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았던 캐스팅, 이준익과의 첫 만남 <동주>
<킹콩을 들다>로 데뷔했지만 8년간 무명에 가까웠던 최희서가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이준익 감독을 만나고서부터다. 그는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의 시를 사랑한 일본인 쿠미 역으로 분해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선보였으며, <동주> 일본어 대사 번역 작업에도 참여했다. 한편, 최희서가 <동주>에 캐스팅된 계기가 밝혀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운명을 바꾼 건 오디션 장이 아닌 지하철 안이었다고.
씨네플레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최희서가 연극 <사랑이 불탄다>를 위해 지하철에서 연극 대사를 외우며 연습을 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남녀가 싸우는 신이 많다 보니 중얼거리다 목소리도 커지고 다소 미친 여자(!)처럼 보일 정도로 지하철에서 맹연습 중이었다고. 연습에 한창이다 역에 도착해 내렸는데 한 남자가 명함을 내밀었고, 그 남자가 바로 <동주>의 각본과 제작을 담당한 신연식 감독이었다. 감독은 맞은편 여자가 너무 이상하게 대본에 몰입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같은 역에서 내리면 명함을 줘야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운명처럼 같은 역에서 내리게 되어 명함을 준 것이라고. 영화 같았던 두 사람의 만남은 최희서가 <동주> 쿠미 역에 캐스팅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