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퀸! 일찍 데뷔해 벌써 50여 편의 영화·TV에 출연한 짱짱한 경력을 가진 배우입니다. 요란한 스캔들 한 번 없이 꾸준히 연기 외길을 걷고 있지요! 이번에 미셸 윌리엄스는 신작 <올 더 머니>에서 아들의 몸값을 흥정하게 된 비운의 어머니 게일을 훌륭히 연기했습니다. 75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은 하지 못했는데요. 신작이 나온 것을 기념해 미셸 윌리엄스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습니다.

올 더 머니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미셸 윌리엄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마크 월버그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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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미셸 윌리엄스가 <베이워치>에 출연한 모습.

1980, 미국에서 출생했습니다. 9살 때 캘리포니아로 이사하며 배우가 되길 꿈꾸었다네요. 십대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는데 학교에서 그의 배우 활동을 납득하지 않아 홈스쿨링을 받고 자랐습니다. 1990년대 미국의 인기TV시리즈 <베이워치>에 작은 역할로 출연하며 데뷔했습니다.

<도슨의 청춘일기>

TV시리즈에서 꾸준히 연기를 했고, 보스턴 청소년들의 일상을 그린 TV시리즈 <도슨의 청춘일기>에 뉴욕에서 온, 사생활이 복잡한 전학생 젠을 연기하며 얼굴을 알렸습니다. 이 무렵부터 어머니의 품을 떠나 홀로 지냈기 때문에 무척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때의 경험으로 일찍부터 독립심을 단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습관이 된 독서가 고독을 견디게 했다네요. 훗날 연인이었던 히스 레저의 죽음을 겪은 뒤에도 독서를 하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미셸 윌리엄스와 부시 필립스.

<도슨의 청춘일기>에 함께 출연한 부시 필립스와는 지금까지도 '베스트 프렌드'로 지내고 있습니다. 행사에 함께 참석한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딕>

코미디 영화 <>(1999)에 커스틴 던스트와 투톱으로 출연하며 비중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닉슨 대통령과 친분을 쌓고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소녀 알린 역을 맡아 유쾌한 해프닝을 연출했습니다.

<홀리와 마리나>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브라이튼을 배경으로 두 소녀의 성장사를 다룬 <홀리와 마리나>(2001)에서는 친구의 오빠를 사랑하게 되며 우정에 균열을 겪는 홀리를 연기했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

영화계에서 본격적으로 호평을 받게 된 작품은 <브로크백 마운틴>(2005)입니다. 남편이 동성애자임을 뒤늦게 알고 복잡한 심경이 된 아내 알마입니다. 한 사람의 성인 배우로서 비로소 인정받기 시작했고, 골든글로브와 오스카의 조연상에 처음 후보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미셸 윌리엄스, 히스 레저, 아기 마틸다.

이때의 만남으로 히스 레저와 약혼까지 합니다. 두 사람 사이엔 딸 마틸다가 있고, 2년 뒤 결별합니다. 결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히스 레저가 사망했습니다. 현재까지 꽤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픽시 컷 헤어는 히스 레저가 좋아했던 스타일로, 그를 추모하기 위한 의미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마틸다의 대부는 제이크 질렌할입니다.

브로크백 마운틴

감독 이안

출연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개봉 2005 미국,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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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발렌타인>

오스카에 주연상으로 처음 후보가 된 작품은 <블루 발렌타인>(2010)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신디(미셸 윌리엄스)는 전 남자친구의 아이까지 사랑해주겠다는 남자 딘(라이언 고슬링)과 결혼을 결심하지만 결혼은 엄연히 현실. 6년차 부부의 사랑은 육중한 현실의 무게에 휘청입니다. 히스 레저의 죽음 직후 <블루 발렌타인>의 촬영을 시작하는 일정이었으나 미셸 윌리엄스는 도저히 일에 복귀할 마음이 들지 않았고, 데릭 시엔프렌스 감독은 미셸 윌리엄스가 딸 마틸다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도록 촬영 일정을 조정해주었다고 합니다. 미셸 윌리엄스는 나중에 이 일에 대해 "누군가 내게 주었던 최고의 호의"였다고 말했습니다.

블루 발렌타인

감독 데릭 시엔프랜스

출연 라이언 고슬링, 미셸 윌리엄스

개봉 201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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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언제나 잘해왔지만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2011)에서의 미셸 윌리엄스는 특히 굉장합니다. 실제 마릴린 먼로가 <왕자와 무희>를 찍기 위해 영국 촬영 현장에 방문한 시기를 다룹니다. 미셸 윌리엄스가 연기하는 먼로는 <왕자와 무희>의 감독 로렌스 올리비에(케네스 브래너)와 갈등을 겪고 조감독 콜린 클라크(에디 레드메인)에게서 위로를 얻습니다. 현실과 이미지 사이에서 먼로가 겪었을 분열적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 오스카 주연상 후보로 올랐으나 아쉽게도 상을 따내지는 못했습니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감독 사이먼 커티스

출연 미셸 윌리엄스, 에디 레드메인

개봉 2011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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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스윗 프랑세즈>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미셸 윌리엄스의 가장 귀엽고,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2011), 그가 허구의 세계에도 퍽 어울릴 수 있음을 알게 한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2013), 전쟁의 한가운데서도 꿋꿋이 교양과 인류애를 지켜내고 마는 루실의 이야기 <스윗 프랑세즈>(2014), 씻을 수 없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가지고 새 삶을 살아내는 랜디를 연기한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6) 등에서 주조연을 맡아 꾸준히 믿음직한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의 출연은 약간 의외이기도 한데, 이는 딸 마틸다에게 보여줄 만한 영화를 찍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어떤 여자들>

국내 정식 개봉을 하지 않고 영화제를 거쳐 VOD로 소개된 <어떤 여자들>(2016)은 험난한 인생을 의지로 개척해나가는 미국 몬태나 주의 세 여성의 삶을 세심하게 엮어냅니다. 풍경과 사운드를 인물의 삶과 잇는 켈리 레이차트 감독의 특기가 훌륭히 발휘된 영화로, 미셸 윌리엄스와는 세 번째 만남입니다.

어떤 여자들

감독 켈리 리처드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미셸 윌리엄스, 로라 던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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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친구로 지낸다"는 켈리 레이차트 감독과 미셸 윌리엄스.

미셸 윌리엄스는 알래스카로 가기 위해 오레곤 주를 지나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웬디(미셸 윌리엄스)의 수난기를 그린 <웬디와 루시>(2008), 여성주의 서부극을 표방한 참신한 로드무비 <믹의 지름길>(2010)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32회 선댄스영화제에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어떤 여자들>이 동시에 프리미어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그때 미셸 윌리엄스는 연극 <블랙버드> 일정으로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훌륭한 여성 영화인들의 지속적인 만남이 흐뭇합니다.

<위대한 쇼맨>

최근엔 <위대한 쇼맨>(2017)에서 바넘(휴 잭맨)의 아내 채러티 역으로 관객과 만났습니다. 가진 것도 없는 주제에 '있는 집' 외동딸을 유혹해 결혼해놓고는 살림과 육아는 죄다 아내의 몫으로 미뤄두고 사업을 한답시고 밖으로 나돌기만 하는 남편 바넘의 가정을 홀로 든든히 지키던 강인한 여인입니다. 출연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나올 때마다 근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였죠. 볼 때마다 느끼지만 미셸 윌리엄스는 시대극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위대한 쇼맨

감독 마이클 그레이시

출연 휴 잭맨, 미셸 윌리엄스, 잭 에프론, 레베카 퍼거슨, 젠다야 콜맨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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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까락스 감독과 미셸 윌리엄스.

커리어 퀸답게 앞으로의 출연작도 빵빵합니다. 재니스 조플린의 전기 영화 <재니스>에서 재니스 조플린을 연기합니다.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토드 헤인즈의 신작 <원더스트럭>은 일찌감치 상실과 고독의 개념을 배운 소년과 소녀의 성장담입니다. 미셸 윌리엄스는 소년의 이미 사망한 어머니 일레인으로 출연합니다. 등장 분량은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아담 드라이버와 함께 출연할 레오 까락스의 <아네트>는 오페라 가수인 아내가 죽은 뒤 어린 딸과 살게 된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애환을 그린 영화인데, 여기서도 미셸 윌리엄스는 죽은 아내로 조금 나오는 모양입니다.

조합이 기대되는 미셸 윌리엄스와 에이미 슈머.

크리스 파인과 출연하는 스파이 스릴러 <올 더 올드 나이브즈>CIA요원 커플이었던 헨리와 셀리아가 과거에 있었던 어느 비행기 사고와 관련해 재회하고 긴박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상황을 그립니다. 코미디 영화 <아이 필 프리티>는 화장품 회사에 근무하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사고를 겪은 뒤 뜻하지 않은 자신감과 자기만족감을 얻게 된 르네(에이미 슈머)의 직장생활기를 다룹니다. 미셸 윌리엄스는 르네의 상사 에이버리로 출연합니다. 절친 부시 필립스도 함께 출연합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마크 실버스타인이 공동 연출하는데, 실버스타인은 필립스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코믹스의 '쉬-베놈'과 미셸 윌리엄스.

톰 하디가 주인공인 <베놈>의 출연은 의외입니다. 이름 높은 작가 또는 인디펜던트 계열의 감독들과 작업하며 훌륭한 커리어를 쌓아 온 미셸 윌리엄스가 프랜차이즈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였습니다. 미셸 윌리엄스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앤 웨잉으로, 성공한 변호사이자 에디 브룩(톰 하디)의 전 아내입니다. 코믹스에선 심비오트의 영향으로 '-베놈'이 되기도 한다는데 영화 속에선 어디까지 연출될지 알 수 없습니다.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를 배경으로 하는 루카 구아다니노의 범죄영화 <리오>에서는 제이크 질렌할과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독서와 사색을 즐기는 일 중독자, 미셸 윌리엄스의 열일은 언제나 기대가 됩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를 더욱 응원합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