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영화 <샤인>이 2월 27일 재개봉했다. 

새파란 배경의 포스터가 유독 유명한 <샤인>은 불안 증세를 보인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을 다룬 영화. 

영화에서 헬프갓의 청년기는 노아 테일러(위)가, 중년기는 제프리 러쉬가 맡아 연기했다.

요즘 세대에게 <캐리비안의 해적> 바르보사 역으로 유명한 제프리 러쉬지만,

예전엔 <샤인>을 떠올리는 게 당연했다. 피아노까지 직접 연주하며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

제프리 러쉬는 데이빗 헬프갓 외에도 실존 인물, 특히 '천재'라고 불린 인물과 인연이 깊다.

시대를 앞서간 변태 사드 후작의 <퀼스>,

가장 위대한 코미디 배우로 거론되는 피터 셀레스(아래)의 <피터 셀러스의 삶과 죽음>,

20세기를 상징하는 최고의 조각가라 불린 알베르토 자코메티(위)의 <파이널 포트레이트>,

'천재는 괴짜'라는 이미지에 일조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지니어스>. 이 인물들을 모두 연기하고, 호평까지 받은 이가 바로 제프리 러쉬.

그 외에도 <킹스 스피치> 라이노넬 로그, <엘리자베스>와 <골든 에이지>의 프란시스 월싱엄, 

<프리다>의 레온 트로트스키 등 실존 인물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연기를 펼쳤다.

어쩌면 제프리 러쉬 본인이 천부적인 감각을 가진 연기 천재이기에 그들에게 필요한 아우라가 꽃피고 있는 건 아닐까.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