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퍼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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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슈아 캘드웰
출연 벨라 손, 제이크 맨리
개봉 2020.11.11.
<인퍼머스>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자신들의 범죄를 생중계하면서 유명해지는 커플이 등장하는 이야기다. 영화를 좋아하는 옛날 사람이라면 워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 속 보니(페이 더너웨이)와 클라이드(워렌 비티)를 떠올릴 만한 줄거리다. 다른 점이 있다면 1960년대에는 신문이, 지금은 인스타그램이 있다는 것. <아메리칸 갓>이라는 드라마에서 TV를 조종하던 미디어(질리언 앤더슨)라는 신이 스마트폰 화면을 지배하는 뉴 미디어(김가현)로 진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발표할 때 그는 이런 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인퍼머스>와 함께 보면 좋을 소셜 미디어를 다룬 영화들을 소개한다.
<소셜 네트워크>(2010)
<소셜 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의 창업 과정을 담은 영화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연출했고, 아론 소킨이 각본을 쓰고, 제시 아이젠버그가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를 연기했다. 원작은 벤 메즈리치가 쓴 책 <우연한 억만장자>(The Accidental Billionaires)다. <소셜 네트워크>는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 음악상, 편집장을 수상했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음향효과상의 후보이기도 했다. 이 영화를 데이빗 핀처, 아론 소킨, 제시 아이젠버그의 역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직 못 본 사람은 꼭 보고 이미 본 사람은 한 번 더 봐도 좋다.

- 소셜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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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아미 해머
개봉 2010.11.18.
<아메리칸 셰프>(2014)
홧김에 유명 음식평론가에 대한 욕을 트위터에 올려버렸다. 어떻게 됐을까. 뭘 어떻게 되긴 망해버렸지, 뭐. 한때 뉴욕에서 잘나가던 셰프이던 캐스퍼(존 파브로)의 사연이다.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쯤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생겼다. 백종원 선생님이라도 만났냐고? 그건 아니고 푸드 트럭이 생겼다. 여기에 스페셜 양념으로 캐스퍼의 귀여운 아들 퍼시(엠제이 안소니)의 트윗이 사업에 날개를 달아준다. 매일 위치를 옮기며 영업하는 푸드 트럭의 실시간 업데이트 해시태그 홍보 전략으로 손님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아메리칸 셰프>는 흔치 않은 소셜 미디어의 순기능을 보여준 아름다운 동화 같은 영화다.

- 아메리칸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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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파브로
출연 소피아 베르가라, 존 파브로, 엠제이 안소니, 스칼릿 조핸슨,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개봉 2015.01.07.
<언프렌디드: 친구삭제>(2015)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블럼하우스 제작 영화다. 블럼하우스라는 제작사 이름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일단 저예산의 공포영화일 것이다. 저예산으로 호러 장르의 쾌감을 극대화하려면 색다른 아이디어 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 장치가 바로 소셜 미디어와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종합해보자.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영화의 러닝타임이 노트북 화면의 영상통화 화면이 주를 이루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호러영화다. 유사한 형식의 <언프렌디드: 다크 웹>(2018)이라는 후속 영화도 있다.

-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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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레반 가브리아제
출연 쉘리 헨닝, 모세 제이콥 스톰, 윌 펠츠, 헤더 소서맨
개봉 2015.05.07.
<블랙 미러>(2016)
<블랙 미러>는 기술 발전의 이면을 보여준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 영국 드라마에서 소셜 미디어를 직접적으로 다룬 에피소드가 있다. 시즌3의 추락(Nosedive)이다. 이 에피소드의 컨셉은 이렇다. 소셜 미디어의 평점이 곧 나의 사회적인 평판이 된다. 이를테면 좋아요를 많이 받아야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 싫어요를 받아 평점이 떨어지면 렌터카 업체에서 고물차를 빌려준다. 모든 사람들이 “고객평가설문에 꼭, 반드시 만점으로 평가해달라”는 서비스직 종사자가 된 것과 같다. 좋아요 숫자가 나오지 않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가 그래서 인기가 많다고 하던가.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했다.

- 블랙 미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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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구구 바샤-로, 맥켄지 데이비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앨리스 이브, 말라치 커비, 미카엘라 코엘, 켈리 맥도날드
방송 2016, 넷플릭스
<더 서클>(2017)
이상과 현실. 양날의 검. <더 서클>은 소셜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영화 <더 서클>에는 24시간 365일, 내 삶의 모든 것을 공개하면 완전히 평화롭고 아름다운 정보 사회가 될 것이라는 이상을 꿈꾸는 이들이 등장한다. 이상은 현실이 됐을까. 엠마 왓슨이 자신의 삶을 공개하기로 한 메이를 연기했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 서클의 CEO 에이몬 역은 톰 행크스가 맡았다. <더 서클>은 <트루먼 쇼>의 업그레이드 버전과도 같은 영화다.

- 더 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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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임스 폰솔트
출연 엠마 왓슨, 톰 행크스
개봉 2017.06.22.
<서치>(2017)
앞서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소개글을 보고 <서치>를 떠올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서치>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의 약점을 보완한 영화처럼 느껴진다. 노트북 화면으로 구성되는 형식은 동일하다. 달라진 건 장르다. 호러/스릴러 장르에서 딸의 실종을 찾는 아빠(존 조)가 등장하는 드라마로 변경됐다. 이러한 장르의 변화는 이 영화가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관객에게 몰입감을 더 주는 접근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영화의 초반부. 딸의 성장과 함께 모니터 속 여러 프로그램의 UI 변화를 함께 볼 수 있는 시퀀스는 한 편의 단편영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훌륭하다.

- 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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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니쉬 차간티
출연 존 조, 데브라 메싱
개봉 2018.08.29.
<소셜 딜레마>(2020)
<소셜 딜레마>는 총정리편이다. 2020년 1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 포스트에서 소개한 작품 가운데 가장 최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기에 소셜 미디어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 있다. 소셜 미디어의 이면에 어떤 돈의 논리가 있는지, 어떤 통제의 시스템이 있는지, 소셜 미디어로 인해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 대략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몰랐던 것들을 들려준다. 주의할 점이 있다. 보고 나면 소셜 미디어에 노예처럼 산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