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무더운 여름을 앞두고 극장가에는 역주행이라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523일 개봉한 디즈니의 라이브 액션 무비 <알라딘>은 개봉 첫날 약 1000개의 상영관을 차지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지만, 당일 관객 수는 7만 명에 불과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으로 많은 이들이 예상했다. 당연한 수순인 듯 일주일 후 박스오피스 순위와 상영관 수가 하락했으나 온라인 내에서의 반응은 달랐다. 본격적으로 알라딘이 입소문을 타자 개봉 15일 차인 현충일에 다시 스크린 수 1000개를 회복했고, 일일 관객 수도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10~20만 관객에서 30, 50만까지 관객 수가 올랐다. 싱어롱 상영회는 표가 없을 정도다. 현재 <알라딘> 은 흥행하지 못할 거란 초반의 우려가 무색하게 누적관객 수 533만 명(2019년 6월 16일 기준)을 넘어 순항 중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일컬어 역주행’, 개싸라기 흥행이라고들 한다. 역주행은 박스오피스를 역주행 하는 것을 뜻하고, 개싸라기 흥행은 시간이 갈수록 관객 수가 증가한다는 영화계 은어다. 특히 입소문으로 인한 개싸라기 흥행은 장기 흥행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알라딘>과 같이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에 성공한 작품들에는 무엇이 있을지 5 작품을 선정해보았다.

 본문의 자료들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하 KOBIS)의 통계를 기반으로 한다.

알라딘

감독 가이 리치

출연 메나 마수드, 윌 스미스, 나오미 스콧

개봉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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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범죄도시>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데뷔작 <범죄도시> 신인 감독의 작품인데다 대작 <남한산성>과 함께 개봉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개봉 바로 전 주에는 <킹스맨>의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이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범죄도시>600개의 관으로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해야 했다. 하지만 마동석의 시원한 액션과 윤계상의 연기 변신, 스피디한 전개 등으로 호평을 받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 개봉 6일 차에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서며 역주행에 성공했다. 상영관은 최대 1315개로, 상영 첫날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11일간 1000개 이상의 상영관 수를 유지했다. 19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청불 영화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560만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다. 거기에 진실의 방으로’, ‘~아이하니?’ 등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범죄도시

감독 강윤성

출연 마동석, 윤계상

개봉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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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1987>

<1987>

박종철 고문치사사건부터 ‘6월 항쟁까지, 격동의 1987년을 스크린에 옮겨 온 영화 <1987> 역시 역주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다. 개봉 당시 <신과함께- 죄와 벌>이 이미 일주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평단의 평은 <1987>이 우세했지만 대중들의 선택은 약 3주간 <신과함께- 죄와 벌>이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탄탄한 각본, 이를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등에 대한 호평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12일간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무르던 <1987>은 개봉 13일 차에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이후 이 영화는 9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상영관이나 관객 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역주행 덕분에 장기 흥행으로 접어들 수 있었다. 좌석 판매율 역시 개봉 2, 3주 차임에도 불구하고 20% 이상을 보였으며 개봉 후 3주 차까지 매 주말마다 일일 4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1987>은 총 723만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성공했다.

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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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서치>

<서치> 

부재중 전화 3통을 남기고 사라진 딸. 딸의 노트북으로 실종의 실마리를 추적해나가는 영화 <서치>는 기존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신선한 연출법으로 호평을 받으며 국내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서치>도 처음부터 흥행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아니었다. 개봉 첫날 서치의 스크린 점유율은 9.9%, 586개 스크린과 박스오피스 3위로 시작했다. 저조한 시작이었지만 <서치>를 관람한 관객들의 호평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컴퓨터 화면만을 이용해 극을 이끌어나가는 개성 있는 연출뿐만 아니라 연출에 묻히지 않는 짜임새 높은 각본, 한국계 미국인 배우 존 조의 출연 등이 호평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입소문 덕분에 <서치>는 개봉 6일 차에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으며, 최대 스크린 수 1097개로 개봉 첫날 보다 두 배 높은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9일간 박스오피스 1위에 머물렀다가 <물괴>가 개봉하면서 1위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하지만 <물괴>의 혹평 때문인지 1위의 자리를 다시 가져오면서 개봉 2주 차까지 흥행을 이끌었다. <서치>295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주연 배우 존 조가 개봉 후 한 달 반 만에 이례적으로 내한을 확정 지으며 국내 흥행에 보답했다.

서치

감독 아니쉬 차간티

출연 존 조, 데브라 메싱

개봉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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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

역주행과 장기 흥행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싶다면 <보헤미안 랩소디>의 자취를 따라갈 것! 역주행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이 영화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Queen)의 일대기이자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생을 그린 전기 영화다. 특히 영화의 장면마다 삽입된 퀸의 명곡들과 러닝타임의 끝에 펼쳐지는 20여 분간의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 장면이 국내 대중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입소문이 타기 시작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개봉 첫날, 11만 관객 수를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시작했다. 이후 개봉 2주 차 초까지 평일 관객 수 평균은 대략 8만 명에 머물렀으며, 큰 흥행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주 차 후반부터 평일 관객 수가 매일 10만 이상을 기록, 개봉 3주 차인 1113일 입소문을 타고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날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개봉하면서 1위 자리를 빼앗긴다. 5일 후, 개봉 한 달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본격적으로 역주행과 장기 흥행에 돌입했다. 국내 시장에 유례없는 흥행이었으며, 누적 관객 수는 약 400만 명이었다. 한 달이 흘렀으니 흥행도 잠잠해질 거란 예측이 등장했지만 싱어롱 상영회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면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고, 개봉한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관객들의 발걸음은 끊기지 않았다. 그렇게 개봉 9주 차에는 한 달 전 관객 수의 2배인 9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보헤미안 랩소디>는 진정한 개싸라기흥행과 장기흥행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영화는 천만을 코앞에 두고 994만 명에서 아쉽지만 흥행 레이스를 멈춰야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조셉 마젤로, 루시 보인턴, 벤 하디, 귈림 리

개봉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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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증인>

<증인>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유일한 목격자, 하지만 그 목격자가 의사소통이 어려운 자폐아라면?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증인>은 착한 영화, 마음이 훈훈해지는 영화로 253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이 영화 역시 입소문으로 인해 역주행에 성공하며 개싸라기 흥행을 이룬 케이스다. <증인>은 개봉 당시 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극한직업> 의해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러있어야 했다. 첫날 관객 수는 8만 명으로, 좌석 판매율은 13.3%에 불과했다.
그러나 개봉 12일 차까지 좌석 판매율은 하락 한 번 없는 상승궤도를 그리며 최대 37.4%에 달하는 좌석 판매율을 보였다. 개봉 8일차엔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으며, 개봉 3주 차엔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증인>의 개봉 첫 주 평일 관객 수 평균은 대략 88천 명이었지만 2주 차에는 91명으로 약 3천 명이 증가했다. 개봉 3주 차까지도 일평균 8~9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는 등, <증인>은 착한 영화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좋은 예를 만들어주었다.

증인

감독 이한

출연 정우성, 김향기

개봉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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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