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살아있다

감독 조일형

출연 유아인, 박신혜

개봉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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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살아있다> 넷플릭스 순위

엥? 인터넷 게시판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좀비영화 <#살아있다>가 9월 8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이 영화가 이틀만에 넷플리스의 글로벌 무비 차트 1위에 등극했다는 소식에 네티즌은 턱에 손을 올리며 의문스러움을 표현하는 중이다. 대략 이주일 전 상황이다.

<#살아있다>는 지난 6월 24일 개봉했다. 189만 7399명의 관객이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엥? 꽤 많이 본 것 같다.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한 것이라면 그닥 나쁜 성적이 아니다. 다른 관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그 당시 볼만한 영화가 없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어쨌든 인터넷 여론은 <#살아있다>가 잘 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쪽이다. <부산행>이나 <킹덤> 쪽에 더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물론 <#살아있다>를 재밌게 본 사람도 많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반도>보다 <#살아있다>를 더 재밌게 봤다.)

늦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K-좀비 열풍을 분석해보고 싶다. 국내 관객이 보지 못한 <#살아있다>의 숨은 매력은 무엇일까. 매력 찾기의 시작은 구글링이다. “#alive netflix”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넣고 결과 페이지에서 뉴스 탭을 클릭했다. 수많은 뉴스가 쏟아졌다. 구글 번역기 아니고 네이버 파파고의 도움을 받아 해외 뉴스를 번역해보자. 그들이 바라본 <#살아있다>는 어떤 영화일까.


<#살아있다>

좀비 장르의 익숙함?

<#살아있다>는 새로운 커브볼을 너무 많이 던지지 않고 익숙한 관습(trope)을 사용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옵저버

미국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미국의 온라인 매체 ‘옵저버’는 “<#살아있다>가 당신의 새로운 넷플릭스 최애 작품(Obsession)이 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살아있다>의 장점으로는 익숙함(!)을 꼽았다.


<부산행>
부산행

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김의성, 최우식, 안소희

개봉 2016.07.20. / 2020.07.0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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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의 후광?

<부산행>의 센세이셔널한 성공 이후 미국 관객들은 한국 좀비영화의 마법을 받아들였다.

-스크린랜트

미국 연애 매체 ‘스크린랜트’는 “2020년 할로윈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호러 영화와 드라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살아있다>를 소개했다. 기사의 도입부에서 한국 좀비영화의 마법을 언급했다. <부산행> 재밌게 봤다면 이것도 볼 만하다는 뉘앙스라고 볼 수 있다. <#살아있다>는 분명 <부산행>과 (여기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킹덤>의 후광을 얻었을 것이다.


<킹덤>
킹덤

연출 김성훈

출연 배두나, 주지훈, 류승룡,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전석호, 김혜준, 정석원, 진선규

방송 2019,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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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이 더 낫다?

<킹덤>은 <#살아있다>보다 몇백 년 전에 일어난 일을 다룬지만 좀비영화의 관습(tropes)을 전복시킨다. <#살아있다>와 함께 보면 좋을 매력적인 작품이다.

-루퍼

‘루퍼’라는 매체는 <#살아있다>의 흥행을 이용해 <킹덤>을 소개하는 기사를 썼다. ‘스크린랜트’와는 정반대의 접근법이다. <#살아있다>보다는 <킹덤>을 더 좋은 작품으로 평가한 듯하다.


<#살아있다>

코로나19 시대의 수작?

한국 좀비영화 장르의 팬들을 위한 절대적인 스릴. 특히 우리 대부분은 이제 집에 갇혀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긱컬처

‘긱컬처’라는 매체는 <#살아있다>에 대한 긴 리뷰를 통해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했다. 글의 마지막에 간단히 정리한 내용을 보면 한국 좀비영화가 하나의 장르라고 표현하고 있다. 소위 K-좀비 장르가 실제로 해외에서 인식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하다. 또 아파트에 갇혀 있다는 설정에 대한 부분도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적합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 이 기사의 댓글에는 <#살아있다>에 대한 지독한 혹평이 달리기도 했다.


35개국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살아있다>를 볼 수 있다.

더빙의 승리?

보통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되는) 영화는 15~17개의 다른 언어로 더빙된다. 놀랍게도 <#살아있다>는 31개 언어로 더빙됐다.

-스크린랜트

다시 한번 ‘스크린랜트’의 기사를 인용한다. ‘스크린랜트’는 씨네플레이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기사를 내보냈다. 제목은 “<#살아있다>: 왜 이 한국 좀비영화가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올랐나”다. 대략 세 가지의 이유를 제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상황에 어울리는 설정, 평론가들의 호평 그리고 31개 언어의 더빙을 언급했다. 31개 언어의 더빙된 <#살아있다>는 모두 35개국의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스트리밍의 절대적 양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글링을 통해 <#살아있다>의 넷플릭스 1위 등극의 이유를 찾아봤다. 심층적인 분석은 아니다. 대략적인 추측은 가능하다. K-POP, K-드라마에 이은 K-좀비 장르와 팬들은 분명 존재했다. <#살아있다>는 그런 새로운 한류 문화 속에 있는 작품이다.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작용한 듯 보인다. 또 코로나19라는 상황에 어울리는 설정도 빛을 발했다. 영화를 본 다음 좋은 리뷰를 남길 수 있게 되고 이는 다른 사람들의 시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 31개국 더빙도 힘을 크게 보탰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서비스 정책이 <#살아있다>의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다.

여기서 잠깐! 왜 이렇게 많은 언어로 더빙이 됐을까. 트위터에 “#alive netflix”라는 검색어를 넣어봤다. 그 결과 넷플릭스가 <#살아있다>를 특별 취급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시아권에서 시작된 K-드라마의 열풍의 중심에 있는 박신혜의 팬덤이 두드러져 보였다.

이제부터는 합리적인 추론이다. <#살아있다>는 한류의 아이콘인 박신혜 덕분에 다른 영화들에 비해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남미, 중동 등에 서비스 됐다. 영미권에서는 K-좀비의 팬들이 반응했다. 이 두 가지가 시너지 현상을 일으켜 <#살아있다>가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영화적 완성도 측면에서 특별히 해외 관객이 다르게 반응한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OTT(Over the top) 스트리밍 컨텐츠 순위를 보여주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com)에서 <#살아있다>는 현재(9월 21일 기준) 5위에 올라있다. 지난주보다 조금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살아있다>는 차트에 살아있다. 더 오래 살아남기를 기대해본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