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N차 관람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퀸을 좋아했던 세대들은 영화와 퀸에 대한 감흥이 잊히지 않아 다시 극장을 찾는다. 퀸 세대가 아님에도 영화를 보고 뒤늦게 공연 영상을 찾아보며 퀸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보며 늦어도 한참 늦은 덕질을 시작한 기자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서 궁금했을 법한 여러 비하인드를 모았다.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조셉 마젤로, 마이크 마이어스, 루시 보인턴

개봉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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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같은 캐스팅에 얽힌 비화들을 알아보자
(왼쪽부터) 라미 말렉, 프레디 머큐리
(왼쪽부터) 사챠 바론 코헨, 벤 위쇼

- 라미 말렉 이전에 캐스팅된 배우는 따로 있었다.
라미 말렉은 프레디 머큐리와 외모가 아주 닮진 않았지만 프레디 머큐리 특유의 제스처와 분위기를 잘 살리며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감을 선사했다. 그러나 라미 말렉 이전에 프레디 머큐리 역을 하차했던 배우가 있다. 사챠 바론 코헨. 그는 영화 제작에 관여했던 퀸의 멤버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와 의견 차이로 하차했다. 이후 몇몇 언론에서는 벤 위쇼가 캐스팅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최종적으로 라미 말렉이 낙점되었다. <미스터 로봇>을 인상 깊게 본 제작진은 라미 말렉의 턱의 윤곽이 프레디 머큐리와 닮게 느껴졌다고.

(왼쪽부터) 벤 하디, 로저 테일러

- 벤 하디는 드럼을 칠 줄 안다고 거짓말했다.
퀸 멤버 중 미모 담당이기도 했던 로저 테일러는 벤 하디가 연기했다. 벤 하디는 처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감독에게 바로 하겠다고 연락했다고 한다. 감독이 캐스팅하고 싶은데 드럼을 칠 줄 모르면 곤란하다고 하자  "물론 칠 줄 안다"며 "바로 연주해보겠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다행히 감독이 바로 한 곡을 주길래 도망가서 매일 열심히 연습해 그 상황을 잘 넘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왼쪽부터) 조셉 마젤로, 존 디콘

- 조셉 마젤로, "잃어버린 아빠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영화 제작진으로부터 존 디콘과 닮아 캐스팅하고 싶다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닮았길래 싶어 존 디콘의 사진을 구글링 해봤다고 한다. 그리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태어났던 1983년에 뭐 했냐며, 잃어버린 아빠를 찾은 것 같다는 농담을 했다고. 사진을 보니. 놀랠 만도 하다.

(왼쪽부터) 귈림 리, 브라이언 메이
영화 촬영 현장 사진

- 이 투 숏도 정말 아버지와 아들 같다.
영화 촬영 현장 곳곳에 모습을 드러냈던 퀸 멤버 브라이언 메이. 덕분에 아버지와 아들 같은 귈림 리와 브레이언 메이 닮은꼴 투숏이 담긴 촬영 비하인드 사진이 많다.

마크 마텔

- 프레디 머큐리 목소리 찰떡 캐스팅의 주인공은?
영화 속 노래가 전부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인 줄 알았다고?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 노래 장면은 사실은 세 사람의 목소리가 섞여있었다. 주로 프레디 머큐리의 실제 목소리에 마크 마텔의 목소리를 섞었고, 라미 말렉의 목소리도 약간이지만 믹싱 되었다. 그러나 영화 사운드트랙 앨범에 수록된 곡은 전부 퀸의 원곡들이다. 마크 마텔은 원래 프레디 머큐리 커버 가수로 유명했다. 아래는 그가 과거 공연장에서 불렀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영상이다.


영화 속 에피소드, 어디까지 사실일까

한 편의 영화에 수십 개의 퀸의 명곡들, 관련 유명 일화들을 다 담을 수 없다. 압축과 극적 효과를 위해 몇몇의 일화들은 실제 에피소드와 조금씩 다르다. 영화를 보면서 '퀸알못'이라면 놓쳤을 부분들을 모았다. 당연히 해당 부분은 영화의 스포일러가 대량 포함되어 있다.

프레디 머큐리 어린 시절, 무대 위 모습

- 프레디 머큐리는 네 개의 윗니가 더 있는 채로 태어나 앞니가 눈에 띄게 튀어나왔다. 그러나 때때로 영화 속 인물의 의치가 더욱 튀어나오게 묘사되었는데 이는 튀어나온 치아가 프레디 머큐리의 불안의 근원이었던 것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프레디 머큐리는 치아 교정 수술이 그의 삶에 영향을 미칠까 두렵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함께 결성했던 밴드 스마일(Smile)을 나왔던 멤버 팀 스타펠과 프레디 머큐리는 사실 대학 친구 사이였다. 평소 프레디 머큐리는 '스마일'의 공연을 보러 와서 충고를 자주 했다고.
- 영화에선 존 디콘이 첫 번째로 합류한 베이스 연주자로 등장하지만, 사실은 네 번째로 기용된 베이스 연주자였다.

- 프레디 머큐리 파티 장면 중 벌거벗은 채 자전거를 타고 있던 여자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이는 퀸의 '팻 바텀드 걸스'(Fat Bottomed Girls), 혹은 '바이시클 레이스'(Bicycle Race) 곡이 삽입된 앨범과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 프레디 머큐리가 그가 주최한 파티에서 짐 허튼을 만난 것도 사실이 아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인터뷰에서  짐 허튼을 런던의 게이바에서 만났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에 짐 허튼이 그를 거부했다가 다시 재회한 것은 사실. 당연히 전화번호부를 통해 짐 허튼을 찾아 나서는 장면은 다분히 할리우드적인 설정이다. 그들은 단지 몇 년 후 다른 게이바에서 재회했다.

-브라이언 메이가 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곡을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작곡했던 '위 윌 락 유'(We Will Rock You)는 영화 속 시기보다 이전에 만들어진 곡이다. 당시 프레디 머큐리는 아직 콧수염을 기르지 않고 장발을 유지하던 시기였다.

- 영화는 1985년도 라이브 에이드 직전까지 멤버들 간에 수년간 말을 하지 않은 것처럼 그려졌지만 사실과 다르다. 그 이전에 이미 1983년 말부터 11집 앨범 '더 워크스'(The works)를 작업하기 시작했다.
- 영화에선 프레디 머큐리가 라이브 에이드 리허설 장면에서 멤버들에게 에이즈에 걸렸다고 밝히지만 실제로는 그 이후 1986~1987년 사이 즈음에 알렸다. 프레디 머큐리는 1987년까지 HIV 진단을 받지 못했던 상태였다.

애묘인 프레디 머큐리

- 프레디 머큐리는 애묘인이다. 그는 생에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웠다. 프리스톤의 회고록에 따르면 프레디 머큐리가 집을 떠나있는 동안 고양이들과 전화로 이야기하곤 했다고.

- 매니저 폴 프렌터(엘렌 리치)는 정말 프레디 머큐리를 배신했나.
이 부분은 영화적 상상력이 덧대졌다. 매니저였던 폴 프렌터가 1991년 프레디 머큐리 사망 이후 퀸 멤버들에게 꽤 욕을 먹었던 것은 사실이다. 영화에서는 해고된 이후 프레디 머큐리의 사생활을 폭로하기 위해 TV에 출연했지만 실제로는 인쇄물을 통해 사생활을 공개했다. 프레디 머큐리의 연인이었던 짐 허튼의 책에 따르면 폴 프렌터는 타블로이드 신문 <더선>(TheSun)에 "에이즈가 프레디 머큐리의 두 연인을 죽인다"는 제목의 기사를 팔았다고 한다. 영화에선 라이브 에이드 공연 전 해고되지만, 실제로는 폴 프렌터가 언론에 그의 사생활을 공개해 해고됐다.

- 영화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턴)은  "넌 게이야."라고 답한다. 그 이후부터 영화는 남자와 성적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에 초점을 두었지만, 그는 메리 오스틴과 짐 허튼 이외에도 계속해서 다른 남자, 여자와도 성적관계를 가졌다.


최고의 하이라이트, 라이브 에이드 장면에 얽힌 비하인드

- 웸블디 스타디움이 재현된 곳은 비행기 활주로.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라이브 에이드(Live Aid)의 실황을 재현하기 위해 장소를 물색하던 중 영국 허트포드셔에 위치한 보빙턴 비행장 활주로에 세트를 제작했다. 5.5m 가량의 거대한 플랫폼, 백스테이지를 덮는 대형 텐트를 만들고, 스태프들이 매달려 공연을 보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며 세세한 디테일도 그대로 재현했다. 1985년 당시 라이브 무대를 제작했던 팀원들도 합류했다고.

- 퀸의 실제 1985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 일부가 해당 장면에서 무대 양쪽에 걸려있는 화면에 보인다.


그 외 사실들

-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영화 촬영 기간 중 해고됐다. 20세기 폭스사는 브라이언 싱어가 촬영장에 늦게 나오거나 사라지는 등 불성실한 태도와 제작진과 충돌로 인해 그를 해고하고 덱스터 플레처 감독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약 2주간의 촬영 현장과 후반 작업에 그쳐 영화감독 타이틀엔 브라이언 싱어의 이름을 올렸다.

라미 말렉과 루시 보인턴

- 프레디 머큐리와 메리 오스틴을 연기한 라미 말렉과 루시 보인턴은 영화에서 만나 실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