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영화 잡지 ‘엠파이어’가 최근 독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주제는 ‘영화 속 최고의 악당’. 투표 결과에 따라 총 20명의 악당을 소개하면서, 해당 캐릭터들로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멋진 이미지와 함께 최악의… 아니, 최고의 악당들을 만나보자.


20위
마이크 마이어스

출연작 <할로윈> 시리즈 (1978-2018)
영화계 3대 연쇄살인마 중 하나인 마이크 마이어스가 20위에 등극했다. 제이슨과 프레디가 크로스오버 영화 <프레디 VS 제이슨>으로 만났던 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한 대우를 받았는데, 리부트에서 폭망한 <13일의 금요일>·<나이트메어>와 달리 리부트로 새롭게 생명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마이크 마이어스라는 배우와 동명이인 유머로 거론됐었다.

할로윈

감독 존 카펜터

출연 도널드 플레젠스, 제이미 리 커티스

개봉 197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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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위
T-1000

출연작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1991)
영원한 명작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에 등장하는 T-1000은 액체금속형 터미네이터다. 막강한 힘은 물론이고 다른 사물이나 사람으로 위장할 수도 있는 만능형 살인기계다. 특히 액체형이라 손상을 입어도 자체 복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완전무결의 악당이다. 무시무시한 스펙과 극중 존재감에 비하면 오히려 순위가 낮아보일 정도.

터미네이터 2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아놀드 슈왈제네거

개봉 1991 미국,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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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위
프레디 크루거

출연작 <나이트메어> 시리즈 (1984-2010)
프레디 크루거는 영화계 3대 연쇄살인마 중 캐릭터성으로 단연 최고다. 묵묵하게 살인만 하는 제이슨이나 마이크 마이어스와 달리 시종일관 상대를 조롱하는 게 이 캐릭터의 매력(?)이다. 20명의 어린이를 살해해 피해자 부모들에게 화형을 당한 프레디 크루거는 죽기 직전 꿈의 악령들과 계약을 맺어 악몽 속에 사는 존재가 된다. 등장할 즈음 줄넘기하는 소녀들이 부르는 노래도 인상적이다. 

나이트메어

감독 웨스 크레이븐

출연 존 색슨, 로니 블랙클리, 헤더 랜겐캠프, 아만다 위스, 주 가르시아, 조니 뎁

개봉 198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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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위
스미스 요원

출연작 <매트릭스> 시리즈 (1999-2003)
스미스 요원은 기계가 인간의 생체 에너지를 착취하고자 만든 ‘매트릭스’의 보안 프로그램이다. 총알 정도는 가뿐히 피하고 다른 인간에게 기생하는 능력으로 무한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 1편에서 각성한 네오에 의해 파괴되지만 2편에선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능력까지 얻어 재등장한다. 무엇보다 스미스 요원을 연기한 휴고 위빙의 능글맞은 연기가 일품이다.

매트릭스

감독 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개봉 199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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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위
노먼 베이츠

출연작 <싸이코> (1960)
최근 방영 중인 <베이츠 모텔>의 영향인지 노먼 베이츠가 16위에 뽑혔다. 사실 이 이름이 악당 순위에 오른 것부터 <싸이코>의 스포일러라 반칙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회사 돈을 횡령한 마리오가 베이츠 모텔에서 살해되고,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베이츠 모자의 비밀이 드러난다. 노먼 베이츠가 등장한 <싸이코>는 4편까지 나왔는데, 출연작으로 <싸이코> 한 편만 기술됐다. 비밀스러운 악당으로 빛났던 1편의 베이츠를 선정한 듯하다.

싸이코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출연 안소니 퍼킨스, 베라 마일즈, 존 게빈

개봉 196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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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위
팰퍼틴 황제

출연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프리퀄 삼부작(1983-2005)
공화국의 의원에서 의장, 그리고 제국의 황제로 거듭난 팰퍼틴이 15위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이 공식 데뷔작이지만, 홀로그램 설정에다 출연 배우도 달랐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에서 본격적으로 출연했다. 이후 1999년부터 시작된 프리퀄 삼부작에서 요다를 제압하는 힘이나 상대를 구슬러 자신의 계획을 진행하는 책략 등으로 더욱 품위 있는 악당이 됐다. 거기에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악당들이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겨주면서 또다시 재평가받기도 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감독 리차드 마퀀드

출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개봉 198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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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위
노팅엄 주장관

출연작 <로빈 훗> (1991)
의외의 악당이 순위에 올랐다. <로빈 훗>에 등장하는 노팅엄 주장관이다. 노팅엄 주장관은 악행을 저지르고 상대를 조롱하는 등 야심을 이루려는 비정한 냉혈한이지만, 때로는 그 야심이 이상한 방향으로 표출되면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앨런 릭먼은 그런 노팅엄 주장관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악당을 완성시켰다.

로빈 훗

감독 케빈 레이놀즈

출연 케빈 코스트너, 모건 프리먼

개봉 199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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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랫체드 간호사

출연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1975)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엔 정말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지만, 그중 랫체드 간호사는 역대급 악역에 올려놔도 손색이 없다. 정신병원의 간호사가 가진 권력으로 환자들을 억압하고, 감정적으로 변화무쌍한 환자들에 맞서는 감정 없는 얼굴은 관객들의 심장마저 싸늘하게 만든다. 랫체드를 연기한 루이스 플레처의 연기는 고풍스럽단 느낌이 들 정도다. 함께 출연한 잭 니콜슨과 그해 주연상을 휩쓸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감독 밀로스 포만

출연 잭 니콜슨

개봉 197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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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위
사우론

출연작 <반지의 제왕> 삼부작, <호빗> 삼부작 (2001-2014)
영화 <반지의 제왕>은 원작 소설 속 전사의 형상 대신 ‘눈’의 형태로 사우론을 표현했다. <반지원정대> 초반부, 과거 대전쟁으로 전투력도 보여주고 이 ‘눈’으로 영화 내내 모든 상황을 주시하는 듯한 초월적 존재로 사우론을 묘사해 영화에 비장미를 더했다. <호빗> 삼부작에선 전사의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눈에 비해 그렇게 인상적이란 느낌은 없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감독 피터 잭슨

출연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맥켈런, 리브 타일러, 비고 모텐슨, 숀 애스틴, 케이트 블란쳇

개봉 2001 뉴질랜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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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
골룸

출연작 <반지의 제왕> 삼부작, <호빗: 뜻밖의 여정> (2001-2014)
사우론에 이어 골룸이 11위에 올랐다. 이 작고 연약해 보이는 생명체는 그동안 절대반지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그래서 인격도 둘로 나뉜 채, 프로도와 샘을 속이면서 반지를 호시탐탐 노린다. 모션 캡처 CG 캐릭터를 이렇게 영화에 잘 녹여낸 적도, 앤디 서키스처럼 모션 캡처 연기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 적도 없었다. 무시무시한 악당이라기보다 최고의 신스틸러이자 동정심이 가는 과거사로 인해 순위에 오른 듯하다. 

호빗 : 뜻밖의 여정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처드 아미티지

개봉 2012 미국,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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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에이리언

출연작 <에이리언> 시리즈 (1979-2017)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이 개봉한 이후 에이리언(정식 명칭 제노모프)은 최악의 적으로 꼽힌다. H.R. 기거가 디자인한 기괴한 외형은 물론이고, 산성으로 된 피, 휘두르거나 꿰뚫을 수 있는 꼬리, 벽이나 천정으로도 이동하는 기동력 등 능력면에서도 인류를 압도한다. 정식 시리즈가 중단되면서 스핀 오프(<에이리언 VS. 프레데터>)가 나오고, 스핀 오프가 멈추니 또 정식 시리즈(<프로메테우스>)가 이어지는 연대기도 에이리언의 끈질긴 생명력을 닮았다.

에이리언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톰 스커릿, 시고니 위버, 베로니카 카트라이트, 해리 딘 스탠튼, 존 허트, 이안 홈, 야펫 코토

개봉 197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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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볼드모트

출연작 <해리 포터> 시리즈 (2001-2011) 
볼드모트는 정말 재밌는 캐릭터다. 주인공 해리 포터와 그의 관계는 숙명, 숙적이란 단어로만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볼드모트의 강력함은 해리 포터의 생존을 더 빛나게 했고, 해리 포터의 명성은 볼드모트에게 반드시 파괴해야 하는 장벽이 됐다. 이렇듯 시리즈 내내 두 사람은 사실상 생사를 같이 하는 관계로 그려진다. 영화에서는 소설보다 더 다양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면서 입체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개봉 2011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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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안톤 쉬거

출연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7)
관객들은 안톤 쉬거를 모른다. 영화에서 그에 대한 단서는 전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안톤 쉬거는 더 무섭다. 그는 그저 자신만의 사고방식으로 행동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거기다 그는 아무나 쓰는 총이나 칼 따윈 쓰지도 않는다. 흔적도 남지 않는 공기총을 사용한다. 동전 던지기로 사람의 생사를 결정한다. 혼돈과 질서를 모조리 구겨넣은 캐릭터를 하비에르 바르뎀이 완벽하게 연기했으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슈 브롤린

개봉 200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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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카일로 렌

출연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015),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2017)
의외다. 사실 카일로 렌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개봉 전에는 다스 베이더처럼 과묵하고 압도적인 포스의 소유자로 예상됐지만, 실제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청년으로그려졌다. 하지만 카일로 렌은 <스타워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캐릭터다. 완전무결했던 기존의 악당과 달리 그는 매 순간 고뇌하고 흔들린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선 본인의 야욕을 드러냈다. 그런 인간적인 매력이 ‘엠파이어’ 독자들을 매혹시켰을 것이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데이지 리들리, 마크 해밀, 오스카 아이삭, 아담 드라이버, 캐리 피셔, 존 보예가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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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한스 란다

출연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2009)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수많은 악인이 있다지만 그 정점은 한스 란다다. 나치 보안대의 일원인 한스 란다는 사교적인 성격에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며 상대를 궁지로 몰아간다. 두뇌 회전도 비상하기 때문에 상대의 의중을 재빨리 파악한다는 것도 그의 무기다. 타란티노 감독 본인이 “내가 만든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인증했으니, 관객들도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브래드 피트, 멜라니 로랑, 크리스토프 왈츠, 일라이 로스, 마이클 패스벤더, 다이앤 크루거, 다니엘 브륄, 틸 슈바이거

개봉 2009 미국, 독일,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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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한니발 렉터

출연작 <양들의 침묵> (1991),<한니발> (2000), <레드 드래곤> (2002)
한니발 렉터는 지금까지도 유효한 악당 캐릭터다. 정신과 의사란 직업 뒤로 살인귀에 식인귀이고, 수사에 협력하는 듯하면서 상대를 구슬러 조롱하며, 본인도 악인이지만 때로는 악인을 잡는 결정적인 단서를 주는 이 악당은 이후 수많은 ‘인텔리전트 악당’에게 영감을 줬다. 한니발 렉터를 연기한 안소니 홉킨스는 능수능란한 애드리브로 조디 포스터에게서 공포와 짜증이 뒤섞인 표정을 이끌어냈다고.

양들의 침묵

감독 조나단 드미

출연 조디 포스터, 안소니 홉킨스, 스콧 글렌

개봉 199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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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한스 그루버

출연작 <다이 하드> (1988)
앨런 릭먼은 이 리스트에서 유일하게 각기 다른 캐릭터로 두 번 이름을 올린 배우다. <다이 하드>의 한스 그루버는 테러리스트의 수장으로 나카토미 빌딩을 점령한다. 처음에는 앨런 릭먼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이 돋보이다가 맥클레인에게 휘둘리면서 점차 평정심을 잃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국과 미국 액센트 모두 소화하는 앨런 릭먼의 다재다능함이 한스 그루버가 맥클레인을 속이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다이 하드

감독 존 맥티어난

출연 브루스 윌리스

개봉 198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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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로키

출연작 <토르> 삼부작 (2011-2017), <어벤져스> (2012)
로키는 능력 이상의 야망을 품고 있다. 로키는 실패 요인이 부지기수인 계획으로 이복형 토르를 이기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무던히도 노력한다. 컴플렉스 많은 이 악당은 ‘인간적’인 악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MCU의 다른 악당과 달리 마법과 계략으로 상대를 함정에 빠뜨리는 것도 매력적이다. 현재 마블의 몇 안되는 장수 빌런으로, 곧 개봉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벤져스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제레미 레너, 사무엘 L. 잭슨, 톰 히들스턴

개봉 201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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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조커

출연작 <배트맨> (1966), <배트맨> (1989), <다크 나이트> (2008)
배트맨의 숙적 조커는 항상 웃음을 짓고 있는 표정과 예측 불가능한 계획이 트레이드 마크다. 배트맨 영화에선 감독의 성향에 따라, 그리고 배우의 연기에 따라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악몽을 선사한다. 아쉽게도(혹은 당연하게도)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는 논외로 치는 듯하다. DC에서 기획 중인 조커 단독영화가 이들의 계보를 제대로 이을 수 있길 바란다.

배트맨

감독 팀 버튼

출연 마이클 키튼, 잭 니콜슨, 킴 베이싱어

개봉 1989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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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개봉 200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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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다스 베이더

출연작 <스타우즈> 클래식 삼부작 (1977-1983),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2005),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2016)
그렇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1위는 다스 베이더가 차지했다. 중세 시대 기사를 연상시키는 외형에 기계음 섞인 숨소리, 빨간색 라이트 세이버는 대중을 압도하는 상징으로 남았다. 클래식, 프리퀄 삼부작이 곧 다스 베이더의 탄생과 몰락임을 생각하면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악역인 건 분명하다. 최신작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서도 반란군을 상대하는 짧은 장면은 관객들이 기쁜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다. 언젠가 이 캐릭터를 넘어서는 악당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감독 조지 루카스

출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개봉 197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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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감독 가렛 에드워즈

출연 펠리시티 존스, 디에고 루나, 매즈 미켈슨, 리즈 아메드, 포레스트 휘태커, 견자단, 강문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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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