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근사한, 희귀한 배우입니다! 제레미 아이언스가 이탈리아의 거장 쥬세페 토르나토레와 <시크릿 레터>로 만났습니다.

<시크릿 레터>

<시크릿 레터>는 갑자기 자취를 감춘 연인, 멜로드라마와 스릴러 무드의 교차 등이 어쩐지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전작 <베스트 오퍼>(2013)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도 있습니다. 천체물리학자 에드(제레미 아이언스)의 비밀의 연인 에이미(올가 쿠릴렌코)는 어느 날 에드의 부고를 듣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는 이번에도 불륜ㅠㅠ!) 에드가 죽은 뒤에도 에드의 연서는 꼬박꼬박 에이미에게 도착합니다. 에이미는 혼란스러워하며 생활을 되찾아갑니다. <저스티스 리그>에 이어 또 한 번 제레미 아이언스를 만나게 돼 기쁜 마음으로 신작 <시크릿 레터> 개봉을 기념하는 제레미 아이언스에 관한 10가지 이야기를 찾아봤습니다.

시크릿 레터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올가 쿠릴렌코

개봉 2016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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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꿈은 수의사

원래 꿈은 수의사였으나 학교를 다니며 학교 밴드 'Four Pillars of Wisdom'에서 드러머 겸 하모니카 연주자로 활동하며 무대에 오르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브리스톨 올드 빅 시어터 스쿨을 다니며 차근히 연기 공부를 시작했고, 연기로 커리어를 쌓기 전엔 무대 관리인, 청소부, 정원사, 버스킹 뮤지션으로도 일했습니다.


다작왕
<카프카>와 <로리타>
<뷰티풀 크리처스>와 <저스티스 리그>

데뷔 이래 거의 쉰 적이 없는 다작왕이기도 합니다. 90여편의 영화·TV 필모그래피에서도 1년 이상의 공백기가 없고, 짬짬이 연극 무대에도 올랐습니다. "나는 열정을 품고 연기를 해본 적이 없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일로써 연기를 할 뿐이다"라고 말하신 분치고는 지나치리만큼 성실하네요. "일은 계속하고 싶다. 캐릭터 비중은 관계없다. 오히려 작은 역할을 맡는다면 그만큼 집에 일찍 들어갈 수 있으니 내 생활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열정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만….

저스티스 리그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벤 애플렉, 갤 가돗, 제이슨 모모아, 레이 피셔, 에즈라 밀러, 헨리 카빌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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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덕후
구글에 어마무시하게 많은 제레미 아이언스와 오토바이 사진.
<피플>에도 실렸다.

취미는 승마와 스키이고 평소 운동 대신 발레로 체형을 관리합니다. 오토바이 덕후이기도 합니다과속으로 딱지를 떼고 석 달간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요리는 싫어하고 전원 생활을 즐긴다고 합니다.


메릴’s Pick

메릴 스트립에게 선택받아 유명해졌습니다. 데뷔작은 아니지만 제레미 아이언스의 영화 출세작인 <프랑스 중위의 여자>(1981)는 당시 이미 최고의 배우였던 메릴 스트립이 신인이었던 제레미 아이언스와 연기하고 싶다고 밝혀 캐스팅된 작품입니다. 대배우의 참각막이란..!!

프랑스 중위의 여자

감독 카렐 라이츠

출연 메릴 스트립, 제레미 아이언스

개봉 1981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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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오스카
<행운의 반전> 촬영장의 바벳 슈로더 감독과 제레미 아이언스, 글렌 클로즈
오스카 무대에는 운동화를.

<행운의 반전>(1990)으로 제63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이 그의 유일한 오스카 기록입니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을 때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는 사실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행운의 반전

감독 바벳 슈로더

출연 글렌 클로즈, 제레미 아이언스, 론 실버

개봉 199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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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역 거절

<양들의 침묵>(1991)의 한니발 렉터 역으로 캐스팅될 뻔했습니다만 <행운의 반전> 직후여서 다시 어두운 역할을 연기하고 싶지 않다며 출연을 고사했습니다.


라이온 킹-스카=0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에서 스카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톰 히들스턴 등 다른 근사한 목소리의 영국배우들이 그랬듯 제레미 아이언스도 꽤 많은 편수의 오디오북을 녹음한 바 있습니다.

라이온 킹

감독 로저 알러스, 롭 민코프

출연 조나단 테일러 토마스, 매튜 브로데릭, 제임스 얼 존스, 제레미 아이언스, 모이라 켈리, 니케타 캘레임

개봉 199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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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찐따들
<로리타>

외모는 치명치명, 퇴폐미 선두주자임에도 의외로 '찐따'를 많이 연기했습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가 다 아는 <로리타>(1997)의 험버트 험버트가 대표적입니다. <M. 버터플라이>(1993)의 갈리마드는 유부남임에도 남성 경극배우를 여자로 착각한 채 연애하며 간, 쓸개, 중요 국가 기밀까지 다 빼주는 외교부 부영사입니다. ('찐따'라 부를 분위기가 아닌 영화지만) <데미지>(1992)의 스티븐 플레밍은 아들의 연인과 사랑에 빠지죠. 제레미 아이언스는 무척 섹시했지만 제레미 아이언스가 아니었으면 그저 진상으로 느껴졌을 겁니다. <던전 드래곤>(2000)에서의 마법사 연기는 또 얼마나 바보처럼(ㅠㅠ) 보였던가요. 아일랜드의 킬코 성을 사는 돈을 충당하기 위해 할 수 없이 출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이재킹으로 가족을 잃은 잡지 편집장 앨건이 흑화하는 이야기인 <포스 앤젤>(2001)도 아마 그래서 출연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함께 출연한 포레스트 휘태커도 제레미 아이언스와 함께 쓸데없는 명연기 대결을 펼칩니다.

로리타

감독 애드리안 라인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멜라니 그리피스, 프랭크 란젤라, 도미니크 스웨인

개봉 1997 미국,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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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배우, 반은 활동가

사회 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는 영국 노동당 지지자입니다. 1998년엔 노동당의 주요 기부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1991년 토니상 시상식장에선 에이즈 퇴치 운동의 상징인 레드 리본을 달고 등장했습니다. 유명인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레드 리본을 단 건 제레미 아이언스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2004년엔 영국농촌연맹(The Countryside Alliance)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형제 폐지를 위한 인권운동, 여성의 의사결정권을 중시한 낙태 합법화 운동, 각국의 지도자들이 식량 빈곤과 기아 문제를 정치적 의제의 최상위에 두기를 촉구하는 청원에 백만 명의 서명을 바란다는 내용의 프로모션 비디오 등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기사 작위 거부

기사 작위를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제레미 아이언스는 "나는 불량배나 방랑자가 되기 위해 배우가 됐고 나만의 규칙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기득권 계층의 한 사람으로 편입되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사회는 아직까지도 계층간 격차가 유효합니다. 어퍼 클래스, 미들 클래스, 워킹 클래스 등으로 계층이 나뉘며 각 계층이 사용하는 단어와 즐기는 문화가 다르고 심지어 지을 수 있는 이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차별이 법으로 규정된 바는 아니나 암묵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바, 제레미 아이언스의 결단은 상당히 파격적이고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제레미 아이언스에 관한 이야기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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