이에서 빚어지는 긴장감이 내내 팽팽하다. 그러나 내밀한 감정의 흐름을 그려내기에, 82분이란 상영시간이 부족해 보이는 면이 있다. 캐릭터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허용했어도 좋을 뻔했다. 듬성듬성 비워진 틈을 채우는 건 박성웅-오승훈 두 배우의 연기다. 배우 출신이기도 한 방은진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빛나는 부분 역시 연기 디렉팅같다. <오로라 공주>의 엄정화, <용의자X>의 류승범에 이어 이번엔 박성웅의 숨겨둔 얼굴을 끌어낸다. 신예 오승훈이 남기는 잔상도 길다.

메소드

감독 방은진

출연 박성웅, 윤승아, 오승훈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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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지니어스
감독 나타우트 폰피리야 출연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교실의 케이퍼 무비
★★★
가난한 우등생과 부잣집 아이들. 부정행위를 대가로 돈이 오가고, 그들의 수법은 점점 치밀해지며, 급기야 국제 무대에 진출해 STIC까지 넘본다. 고등학생들이 컨닝 하는 이야기라고 무시하면 안 될 것이, 그 만듦새와 분위기는 웰메이드 케이퍼 무비 급이다. 실화에서 영감을 얻은 만큼 사회적 메시지를 꽤 강하게 품지만, 장르영화의 재미를 우선에 둔다. 배우들의 매력과 앙상블이 좋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우등생 소녀의 흥미진진한 부당거래
★★★☆
시험 부정행위에 가담하는 가난한 우등생의 이야기를 범죄 오락 영화로 풀어낸 태국 영화. 학생들이 공모하는 부정행위 과정을 긴박감 넘치는 편집과 연출로 보여주면서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교육 현실을 꼬집는다. 노력으로 얻은 성적을 부유한 친구들의 돈과 거래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현실에 감정이입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에 연신 감탄하는 재미가 있다. 씁쓸한 현실 문제를 영리하게 풀어낸 나타우트 폰피리야 감독의 연출 솜씨는 합격점 이상이다.

배드 지니어스

감독 나타우트 폰피리야

출연 에이샤 호수완, 티라돈 수파펀핀요,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개봉 2017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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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씨앗
감독 임태규 출연 이가섭, 정재윤, 소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폭력은 인간을 어떻게 잠식하는가
★★★☆
군대 내 폭력적 계급관계가 주된 소재이긴 하지만 군대 이야기로만 한정 지을 순 없는 영화다. 그보다는 사회적 폭력의 순환을 주목하려는 시도에 더 가깝다. 카메라는 자비 없는 시선으로 폭력적 상황 안에서 인물이 어떤 행동을 취하고, 거부는 왜 쉽지 않으며, 결국 그것이 인물을 어떻게 잠식해가는지를 바라본다. 화려한 숏 분절과 음악 등에 치중하는 대신 최소한의 장치로 인물 본연의 심리에 접근하는 뚝심이 빛나는 영화. 신예 이가섭의 얼굴이 머릿속에 오래 머문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폭력의 탄생 경로를 집요하게 탐색
★★★
이 영화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방식은 흥미롭다. 폭력적인 선임들이라는 대전제 아래, 정작 폭력을 제 손으로 직접 행해야 하는 사람은 약자인 주용이다. 주용이 자신에게 가해질 폭력을 피하기 위해 자신보다 계급이 아래인 필립을 압박하는 행위. 그리고 군 문화와 별반 다르지 않게 이어지는 가정 내 폭력의 행사. 영화는 이 폭력의 악순환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정에 내몰린 주용의 하루 동안의 외박을 집요하게 뒤쫓는다. 4:3의 화면비, 핸드헬드 카메라가 주는 갑갑한효과 안에 폭력이 굳건히 뿌리내려지는 과정을 숨죽이고 지켜보게 만든다. 괴물을 피하려다 괴물이 되어버린 선택. 결코 변명이 될 수는 없지만, 폭력이 생성되는 도식을 한발 다가가 이해하게 해준다.

폭력의 씨앗

감독 임태규

출연 이가섭, 정재윤, 소이, 박성일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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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마린보이
감독 진모영 출연 박명호, 김순희, 박철준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의 참모습은 아름답다
★★★☆
동해 최북단 항구 대진항에서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탈북자 출신 머구리(잠수부) 박명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는 수압의 무게만큼이나 버거운 탈북자, 아버지, 남편의 무게를 견디면서 악전고투하는 올드 마린보이의 일상이 불안과 위험을 짊어지고 사는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생존을 위해 인간이 투쟁하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고 말하는 박명호가 생사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자신의 세계를 일궈나가는 몸부림을 보고 있노라면 숭고해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경계를 사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
머구리 장비를 둘러메고 바닷속으로 뛰어든 남자를 비추는 첫 장면. 펄떡이는 생명력과 아득한 삶의 무게가 동시에 스크린 밖으로 쏟아질 듯 생생히 다가온다. 이 영화의 카메라가 담고 싶었던 정수는 기실 그런 것일 테다. 북에서 남으로, 다시 매일같이 바닷속에서 뭍을 넘나드는 경계의 삶. 그 무게를 몸이 부서져라 버텨내는 자의 숭고한 시간들을 묵묵히 담는 카메라가 인상적이다.

올드마린보이

감독 진모영

출연 박명호, 김순희, 박철준, 박철훈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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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감독 가스파 노에 출연 칼 글루스맨, 아오미 뮈요크

송경원 <씨네21> 기자
단순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미지. 중독과 순애보 사이.
★★★
일단 파격적이다. 느닷없는 정사 장면으로 문을 열고 파격적인 성애 묘사를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카메라는 정적이고 대상을 쫓는 시선은 정밀하다. 클로즈업으로 조각난 신체는 넘치는 정념을 상징적으로 이미지화시킨다. 주변 모든 것을 지우고 오직 하나의 감정에 집중하는 노골적인 이미지들. 누군가에는 속 빈 강정 같은 불쾌함으로, 또 다른 이에겐 강력한 흡입력으로 작동할 것이다. 그 끝에 남는 이름이 사랑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지 단언할 순 없지만 강렬한 화술임에는 틀림없다.

러브

감독 가스파 노에

출연 칼 글루스맨, 아오미 뮈요크

개봉 2015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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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 나잇
감독 앤드류 안 출연 조 서, 김혜리, 조연호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지독하게 쓸쓸한
★★★☆
정말 간단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을 품는다. 한 청년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는다는 점에서 퀴어 시네마이며, 부서진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리얼리즘 드라마이며, 자신의 사회적 계층을 깨달아가는 틴에이저의 성장 영화다. 주인공 데이빗 역을 맡은 조 서의 연기와 앤드류 안 감독의 연출력은 신인이라고 하기엔 만만치 않은 실력들이다.

스파 나잇

감독 앤드류 안

출연 조 서, 김혜리, 조연호

개봉 201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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