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극장가 성수기에 설 연휴가 있다면 하반기엔 추석이 있다. 매년 찾아오는 추석 영화들을 보다 보면 작년 명절에도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얼굴들이 있다. 그래서 추석 특집으로 준비해봤다. 추석 시즌에 극장가를 찾은 배우들 중 추석영화 전문 배우는 누구인지 여러 주제를 통해 알아보자.

*영화 선정 기준은 2010년 이후 추석에 개봉한 작품들이다. 


가장 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는?

<광해, 왕이 된 남자>
<밀정>

허성태 <광해, 왕이 된 남자>, <밀정>, <남한산성>, <범죄도시>, <명당>

주제를 보고 송강호나 이병헌을 자연스레 떠올렸던 사람들에겐 낯선 얼굴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 이 사람?’ 할 수도. 추석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로는 배우 허성태가 1위를 차지했다. 허성태는 35살 늦은 나이에 데뷔해 여러 단역과 조연으로 내공을 다진 잔뼈 굵은 배우다. 2012년 추석 영화였던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고문하는 국문장 나장1 단역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밀정>에서 조선인 형사 하일수 역을 맡아 신스틸러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남한산성> 용골태, <범죄도시> 독사파 두목 독사로 출연했으며. <명당>에서는 이시영 역으로 특별출연하는 등 추석영화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배우는?(단역, 특별출연 제외)

<밀정>

송강호총 22,883,914‬ 명

추석 연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배우 분야에서는 국민배우 송강호가 1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믿고 보는 배우’, 흥행 보증수표 불리는 그가 단 3편의 작품을 통해 극장으로 이끈 관객 수는 2288만 명. 2013년 추석에 개봉한 <관상>으로 913만 명을, 2015년 이준익 감독과 함께 한 <사도>624만 명을 동원했다. 마지막으로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밀정>750만 명을 기록했다. 두 작품은 조선을, 한 작품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이라는 점, 세 작품 모두 주연으로 출연해 500만을 넘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역사 영화=송강호라는 공식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추석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광해, 왕이 된 남자> 12,324,002 명

매해 추석마다 엄청난 인파가 극장을 찾는다지만, 천만 관객을 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추석 시즌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가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주역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 추석을 2주 앞두고 다소 이르게 개봉했지만, 입소문과 함께 극장으로 관객들을 먼저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뒤이어 리암 니슨 주연의 <테이큰 2>, 김명민·유해진의 <간첩>이 개봉했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흥행을 막기란 역부족이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총 1232만 관객을 돌파하는데 성공, 이병헌과 류승룡, 한효주는 그 해 추석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승자가 됐다.


최다 관객 수와 최소 관객 수의 격차가 가장 큰 배우는?
(단역, 특별출연 제외)

<광해, 왕이 된 남자>
<고산자, 대동여지도>

김인권11,349,740‬ 명 차

추석 연휴 한 작품으로 동원한 관객 수가 가장 많이 차이가 나는 배우는 누구일까. 약간 굴욕(?)적인 이 주제의 주인공은 배우 김인권이 차지했다. 2012년 추석, 그가 광해군의 호위무사 도부장 역으로 출연한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그로부터 4년 뒤 2016년 추석 시즌에 개봉한 <고산자, 대동여지도>97만 명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그가 출연한 두 작품의 관객 수 차이는? 무려 1134만이다.


같은 해 경쟁작에 출연한 배우는?

(좌) <협상> (우) <안시성>

장광, 허성태, 진선규

소처럼 열 일하는 나머지, 같은 해 경쟁작에 출연해 본의 아니게 곤란해진 배우들도 있다. 장광은 작년 추석영화 삼파전 중 경쟁이 치열했던 <안시성>, <협상> 두 작품에 출연했다. <안시성>에서는 인자한 소벌도리 역을 연기했으며, <협상>에서는 악질 황수석 역으로 분해 온도차가 상당한 연기를 선보였다.
나란히 경쟁작에 출연한 두 명의 배우도 있다. <범죄도시>에서 각각 위성락, 독사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 보이며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배우 진선규와 허성태다. 이들은 같은 날 개봉한 <남한산성>에도 조연으로 출연했다. 허성태는 청나라 적장인 용골대로 분해 몽골어를 구사하며 등장마다 극의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진선규 역시 이시백(박희순) 장군의 부하 초관 이두갑 역을 맡아 <범죄도시> 이어 충직한(?) 인물 상을 연기해 보였다.

(좌) <남한산성> (우) <범죄도시>

추석, 해외 영화에 출연한 배우도 있다?

<루시>

최민식 <루시>

한국 영화가 아닌 해외 영화로 추석을 맞아 국내 관객을 찾아온 배우도 있다. 뤽 베송 감독 <루시>에 출연한 최민식이다. <루시>2014년 추석을 한 주 앞두고 <타짜-신의 손> 나란히 개봉했다. 개봉 전 <루시>가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던 이유는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었기 때문. 최민식은 극 중 루시(스칼렛 요한슨)를 신종 마약 'C.P.H.4'의 운반책으로 끌어들이는 마약 조직의 보스 미스터 장 역을 맡았다. 영화가 좋은 평을 받지는 못하면서 197만 관객 동원에 그쳤지만, 최민식의 극악무도한 연기에서 비롯한 압도적인 존재감만큼은 국내외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명대사, 명장면을 남긴 배우는? 

<범죄도시>

명대사 분야 - 윤계상 <범죄도시> / 명장면 분야 - 이정재 <관상>

추석영화 명대사·명장면을 남긴 배우로 이 두 배우를 선정하는데 이의가 있는 독자들은 없을 것이다. <범죄도시> 윤계상과 <관상> 이정재는 추석영화뿐 아니라 한국 영화사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먼저 <범죄도시>에서 하얼빈 출신의 흑룡파 장첸 역을 맡은 윤계상은 니 내 누군지 아니?’, ‘혼자니‘~ 끝나는 조선족 특유의 사투리 어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그해 최고의 유행어를 만들었다. 유행의 증거라는 패러디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을 정도. 같은 작품에 출연한 마동석 역시 진실의 방으로’, ‘, 싱글이야등 윤계상에 버금가는 맛깔스러운 대사를 소화하며 유행어를 남겼다.

OH OH 수양대군 등장 OH OH

2013년 개봉해 913만 관객을 동원한 <관상>은 이 장면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양대군 역을 맡은 이정재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이 장면은 ‘한국 영화사 최고의 등장 신’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강렬한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그는 영화가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등장, 냉혹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극의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정재는 <관상> 수양대군 역으로 그해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조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