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문희
감독 정세교
출연 나문희, 이희준, 최원영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나문희는 힘이 세다
★★☆
교통사고 뺑소니 범인을 잡는 보험사 에이스 아들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좌충우돌 코믹 수사극. 액션 버디 무비 특유의 긴장감보다는 의미와 감동을 적절히 담아낸 코미디에 더 힘이 실렸다. 맥없이 예상되는 사건 단서들이 아쉽지만, 표정만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나문희의 특별함과 시종일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희준의 연기는 빛난다. 희화화에 빠져들지 않게 캐릭터의 균형을 잘 잡아준 나문희의 노련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치매를 코미디 영화의 소재로 삼은 점은 다소 불편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희준, 어머니!
★★☆
제목이 예고하듯, 배우 나문희가 지닌 모성적 카리스마에 상당 부분 빚진 영화다. 가상으로 창조된 모자(모녀) 관계의 역사를 이해시키는 데 있어, 나문희라는 존재는 미더운 안전핀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진짜 !’를 부르는 건 이희준이다. 물 같은 면이 있어 어떤 캐릭터를 입든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배우인데, 이번에도 물처럼 스며서 내리사랑 치사랑 양쪽 모두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 나문희-이희준 두 모자 캐릭터의 손발 척척 맞는 연기에 비해 범인 찾기 이야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엉성해진다. 특히 범인의 존재가 너무 기능적이어서 김이 많이 새는 편.

오! 문희

감독 정세교

출연 나문희, 이희준

개봉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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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스 가는 길
감독 정형민
출연 이춘숙, 정형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어머니의 일기, 아들의 기록
★★★
감독은 80대 어머니와 함께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부터, 몽골과 고비 사막 그리고 알타이 산맥과 타클라마칸 사막과 티베트의 카일라스까지 함께 하고 기록한다. 그 여정 만으로도 인상적인 <카일라스 가는 길>은 낯설면서도 장엄한 풍경을 경유하는 순례자들의 영화다. 그 여백을 채우는 어머니의 일기는 느슨하게 다큐의 서사를 구성한다. 대사 부분을 조금 줄이고 그만큼 침묵을 늘렸다면 좀 더 울림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길 위의 어머니
★★★
정형민 감독과 어머니 이춘숙 씨의 카일라스 순례 여행기를 담은 로드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들은 히말라야, 미얀마 순례에 이어 어머니와 함께하는 세 번째 순례길을 카메라에 담았다. 바이칼 호수, 몽골 고비사막, 파미르고원, 티베트의 카일라스산까지 향하는 2km의 여정을 이끄는 인물은 이춘숙 씨다. 여든네 살의 노모는 오지 여행 틈틈이 일기를 쓰고 기도를 하고 눈물을 흘린다. 그를 담담하게 기록하는 아들의 시선은 어머니가 얼음산 카일라스를 오르는 장면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여행은 휴식과 충전이 전부가 된 요즘, 세상 사람들을 걱정하는 순례자 어머니의 마음씀이 힐링 이상의 뭉클한 위안으로 다가온다.

카일라스 가는 길

감독 정형민

출연 이춘숙, 정형민

개봉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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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오브 워
감독 에릭 브레스
출연 브렌튼 스웨이츠, 테오 로시, 스카이라 애스틴, 카일 갈너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전쟁의 실체와 만나는 밀리터리 호러
★★★
1944년 프랑스, 나치 사령부가 점령했던 저택을 사수하기 위해 도착한 부대원들은 알 수 없는 현상에 시달리면서 그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밝혀나간다. 초반에는 하우스 호러에 걸맞게 소리와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기에 오컬트와 주술, 독일군의 급습까지 더해져 공포감은 갈수록 팽창한다. 단순히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호러 영화에 그치지 않고 아직 살아 있는 전쟁의 유령들을 불러낸다는 점이 흥미롭다. 결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뉘겠으나 전쟁과 폭력, 선과 악에 대한 장르적 접근이 의미를 남긴다. 

고스트 오브 워

감독 에릭 브레스

출연 브렌튼 스웨이츠, 테오 로시, 스카이라 애스틴, 카일 갈너, 앨런 리치슨, 빌리 제인

개봉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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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일세기 소녀
감독 야마토 유키, 이가시 아야, 에다 유카
출연 하시모토 아이, 아사쿠라 아키, 이토 사이리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판타스틱 소녀 백서
★★
섹스 혹은 젠더에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는 제시어에 응답한 15명의 여성 감독이 만든 단편들을 묶었다.  10분이 안 되는 러닝타임 때문인지, 각 단편들은 이야기보다는 각자의 테마에 대한 단상에 가깝다. 그런 이유로 어떤 서사를 경험했다기보다는, 다양한 매력의 여배우들과 깔끔한 미장센의 이미지들을 접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재일교포 촬영감독인 조성래가 모든 단편들을 촬영했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21세기 소녀 독본이 되기엔 역부족
★★☆
기획은 야심차다. 전 세계적인 관심사인 성평등과 젠더 이슈에 발맞춰 일본의 젊은 여성 감독 열다섯 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로 성 혹은 젠더에 문제 제기를 하는 단편 15편이 이어진다. 여성의 욕망, , 사랑, 연애, , 섹스, 차별, 우정 그리고 영화에 대한 감독들의 목소리가 각자의 필터를 투과하면서 개성 있는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각각 8분 남짓한 러닝타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제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작품이 드물고 어쩔 수 없이 캐릭터의 중복을 보이기도 한다. 장르나 형식에서도 다양성이 부족하다 보니 유명 배우들이 얼굴을 내밀어도 마지막 편까지 흡인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일본의 젊은 여성 감독들의 이름을 모은 것에는 의미가 있으나 아쉬운 결과물이다.

이십일세기 소녀

감독 야마토 유키, 에다 유카, 카토 아야카, 린 슈토, 타케우치 리사, 이가시 아야, 사카모토 유카리, 후쿠다 모모코, 아이미 나츠토, 야마나카 요코, 히가시 카나에, 야스카와 유카, 마츠모토 하나, 타마가와 사쿠라, 가네코 유리나

출연 하시모토 아이, 아사쿠라 아키, 이토 사이리, 이시바시 시즈카, 카라타 에리카, 키타우라 아유, 키노시타 아카리, 쿠로카와 메이, 타키우치 쿠미, 히나미 쿄코, 야마다 안나, 모토라 세리나, 호리 하루나

개봉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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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감독 손승현
출연 정이서, 김희찬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꿈도 연애도 만만찮은 청춘시대
★★
영화로 맺어진 청춘 남녀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겪는 좌절을 그린 로맨스 드라마. 대학 시절에는 촉망받는 영화학도였지만 졸업 후에도 감독 데뷔 준비를 하는 남자 주인공과 적성에 맞지 않는 텔레마케터 일을 하며 고단한 생활을 이어가는 여자 주인공의 상황을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두 사람의 만남부터 현재까지를 매해 7 7일에 벌어진 에피소드로 구성했으나 의미부여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하는 남자 주인공의 사연에 무게가 기울면서 이야기의 균형이 무너지고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 인물들이 과거와 마주하면서 꿈과 희망, 행복을 재정의하는 과정에는 동의하지만, 보여주는 방식은 안타깝게도 구식에 가깝다.

7월7일

감독 손승현

출연 정이서, 김희찬

개봉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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