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추격자>, <황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거쳐 <PMC: 더 벙커>까지, 조폭‧정보요원 등 스크린 속 ‘배우 하정우’는 대체로 투박하거나 거친 면모를 지닌 ‘상남자’ 캐릭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인간 하정우’는 꽤 다르다. 능글맞으며 자신만의 개그로 주변을 유쾌하게 만든다. 그런 하정우의 매력이 담뿍 들어있는 영화가 바로 <러브 픽션>이다. 하정우는 제대로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는 31살 소설가 구주월을 연기, 차마 귀 열고 들어줄 수 없는 찌질한 대사들을 감칠나는 연기로 살리며 인생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펼쳤다. 침대 위, 겨털 때문에 삐진 희진(공효진)의 마음을 돌리고자 “(겨)털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 털들아~ 털들아~” 말하는 장면에서 그 하찮음과 귀여움에 매료되지 않을 이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