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미온느 = 곱슬머리’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였을까요? <해리 포터> 시리즈를 졸업한 엠마 왓슨의 모습에서 헤어스타일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해리 포터>와 함께 10대를 졸업하고 첫 성인 연기를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조연으로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시리즈의 주연이었던 것에 비하면 차근히 성인 연기자 스텝을 밟아간 셈이죠. 이후 <월플라워>, <블링 링>에서 여전히 10대 청춘을 연기했지만 헤르미온느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월플라워>에서는 숏컷을, <블링 링>에서는 모범생 이미지와 반대되는 빈집을 터는 문제아를 연기했죠.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한 영화 <노아>나 1973년 칠레 군부 쿠데타를 소재로 한 <콜로니아> 등 다소 무거운 소재의 영화들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왠지 엠마 왓슨은 우리가 어릴 적 봤던 소설(애니메이션) 속 주인공과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실사화된 <미녀와 야수>에서 애니메이션보다 진취적인 벨을 연기했고요. <작은 아씨들>에서는 첫째 메그를 맡았습니다. 특유의 야무진 이미지로 둘째 조와 잘 어울릴 것 같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속에 약간의 허영은 있지만 성숙해지고자 노력하고, 연약해 보이지만 단단한 마음씨의 메그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