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차가운 세상 끝, 연대의 온기로
★★★☆
‘여성=모성’이라는 막연한 고정관념 대신, 사회의 그늘 아래서 같은 상처를 알아본 이들의 연대를 이야기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단순히 성인 여성이 학대당하는 한 아이를 구하려는 시도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다. 허술한 사회적 안전망 아래 아동학대의 실상이 얼마나 복잡한 양상으로 이뤄져 있는지 그 현실을 충실히 고발하려는 작품이기도 하다. 모든 배우의 연기가 출중한 가운데, 한지민이 연기한 백상아는 한국 영화 여성 캐릭터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얼굴 중 하나로 거론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쓰백, 드디어 합당하게 불리워질 배우 한지민의 새 이름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조건 없이 내미는 어른의 손
★★☆
<미쓰백>에는 학대받는 아이(김시아)와 그를 둘러싼 다양한 어른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다 자라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에서의 어른은 거의 없다. 오히려 여전히 불량 청소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보이는 미쓰백(한지민)이 진정한 어른에 가깝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조건 없이 그것을 제공하고 책임을 진다. 제 자신의 상처 역시 제대로 아물지 않았지만 또 다른 약자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미쓰백은 연대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한지민은 지금까지의 자신을 모두 뛰어넘는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처음 보는 얼굴을 꺼내 놓았다. 다만 학대받는 아동을 다루는 방식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아동이 처하는 위기와 폭력의 상황이 극 전반의 서스펜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는데, 실재하는 피해자의 고통을 고스란히 옮기면서 자극적으로 사용된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한지민의 새로운 얼굴
★★★
결코, 곁눈질하지 않는다. 선명한 주제의식을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미쓰백>은 아동학대의 실상과 헐렁한 보호 시스템의 문제를 영화 밖으로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것이 꼼꼼하게 쌓아 올린 서사에서 나온다기보다는, 과열된 이미지와 사운드에서 파생된 혐의가 짙다. 인물들을 움직이는 계기에 무리한 면이 있는 것도 아쉬운 지점. 한지민은 왜 더 빨리 이런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앞으로 그녀를 거론할 때 <미쓰백>은 가장 윗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아역 배우 김시아 역시 발견이다. <아저씨>의 김새론을 처음 봤을 때가 떠오른다. 일방적 모성이 아닌, 두 배우 간 쌍방의 연대라는 점에 주목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