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사냥꾼이 돌아왔다. <더 프레데터>는 2010년 이후 잠잠했던 <프레데터> 시리즈의 명맥을 이을 신작이다. 단독 시리즈보다 에일리언과 함께 한 크로스오버로 더 유명해진 프레데터, A to Z로 정리해봤다.

- 더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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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셰인 블랙
출연 올리비아 문, 보이드 홀브룩, 트래반트 로즈, 스털링 K. 브라운, 키건 마이클 키, 제이콥 트렘블레이
개봉 2018 미국
Arnold Schwarzenegger 아놀드 슈왈제네거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빼고 <프레데터>를 논할 수 없다. 1987년 개봉한 <프레데터>는 ‘액션 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신작’이었다. 포스터만 봐도 그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터미네이터>, <코만도>의 근육질 액션 스타가 연기한 더치 소령이 아니었다면 누가 프레데터에 맞설 수 있었을까. <프레데터>는 이 무적 같은 사내가 흠씬 두들겨 맞는 몇 안 되는 영화다.
Body Count 사상자수
프레데터들이 각 영화마다 몇 명의 희생자를 냈을까? <프레데터>에선 총 11명. 의외로 적다. 더치(아놀드 슈왈제네거)는 34명을 살해했다. 인간병기답다. 일개 형사에게 된통 당한 속편 <프레데터 2>의 프레데터는 26명을 살해, 사냥꾼보다 학살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2010년 개봉한 <프레데터스>의 프레데터들은 고작 7명. 이 영화를 기다리던 팬들이 김빠진 이유는 숫자만으로도 대강 이해가지 않는가.
Cloaking 은신
프레데터의 상징적인 능력, 바로 은신이다. 빛을 굴절시키는 장치를 이용, 어디서든 몸을 숨길 수 있다. 어두운 곳이라면 금상첨화. 밝은 장소에서도 은신을 할 순 있으나, 윤곽의 빛 반사로 위치를 알 수 있다. 위치가 들킨다고 잡힐 존재는 아니지만. 대신 물에 젖으면 작동이 멈추니 기억해두자.
Death 죽음
프레데터는 인간보다 기술력도 좋고, 신체 능력도 좋지만 못 이길 존재는 아니다. <프레데터> 1편에선 더치가, <프레데터 2>에선 해리건(대니 글로버)이 프레데터를 제압하는 걸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명예를 중시하는 종족답게 프레데터들은 상대에게 복수하진 않는다. 실제로 <프레데터 2>에서 프레데터의 동료는 해리건에게 1715년식 권총을 넘겨주며 나름대로의 존경을 표했다.
Emotion 감정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프레데터는 비정한, 감정이 전혀 없는 로봇처럼 보인다. 하지만 감정이 정말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들이 언제 감정을 드러내냐고? 다음 키워드를 보자.
F-word 욕설
그렇다. 명예를 중시하는 이들은 욕, 특히 ‘F-word’에는 반드시 보복한다. <프레데터>에서 더치가 프레데터의 맨 얼굴을 보고 “진짜 더럽게 못생겼네(You are one ugly motherf**ker)”라고 했다가 한 대 맞을 거, 갈비뼈 세 개는 나갈 만큼 맞았다. 해리건 역시 프레데터의 모습에 비슷한 말을 하려는 찰나, 화난 프레데터에게 던져지고 만다. 프레데터를 만났다면, 적어도 F-word는 삼가자.
Game 게임
영화에 관심이 없는데 프레데터를 아는 분이라면, 게임에서 접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락실 세대라면 1994년 발매된 캡콤의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를, PC 세대라면 1999년 리벨리온의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나 2001년 모노리스의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를 기억할 것이다. 캡콤의 작품은 프레데터, 인간 캐릭터를 선택해 에일리언에 맞설 수 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는 에일리언, 프레데터, 해병 세 캐릭터를 선택, 싱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세 캐릭터의 플레이 방식이 전혀 달라서 프레데터, 에일리언 팬이라면 반드시 즐겨야 할 명작으로 거론된다.
Hunter 사냥꾼
최대한 자신의 흔적을 숨긴 채 상대를 제압하는 것. 프레데터의 전투 방식은 영락없이 사냥꾼을 담았다. 그가 쓴 마스크나 레게 스타일의 드레드 헤어(dreadlocks)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은 원시 시대의 주술사나 사냥꾼에게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팬들은 구체적인 설정이 공개되기 전까지 1편의 프레데터를 정글 헌터, 2편의 프레데터를 시티 헌터라고 불렀다.
Inspiration 영감
처음부터 프레데터가 이런 모습을 한 건 아니다. 최초 프레데터는 목이 길고 두 발로 걷는 강아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정글에서 촬영하기 적합한 디자인이 아니었고,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했다. 아놀드는 제작진에게 <터미네이터>에서 만난 특수분장 전문가 스탠 윈스턴을 추천했다. 프레데터 팀에 들어온 스탠 윈스턴은 <에이리언 2>를 함께 작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화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 동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하악골이 달린 뭔가를 늘 원했어”라는 말을 듣고 곧장 디자인에 반영했다. 맨얼굴의 프레데터는 그렇게 탄생했다.
Jungle 밀림
밀림은 1편 <프레데터>의 배경이다. 은신과 함정으로 적을 제압하는 프레데터의 전투 방식에 최적화된 공간이라 볼 수 있다. <프레데터스>의 외계 행성도 빽빽한 정글인 것을 보면 이들의 고향 행성도 정글과 유사한 환경이었던 듯하다.
Kevin Peter Hall 케빈 피터 홀
케빈 피터 홀은 프레데터를 연기한 수트 액터다. 그의 키는 자그마치 220cm. <프레데터>에서 188cm인 아놀드와 프레데터가 맞붙을 때, 케빈 피터 홀의 키는 그 자체로도 위압감을 조성했다. 원래 프레데터는 장 클로드 반담이 맡았지만, 아놀드와의 체격 차이 문제로 교체됐다는 루머까지 있을 정도다(교체된 진짜 이유는 Q 키워드에서 설명하겠다). 홀은 <프레데터 2>에서도 프레데터 배역을 맡았다. 1991년 그가 세상을 떠나 이후 이안 와이트, 브라이언 A. 프린스 등이 그 배역을 이어가고 있다.
L.A. 로스 앤젤레스
2편 <프레데터 2>의 무대는 1997년 L.A.다. 1990년에 제작한 영화니까 나름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았으나 사실 있으나 마나 한 설정이다. 당시 L.A.는 벌건 대낮에도 갱단끼리 전쟁을 벌이는 무시무시한 도시라서 팬들은 “외계인보다 현지인이 더 위험한 L.A.”라는 농담을 한다.
Mask 가면
마스크는 프레데터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다. 맨얼굴은 상당히 야생적인데 비해 마스크는 프레데터를 무정한 로봇처럼 보이게 한다. 프레데터의 열 감지 시야를 조절해주며 주변의 소리를 녹음, 재생하는 기능이 있다. 마스크의 디자인과 전투의 흔적을 통해 그 프레데터의 성격과 경력을 짐작할 수 있다. 마스크는 사냥꾼으로서의 자존심이기 때문에 함부로 벗겨선 좋을 게 없다. 실제 촬영에서 프레데터의 마스크는 인간의 얼굴형에 맞지 않기 때문에 눈이 아닌 입 쪽으로 배우들의 시야를 확보해준다 한다.
Night cut 나이트컷
셰인 블랙 감독은 <더 프레데터>의 1차 편집본을 ‘나이트 컷’이라고 불렀다. 영화 후반부가 너무 어두웠기 때문. 재촬영을 거쳐 <더 프레데터>는 영화 전체의 톤을 맞췄다.
Offender 범죄자
시리즈 영화 중 유일하게 외계행성이 배경인 <프레데터스>. 1991년 <프레데터 2> 이후 20여 년 만에 나온 이 영화에는 범죄자가 등장한다. 오리지널 시리즈 전작들의 어두운 분위기를 계승하기 위한 장치인 셈. 인간 측엔 사형수 스탠스(월튼 고긴스)가, 반대 측엔 버서커(Berserker, 베르세르크)라 불리는 프레데터가 있다. 버서커는 동족을 살해하는 무시무시한 놈이다.
Pop Culture 팝컬쳐
<더 프레데터> 셰인 블랙 감독은 프레데터를 “1980년대 팝컬처의 정수”라고 설명했다. <프레데터>를 보면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기존 작품들(<코만도>, <터미네이터>, <코난 - 바바리안>)의 야성미는 계승하고 대신 강력한 외계 생명체를 집어넣어 장르를 완전히 뒤틀었다. 이른바 마초적인 남성이 승리를 목도에 두고 막강한 적을 만난다는 전개와 프레데터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이후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끼쳤다.
Quit 관둔 배우
<프레데터>의 프레데터 역은 장 클로드 반담이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관리하기 어려운 슈트와 슈트 내부가 너무 덥다는 반담의 불평, 반담의 작은 키 등 현장의 문제와 프레데터가 무술을 사용해 상대를 제압한다는 설정이 불필요해지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결국 반담은 하차하고 케빈 피터 홀로 교체됐다.
<프레데터 2> 제작 당시엔 아놀드가 속편에 출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독이 교체되자 “시나리오와 감독이 마음에 안 든다”며 퇴짜를 놓았다. 아놀드는 <더 프레데터>에서 더치 역으로 복귀를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 <더 프레데터>에는 베니시오 델 토로가 출연 예정이었으나 스케줄 문제로 하차해 보이드 홀브룩이 캐스팅됐다.
Rated R R등급
<프레데터>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가장 주목받는 건 다름 아닌 등급. 1편부터 R 등급(미국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시작해 온갖 액션을 다 보여줬었다. 프레데터처럼 R 등급의 외계인 에이리언과 만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가 흥행을 위해 PG-13으로 제작됐다가 팬들의 원성에 시달려야 했다. 다행히 이번 <더 프레데터> 역시 셰인 블랙 감독이 R 등급을 고수하면서 프레데터 특유의 잔인한 액션이 담겼다. 국내 심의에서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으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Sequel 후속편
<더 프레더터>는 리부트라고 밝혔지만, 시리즈의 정식 후속편이다. 영화 내에서도 1987년, 1997년 사건을 언급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러나 전편을 알아야 할 만큼 밀접한 관계는 아니기에 리부트라는 표현을 사용한 듯하다.
Trophy kill 트로피킬
프레데터의 유명한 퍼포먼스라면, 바로 상대의 머리를 뽑는 행위다. 일명 ‘트로피 킬’이라 불리는데, 이것 역시 사냥꾼들이 자신의 사냥감에서 전리품을 취하는 것을 따온 것이다. 좀 더 수위가 높아지면 머리를 잡아 척추까지(!) 뽑는다. 반대로 시체의 가죽을 벗겨서 거꾸로 매달아 적에게 겁을 주기도 한다.
Ugly 못생김
F 키워드에서 언급했지만, ‘Ugly’도 프레데터에게 금지어다. 맨얼굴을 보면 절로 나오는 단어지만,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신체 중 일부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Versus 크로스오버
프레데터는 독립된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다크호스 코믹스에서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를 연재하고,<프레데터 2> 트로피룸에 에일리언의 머리를 이스터에그로 넣으면서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에일리언과 프레데터는 20세기 폭스의 영화라서 이 둘의 대결은 다행히 공식화될 수 있었다.
앞서 소개한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류의 게임을 필두로 2004년, 2007년 영화로도 제작됐다. 이 세계관이 성립되면서 ‘물량의 에일리언’, ‘오버 테크놀로지의 프레데터’ 이미지는 더욱 강해졌다.
코믹스 분야에서는 프레데터 세계관을 점점 더 확정시켰다. 터미네이터와 맞붙는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대 터미네이터>, 배트맨과 싸우는 <배트맨 대 프레데터>, 슈퍼맨까지 참전한 <슈퍼맨과 배트맨 대 에이리언과 프레데터> 등도 연재됐다.
Weapon 무기
프레데터의 기술력은 이들이 쓰는 무기에서 잘 드러난다. 원거리에서 조준한 상대를 단번에 맞추는 플라즈마 캐스터가 대표적이다. 특유의 ‘다다다다닥’ 하는 사운드와 함께 삼각형 조준 표시가 뜨면, 거의 100% 상대를 명중시킬 수 있다. 손목에 찬 리스트 블레이드(Wrist Blade)도 프레데터의 대표 무기. 2편에서부터 사용된 스피어도 원시적이고 강력한 프레데터의 사냥 기술을 도와준다. 또 상대에게 제압당하면 사용하는 자폭장치도 가지고 있다.
X 없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덕분에 <더 프레데터>에도 떡밥이 있을 거라 예상했다면? 아쉽지만 틀렸다. 이번 영화는 프레데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에일리언(제노모프)에 대한 생각은 미리 접어두자.
Yautja 야웃자
프레데터란 명칭은 당연히 인간이 편의를 위해 붙인 이름이다. 코믹스나 다른 매체에서는 야웃자(Yautja) 혹은 히시쿠텐(Hish-qu-Te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해외의 경우 프레데터란 단어가 일반명사라 고유사인 야웃자가 자주 사용된다.
Zoo 동물원
<프레데터 2>와 <프레데터스> 사이엔 다양한 버전의 3편이 준비됐다. 그중 인상적인 버전을 소개한다. 프레데터들이 1편의 더치와 2편의 해리건이 포획해 고향 행성으로 데려간다. 왜? 동족을 죽인 유일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이 각본은 일명 ‘동물원’(Zoo) 버전이라고 불렸다.

-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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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맥티어난
출연 아놀드 슈왈제네거
개봉 1987 미국

- 프레데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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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홉킨스
출연 대니 글로버, 게리 부시, 루벤 블레이즈, 마리아 콘치타 알론소, 빌 팩스톤, 케빈 피터 홀, 로버트 다비, 아담 볼드윈
개봉 1990 미국

- 프레데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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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님로드 앤탈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앨리스 브라가
개봉 2010 미국

-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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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폴 앤더슨
출연 산나 라단, 라울 보바, 랜스 헨릭슨
개봉 2004 미국, 체코, 캐나다, 독일

-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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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콜린 스트로즈, 그렉 스트로즈
출연 스티븐 파스퀄, 레이코 에이리스워스, 존 오티즈, 자니 루이스, 아리엘 게이드, 크리스튼 헤거, 샘 트라멜, 로버트 조이, 데이비드 팻카우
개봉 2007 미국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