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들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지키는 히어로들. 그러나 모든 공이 히어로의 것만은 아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히어로 곁에서 도움을 주고, 때론 히어로를 구해내기까지 하는 조력자들이 있다. 영웅의 활약에 가려져 있었지만, 그 못지않게 활약한 히어로 영화 속 수많은 조력자들의 유형과 능력치를 정리해봤다. 본 포스트는 코믹스 원작보다는 영화 속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나만의 최애 조력자가 있다면 누구인지 댓글로 공유해주시길.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연인 혹은 보필형 - 페퍼, 로이스 레인, 알프레드 

조력자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유형으로는 보필형이 있다. 그들은 주로 히어로의 비서·연인으로, 전투력이 없어 전투에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판단이나 고뇌 앞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그러나 대다수의 말들은 히어로가 잔소리로 흘러듣는 경향이 있다). 연인인 경우 히어로들의 아킬레스건이 되기도. 대표적으로 아이언맨의 연인이자 비서 페퍼, 슈퍼맨의 연인 로이스 레인, 배트맨의 집사 알프레드가 있다. 예외적으로 이들이 전투력을 가질 때가 있는데, <아이언 맨 3>에서 페퍼가 몸속에 주입된 익스트리미스로 인해 신체 기능이 월등해지기도 했다.

보필형(+약간의 전투력) - 해피, 콜슨

앞서 소개한 보필형에 전투력을 겸비한 조력자들도 있다. 토니의 경호원이자 운전기사인 해피 호건이 그 예다. 사실 전투력이라 하기엔 민망한 실력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권투 실력을 자랑스러워하니 인정해주자. 돌이켜보면 페퍼와 워 머신 로디보다 충직하게 옆에서 토니를 더욱 잘 보필사고처리한 건 해피였다.
해피뿐만 아니라 콜슨 요원도 있다. 쉴드 소속 요원으로, 닉 퓨리와 히어로들의 숨은 조력자이기도 하다. 닉 퓨리의 오른팔 요원답게 무술 실력이나 무기를 다루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몇몇 장면들을 통해 콜슨 요원의 전투력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콜슨은 <어벤져스>(2012)에서 히어로들을 어벤져스로 뭉치게 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자이기도 하다.


지능형 - 루시어스 폭스, 행크 핌, 네드

히어로 곁을 보필하여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는 반면, 뛰어난 지능으로 무기를 제작하는 등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조력자들이 있다. DC<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루시어스 폭스가 그 예다. 웨인 엔터프라이즈 이사회 멤버인 그는 CEO인 윌리엄 얼의 눈엣가시가 되어 응용과학부서라는 부서로 발령받게 된다. 팀원으로는 루시어스 폭스가 유일한 유령 부서지만, 덕분에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 활동하기 위해 요해지는 장비들을 제작할 수 있었다. 배트맨 장비나 무기는 사실상 루시어스가 다 만든 셈. 배트맨의 실질적인 조력자라고 할 수 있겠다.

MCU에서도 다양한 지능형 조력자들을 볼 수 있다. 쉴드 비밀 요원으로 활약하며 사물이나 인간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핌 입자를 개발한 행크 핌 박사는 1대 앤트맨으로, 스콧을 2대 앤트맨으로 훈련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조력자다. 이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타노스의 핑거 스냅 이전으로 세상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본의 아니게 개발하여 세상을 구하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의자에 앉은 사람’,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네드 되시겠다. 아직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토니가 만든 수트를 해킹해 락을 풀거나, 보안이 걸려있는 해피의 휴대폰에 연결을 하는 등 상당한 해킹 능력을 지닌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선 연애 때문인지(?) 활약이 두드러지진 않아 아쉬웠지만, <스파이더맨 3>(가제)에서 피터와 함께 과학 영재로 성장한 모습이 기대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학우들의 시선을 끌어 피터가 몰래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등 피터의 친구이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내고 있는 인물이다.

지능&전투형 - 슈리, 호프(와스프)

지능형 캐릭터 중 가장 똑똑한 인물은 누굴까. 토니? 배너아니다. MCU를 통틀어 과학 영역에 가장 천재성을 가진 인물은 블랙 팬서의 동생이자 조력자, 슈리다. 배트맨의 조력자 루시어스 폭스처럼 블랙 팬서에게 수트와 온갖 장비를 만들어 주는 와칸다의 천재 공학자로, 에버렛 로스의 척추 부상을 하루 만에 회복시키는 등 의술의 영역까지 마스터한 천재다. 그의 나이가 16살인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천재성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물론 와칸다의 기술력도 한몫을 하지만, 기술의 잠재력 그 이상을 활용하는 능력을 보면 단지 기술력 덕분 만은 아닌 듯하다. 거기에 와칸다가 위험에 처했을 때 파워 건틀릿을 장착해 전투에 합류하는 등, 전투력까지 갖춘 만능에 가까운 조력자인 셈.

1대 앤트맨 행크 핌의 딸이자, 스콧의 연인이 된 호프 반 다인 역시 지능과 전투력을 모두 갖춘 조력자에 속한다. 슈리나 토니만큼 천재는 아니지만, 핌 테크놀러지의 대표 이사라는 것은 다방면에 있어 능력을 인정받은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앤트맨과 와스프>부터 앤트맨의 파트너 와스프로 활동하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도 소소하게 활약하는 등 조력자를 넘어 히어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었다.


전투형 - 버키(윈터 솔져), 샘(팔콘)

전투형의 대표적인 예로는 캡틴 아메리카의 든든한 두 조력자, 버키와 샘이 있다. 한때 죽마고우였으나 열차에서 추락해 기억을 잃고 캡틴의 목숨을 위협하는 빌런 윈터 솔져 된 버키. 슈퍼 솔저 혈청을 주입받아 평범한 인간을 초월한 신체 능력을 갖게 되었으며, 열차 추락으로 인해 잃은 왼팔에 바이오닉 암을 장착해 인간 병기가 되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이후 기억을 되찾으면서 캡틴의 둘도 없는 조력자로 거듭났다.

버키가 윈터 솔져로 캡틴을 위협했을 당시, 조력자의 빈자리를 채워준 인물이 바로 샘. 조깅을 하다 스티브와 친해진 그는 미합중국 공군 58구조대대 소속으로 파병 이후 트라우마를 안고 전역한 군인이었다. 이후 스티브가 위험에 처하자 그를 돕기 위해 군에서 사용했던 비행 장비인 ‘EXO-7’ 수트를 가져와 팔콘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턴 적이었던 버키와 둘도 없는 케미를 선보이는 것이 압권. 특수부대 출신인지라 기본적인 전투력은 일반인들보다 뛰어나지만, 히어로들과의 육탄전에서는 밀리는 편이다. 그래도 하늘에서의 활약은 꽤 훌륭한 편.

오코예, 웡, 로디(아이언 패트리어트, 워 머신)

다음으로 블랙 팬서의 조력자 오코예가 있다. 슈리가 지능형 조력자라면 오코예는 전투형이다.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와칸다 엘리트 경호부대 도라 밀라제의 대장인 오코예는 와칸다 최고의 전사라는 명성을 가진 캐릭터다. 창을 이용해 현란한 움직임과 묵직한 타격감을 선보이며 액션 신마다 눈을 사로잡기도.
웡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조력자 중 하나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그는 개그 캐릭터로의 면모가 더 부각되었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미스틱 아츠-마법-를 활용한 그의 활약은 전투형 조력자에 이름을 넣어도 충분할 정도로 인상 깊은 액션신들이 많았다.
토니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활동명 워 머신으로 불리는 로디는 아이언맨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군 장교 출신답게 사격·격투 능력에 능하다. 때문에 그의 수트는 아이언맨 수트와는 다른 유형의 온갖 무기가 탑재되어 있다. 때문에 전투에서 주로 타격감이 강한 중화기를 사용하는 편이다.


탈인간형, 스승형 - 에인션트 원

인간계에 있는 조력자들 중 전투력과 지능 모두 가장 뛰어난 인물, 바로 에인션트 원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에 등장하는 에인션트 원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으로, 정확한 이름과 나이가 알려지지 않은 최강의 마법사 소서러 슈프림이다. 히어로들을 포함한 MCU 강자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인물. 무술 능력은 기본이요, 다른 차원의 에너지를 끌어다 미러 디멘션’, 염동력’, 게이트 웨이 등 여러 강력한 미스틱 아츠을 사용할 수 있다. 히어로 영화들 속 거의 유일한 스승 조력자 캐릭터다(에이션트 원 외에 스승을 맡은 캐릭터로는 <캡틴 마블>의 욘-로그가 있다. But he is..).

인간이 아닌 조력자들

지능&전투형 - 메라

<아쿠아맨>에서 아쿠아맨의 연인으로 발전하는 메라는 아서 커리가 아틀란티스의 진정한 왕이자 아쿠아맨으로 거듭나는 데 있어 가장 큰 조력자 역할을 한 인물이다. 심해에 있는 제벨 왕국의 공주로 무기 없이도 물을 조종하는 능력 하이드로키네시스 지녔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보다 월등한 초인적인 신체를 갖고 있기도. 육지에서보다 바다에서 전투력이 더 좋은 편이다. 물속에서는 초음속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기도 하다. 아쿠아맨에 필적할만한 전투력에 뛰어난 지능과 자주적인 성격으로 눈앞에 닥친 문제를 수월히 해결하여 ‘<아쿠아맨>에서 진정한 히어로는 메라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제2의 아버지형(?), 전투형 - 벌코, 욘두

<아쿠아맨>에서 메라와 함께 아서를 도운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아틀란티스 왕국의 왕이자 오션 마스터인 옴을 보좌하는 벌코는 전쟁을 벌이려는 옴의 뜻에 반대하여 아서를 새로운 왕으로 추대하고자 메라를 도와 아서를 설득하는 인물이다. 아서에게 고대 전설의 무기 삼지창의 존재를 알려주기도. 벌코는 사실 어린 시절부터 아서를 수련시킨 스승이다. 아서에게는 제2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인물로, 보필형이자 전투형에 속하는 조력자다.

MCU에도 벌코와 같은 아버지형 조력자가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첫 등장한 욘두 우돈타는 어린 시절 피터 퀼을 납치해 자신의 도적단 래비저스의 일원으로 만든 인물로, 아버지보다는 빌런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러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서 욘두가 퀼을 왜 진짜 아버지에게 데려가지 않았는지가 밝혀지면서 과거가 재평가되었다. 퀼의 진정한 아버지는 욘두였던 셈. 래비저스 분파의 보스인 만큼, 욘두는 <가오갤> 모든 인물보다 상위에 있는 전투력을 자랑한다. 머리의 센서와 항상 허리에 차고 다니는 야카 화살로 단숨에 수십 명에 달하는 적들을 몰살시킬 수 있는 살상력을 지닌 인물. 욘두가 자신을 배신한 래비저들에게 야카 화살을 이용해 복수하는 장면은 <가오갤> 시리즈를 통틀어 최고의 장면으로 뽑히기도 했다.

전투형 - 워리어즈 쓰리(호건, 판드랄, 볼스타그), 시프

<토르>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토르: 라그나로크>가 아쉬웠던 이유는 바로 이들 때문이었으리라. 전쟁마다 토르와 함께 전투에 나가는 토르의 충직한 전우 워리어즈 쓰리(판드랄, 호군, 볼스타그) 시프는 토르의 가장 큰 조력자다. <토르: 천둥의 신>에선 개그스러운 장면이 많지만, <토르: 다크월드>에선 전쟁 중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워리어즈 쓰리는 전작의 비중은 온데간데없이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헬라에 의해 손쉽게 처참한 죽음을 당해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넷 중에서 전투력 순위를 따지자면 추측하건대 시프가 가장 높고, 나머지 셋은 우위를 알 수 없다.

엘리트 전사형 - 발키리, 헤임달

워리어즈쓰리, 시프보다 더 뛰어난 전투력을 지닌 이들이 있다. 아스가르드의 수문장 헤임달과 전사 발키리는 전사들 중에서도 엘리트 전사로 손꼽히는 전투력을 지닌 인물. 헤임달은 비프로스트를 지키고 이동시켜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위험 시기에 비프로스트의 열쇠인 호프눙 검을 사용해 아스가르드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전투력을 지닌 강자다. 물론 왕족보다는 강하지 않지만 그 못지않은 파워를 지니고 있다. 그의 활약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키리 역시 엘리트 중에서도 엘리트인 오딘의 직속 특수부대 발키리 출신으로, 왕족인 로키, 헬라와 맞붙어도 쉽게 밀리지 않는 실력을 갖고 있다. 전투광에 가까운 거친 인물이며 발키리의 검 드래곤을 사용할 경우 전투력이 더욱 상승한다. 헤임달과 전투력 순위를 따지자면 발키리가 한 수 위다.


능력이 사기형 - 자비스 (현 비전)

다소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자비스를 빼놓고 조력자를 나열하면 섭섭하지 않나. 자비스는 토니의 가장 충직한 부하이자, 때론 친구나 다름없었던 인공지능 비서다. 토니가 아이언맨으로 거듭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자비스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울트론에 의해 파괴되고 만다. 그러나 마인드스톤과 새로운 육체에 결합되어 비전으로 재탄생하면서 새로운 존재가 된다. 비브라늄 신체에 마인드스톤을 가진 비전은 슈퍼맨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주며, 전투력은 어벤져스 중에서도 탑 급에 속한다. 비전은 토르의 묠니르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 토르를 혼돈에 빠지게 한 바 있다.


신급 - 로키 

MCU에서 로키의 위치는 꽤 다채로운 편이었다. <토르: 다크월드><어벤져스>까지 로키는 서사의 주요한 빌런이었다. 빌런이지만 주로 형인 토르에 왕좌를 내주어야 하는 동생의 열등감에서 비롯한 행적이어서 그런지 딱히 밉지는 않은 정도. <토르: 다크 월드>를 지나 <토르: 라그나로크>부터 로키는 장난의 신답게 얄궂은 행동들을 이어 했지만, 아스가르드의 파괴를 앞둔 헬라와 토르의 대전투에서 너희의 구원자가 왔도다!” 외치며 거대한 우주선을 이끌고 등장한 로키는 명백한 토르의 조력자였다. 비록 끝도 없이 투닥거렸지만 그래도 형제는 형제인 모양.

로키는 아스가르드인 중에서도 왕족에 속하는 인물로, 신 급에 속하는 존재다. 초인적인 신체 능력은 물론이거니와, 로키는 왕족 중에서도 마법의 대가에 속하는 마법사이며 잔머리에 특화되어 있는 계략가이기도 하다. 발키리와 싸워도 밀리지 않는 전투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보다 지략에 더욱 강한 명석한 인물.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테서렉트를 들고 사라진 로키의 모습을 <토르 4>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2021년 방영 예정인 스핀오프 드라마 <로키>에서 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으니 로키의 팬들이라면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