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홍련>의 은주 역으로 배우 커리어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지만, 염정아의 새 공포영화를 만나기까지 14년을 기다려야 했다. 하고 싶은 작품이 없었을 뿐, 같은 장르를 부러 꺼린 건 아니었다. <장산범>은 섬뜩한 이미지나 파격적인 반전보다는 평범한 여성의 심리에 집중한 영화다. 두 자녀를 둔 엄마로서 아이를 잃어버린 주인공 희연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인물이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염정아는 공포와 모성애 사이를 버티고 선 <장산범>의 길잡이를 톡톡히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