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감독 김도영
출연 정유미, 공유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현재를 살아가는 OO년생 우리들의 이야기
★★★★
딸이자 아내, 그리고 엄마인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각자의 처지에 따라 지영에게, 때로는 대현에게 그리고 그 주변 누군가의 감정에 이입될 수밖에 없다. 한 여성이 현재를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일들은 어쩔 수 없이 모든 이의 삶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김지영의 고단함이 지영의 남편 대현의 아픔이고, 지영의 엄마 미숙의 후회다. 분출되지 못하고 응집된 각성의 힘이 세상을 한 단계 진보하게 만든다면, 이 영화가 가진 힘도 그 변화를 거들만 하다. 여성 대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이 문제임을 극장 밖으로 꺼내 놓은 올해의 작품.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우리 모두의 김지영
★★★☆
누군가를 폄하하지 않고, 손쉬운 공분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차근히 공감을 이끄는 이 영화의 화법이 반갑고 귀하다. 82년생 김지영을 중심으로 현재와 윗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 여성과 그 가족까지 아우르는 너른 품을 보여준다. 평범한 일상 안에서 무심코 발생하는 혐오와 상처의 순간들을 향한 영화의 섬세한 시선은, 동시대의 어떤 풍경들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장치가 된다. 일상적인 순간을 호흡하듯 연기해낸 정유미를 비롯, 모든 배우들의 한 컷 한 컷이 사려 깊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어떻게 지영이 우리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
<82년생 김지영>은 보고서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영화화하기 쉽지 않은 원작을 누구나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로 완성시켰다. 영화는 나를 대입하는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다른 여성들을 불러낸다. 독박 육아에도 멀쩡해 보이던 지영(정유미)이 문득문득 멍해질 때, 지영이 떠난 직장에서 동료들이 불법 촬영의 피해자가 될 때 어떻게 그들이 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지금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그가 누구든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82년생 김지영>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서 스스로를 발견할 수밖에 없다. 제때에 제대로 된 모습으로 찾아온 영화.

이화정 <씨네21> 기자
82년생 김지영이 있는 그곳, 상담과 치유의 자리에 나를, 내 언니를, 내 엄마를 대입하게 한다 
★★★☆
상담과 치유의 자리에 우리를 데려다 놓는 영화. 김지영의 자리에 어느 여성을 대입해도 하나하나 설명이 되는 이야기. 촬영과 편집이 적재적소로 활용되어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길 때의 난점을 현명하게 해결한다. 지영을 통해 나와, 내 엄마와 할머니, 친구들 하나하나의 사회에서의 고군분투가 상기된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그간 누구도 대놓고 토닥여 주거나 말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톱배우가 캐스팅되고, 대중 상업영화로 메이드 되고, 완성되어 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를 더한다. 그런 지점에서 이후 한국 영화계에 불러올 환기의 지점까지 기대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특히 깊어진 배우 정유미를 알아가는 기쁨이 매 장면 흥미진진하게 포진되어 있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 우리 /의 김지영
★★★☆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기승전결이나 극적인 사건이 딱히 없는, 심지어 르포 느낌까지 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로 각색하는데 공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원작의 큰 틀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영화만의 리듬과 의미를 획득해낸다. 건조했던 문체와 통계들이 철수한 자리에 다양한 인물 감정선과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공감의 폭이 넓어졌다. 하나의 사회 현상이 돼버린 원작 소설에서 출발한 작품인 탓에 스크린 밖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생성되고 있는데, 이 또한 이 영화의 운명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질퍽한 감정 호소 없이 그려낸 게 반갑다. 영화가 함량 미달이면, 유의미한 갑론을박들마저도 평가절하될 되니까.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여성의 이야기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
원작 소설이 1982년에 태어난 여성 김지영의 일대기를 보고서 형식으로 들려줬다면, 영화는 서른네 살 경력 단절 여성 김지영이 살아온 인생을 직접 보여준다. 서사적 구성을 취하면서 원작의 에피소드는 이야기에 맞춰 효과적으로 재배치되고, 김지영의 가족과 동료를 넘어 주변 인물들까지 목소리를 얻으면서 공감의 폭을 넓힌다. 원작의 작품성을 유지하면서 대중성을 확장한 각색의 힘이다. 김도영 감독의 포용력 있는 연출과 보편적 감정을 이끌어내는 배우들의 연기, 원작과 다른 결말의 의미가 응원과 위로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올해의 값진 한국 영화이자 앞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영화다.

82년생 김지영

감독 김도영

출연 정유미, 공유

개봉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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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 헨리 5세
감독 데이비드 미쇼
출연 티모시 샬라메, 조엘 애저튼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허무와 고뇌의 얼굴도 이토록 아름답다니
★★★
프랑스를 정복하고, 왕권을 확립한 잉글랜드의 왕 헨리 5세의 이야기다. 영화는 그의 영웅적 활약보다는 막강한 권력 이면에 감춰진 흔들리고 나약한 인간적 고뇌에 집중한다. 평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살육과 전쟁에 대한 회의, 군주로서 감내해야 하는 결정의 무게 앞에서의 고통을 티모시 샬라메는 절제된 감정으로 담담하게 표현해 낸다. 아름다움에 성숙한 연기까지 더한 티모시 샬라메는 물론이고,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로버트 패틴슨의 등장도 인상 깊다.

더 킹: 헨리 5세

감독 데이비드 미쇼

출연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개봉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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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감독 알리 아바시
출연 에바 멜란데르, 에로 밀로노프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기묘한 이야기
★★★☆
냄새로 인간의 감정을 읽는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한 영화는 예상할 수 없는 점입가경의 스토리로 관객을 이끈다. 인간과 비인간, 남성과 여성 등 세상을 규정하는 가장 원초적이며 기본적인 경계를 흐린다. 충분히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충격적이라는 점에선 찬반양론 모두 동의할 듯.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에서 현학적인 면을 걷어낸 듯한 톤으로, 마이너리티에 대한 독특하면서도 도발적인 시선이 인상적이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편견과 차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상상. 나를 사랑하는 시간에 대하여.
★★★★
북유럽 트롤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환상적인 멜로드라마. 남들과는 다른 외모와 진실을 꿰뚫어보는 특별한 힘을 가진 여자가 자신과 닮은 또 다른 존재를 만나면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아나간다. <렛미인> 원작자가 쓴 단편 소설을 영화화 한만큼 판타지에서 차갑고도 아름다운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이 유사하다. 신화와 현실, 영화와 환상, 모든 것이 겹쳐진 자리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이야기. 남들과 비교를 기반으로 하는 차이와 구분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를 사랑하는 자존의 시간을 보여준다.’ 동화, 판타지, 신화, 설화, 호러, 멜로 등 어떤 이름을 붙일 수도 있지만 그 어떤 것에도 속하지 않는 기묘한 체험. 상상을 현실로 끌어당기는 이야기, 오직 그 원초적인 매력으로 기억될 영화.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놀라움, 기묘함, 신선함 100% 
★★★☆
북유럽의 스산한 기운을 안고 찾아온 기묘하고 도발적인 작품.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 의무와 욕구, 옳은 것과 옳지 못한 것, 낮과 밤, 쾌락과 수치심... 제목처럼 경계에 선 모든 것을 이야기하며 하나의 영화적 테마를 끝까지 힘 있게 잘 끌어간다. 영화는 인간이 만든 질서의 문화들보다 초월적이고 신화적인, 혹은 가장 순수한 자연 상태 그대로를 더 크게 선사한다. 낯설고 순수한 에너지들이 가득하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진짜를 감각하게 만드는, 기묘하고도 파격적인 시선 
★★★☆
북유럽의 트롤 신화를 바탕으로, 편견에 사로잡힌 현실을 판타지로 승화시킨 어른들을 위한 한편의 동화. 이민자, 난민 등의 문제로 반목하고 경계 지워진 지금의 세계를 상징화한다. 작가의 전작 <렛 미 인> 뿐 아니라 기예르모 델 토로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서 사회에서 차별받는 인물들과도 연결된다. 판타지, 호러, 범죄, 스릴러가 혼합되어 있지만 이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하나의 장르는 티나와 보레의 아름다운 멜로다. 이 영화가 가진 특별한 을 정면으로 인지하게 해주는 결정적 장면 역시 남과 다르게 인식되던 티나가 보레를 만난 후 숲으로 들어가 나누는 사랑의 행위, 그 적나라하고 과감하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묘사가 용감하다. ‘못나 보이던 티나는 풍경 속에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관객에게 새로운 가치의 세계, 경계를 넘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 준다. 정교한 특수분장을 뚫고 나오는 에바 멜란데르와 에로 밀로노프의 연기가 이 기묘한 서사에 단단하고도 리얼한 힘을 불어넣어 준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경계를 허무는 영화
★★★
국적, 장르, 연출, 연기까지 정형화된 잣대와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사람들의 감정을 읽는 후각 능력을 지녔지만 남다른 외모로 인해 괴로워하던 여성이 한 남성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판타지 로맨스로 정의하려는 순간부터 영화는 서슬 퍼런 이빨을 드러낸다. 이란 출신 스웨덴 감독 알리 아바시는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단편 소설을 확장시켜 가깝게는 유럽의 이민자난민 문제를 겨냥하고, 넓게는 인간 본성과 인간 사회의 추악함을 들추면서 뼈아픈 질문을 새겨 넣는다. 북유럽 트롤 신화를 바탕으로 인간과 비인간, 아름다움과 추함,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표현 방식은 독창적이고 파격적이면서 아름답다. 한계를 무너뜨리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경이롭다.

경계선

감독 알리 아바시

출연 에바 멜란데르, 에로 밀로노프

개봉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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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트레인저
감독 파올로 제노베제
출연 알바 로르와처, 주세페 바티스톤, 안나 포글리에타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완벽한 타인들
★★★
뒤늦은 깨달음. <완벽한 타인> <퍼펙트 스트레인저>의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복사판에 가까웠구나. 또 한 번의 깨달음. 한정된 공간 안에서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으로 잠금 해제된 인간의 속내를 매섭게 세태 풍자하는 이 영화의 콘셉트는 참으로 영리하구나. 한국뿐 아니라 10개국 넘는 나라가 이 영화의 판권을 빠르게 확보한 이유일 테다.

퍼펙트 스트레인저

감독 파올로 제노베제

출연 주세페 바티스톤, 안나 포글리에타, 마르코 지아리니, 에도아도 레오, 발레리오 마스딴드리아, 알바 로르와처, 카시아 스무트니아크

개봉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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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화이트
감독 안느 퐁텐
출연 루 드 라쥬, 이자벨 위페르

송경원 <씨네21> 기자
할로윈 코스프레에 가까운 고전의 활용
★★☆
백설공주를 차용해 재해석한 이야기.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긴 호텔에서 일하던 클레어는 납치라는 사건을 겪은 뒤 새로운 남성들을 만나면서 억압된 삶에서 해방되어 간다. 동화를 뼈대로 하여 섹슈얼한 서사로 탈바꿈 시킨 시도는 좋지만 겉만 훑고 지나간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고전의 껍질을 벗기고 보면 이야기는 대체로 빈약하고 구멍이 많은데 몽환적인 영상과 촬영으로 이를 메우려 한다. 흥미롭게 끌어당겼다가 맥 빠진 채 끝나는 성적 판타지. 감각적인 영상만큼은 제 몫을 한다.

스노우 화이트

감독 안느 퐁텐

출연 루 드 라쥬, 이자벨 위페르

개봉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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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히어로
감독 토르비욘 크리스토퍼센, 앤더스 마테센
(목소리) 출연 이다은, 남도형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정의의 인형
★★★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엔, 액션이나 대사의 수위는 꽤 높다. 한 소년이 주인공이지만, 핵심은 슈퍼히어로에 가까운 체크무늬 인형. 인형이 소년을 통해 이루려는 미션이 영화의 핵심이며, 그것은 꽤나 심각한 사회적인 이슈와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볼 때 그 맥락과 설정에 대한 부모의 설명이 상당 부분 필요하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주제는 훌륭하지만 디테일이 아쉬운
★★☆
소심한 소년이 체크무늬 의상을 입은 닌자 인형을 만나 용기를 얻는 과정을 그린 덴마크 애니메이션. 장난감 히어로가 등장하는 모험 애니메이션이면서도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아시아의 아동 노동 착취 공장에서 만들어진 봉제 인형이 힘을 얻어 외국의 장난감 재벌을 찾아가 복수하는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성장 모험담에서 나아가 아동 인권 문제를 짚어낸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앙증맞은 체크 히어로는 통통 튀는 성격과 넘치는 에너지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반면에 세부적 표현은 거친 편이다. 일부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이 부주의하고, 통쾌함을 주거나 동기를 부여하는 설정들이 과격한 편이어서 부모 관객이라면 선뜻 공감하기가 어렵다. 다루는 소재 면에서도 유아와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이 이해하고 즐길 만하다.

체크 히어로

감독 토르비욘 크리스토퍼센, 앤더스 마테센

출연 이다은, 남도형

개봉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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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슈퍼스타
감독 애드바이트 찬단
출연 아미르 칸, 자이라 와심

송경원 <씨네21> 기자
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응원하게 만드는 아미르 칸표 성장 영화.
★★★
노래할 때 행복을 느끼는 14살 소녀 인시아(자리아 와심).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눈을 피해 유튜브에 올린 노래 덕분에 인기를 모으고 자기 자신을 찾아나간다. <당갈>(2016)에 이은 아미르 칸다운 여성 성장영화. 인도 사회의 전근대적인 차별과 억압을 지적하고 보편타당한 공감을 통해 설득한다. 기본적으로는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지만 특유의 경쾌함과 진심 어린 음악들을 통해 희망을 전한다. 좋은 의미에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전형적인 통속 멜로드라마. 흐뭇한 미소가 번지다 가도 문득 울컥하는, 그들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

시크릿 슈퍼스타

감독 애드바이트 찬단

출연 아미르 칸, 자이라 와심

개봉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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