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아니쉬 차간티
출연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라푼젤 이야기가 히치콕을 만난다면
★★★☆
감독의 전작<서치>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에 최적화된 스릴러였다면, 이번에는 정공법이다. 시대감을 지운 단출한 세팅 안에서 몰아치는 전개로 최적의 긴장을 만들어내는 감독의 솜씨는 전작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마치 라푼젤 서사가 히치콕 스타일을 만나 빠른 속도로 달린 결과물 같다. 장애를 지닌 주인공을 굳이 정당화하고 설명하는 태도 없이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도 탁월한 지점이다. 이 영화에서 인물의 장애는 피해자의 조건이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핸디캡이 결코 아니다. 영화 전반에 아쉬운 포인트가 전혀 없진 않으나,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쫄깃하다는 점에서 호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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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니쉬 차간티

출연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

개봉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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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크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게리 올드만, 아만다 사이프리드, 릴리 콜린스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낭만과 냉소가 공존한다
★★★
황금시대라 불리던 당시 할리우드의 어두운 이면, 대공황이 휩쓴 깊은 시름과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항하는 정치적 움직임 등 1930년대 미국 사회를 낭만적인 화면 속에 냉소적인 말들로 재현한다. <시민 케인>의 각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시대의 풍경에 시선을 맞춘다. 데이빗 핀처의 감각적인 화면이 우아한 재즈에 얹혀 유려하게 펼쳐지고, 재기와 신랄함을 함께 품은 게리 올드만의 믿음직한 연기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열연이 돋보인다.

맹크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게리 올드만, 릴리 콜린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튜펜스 미들턴, 알리스 하워드, 톰 펠프레이, 샘 트로튼, 퍼디난드 킹즐리, 톰 버크, 조셉 크로스, 제이미 맥쉐인, 토비 레오나드 무어, 모니카 고스만, 찰스 댄스, 레븐 램빈

개봉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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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감독 마르잔 사트라피
출연 로자먼드 파이크, 샘 라일리, 안야 테일러 조이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과학과 사랑의 화학작용
★★★
위인전에 등장하는 퀴리 부인이 아닌 마리 퀴리의 인간적인 면모를 파고드는 전기 영화. 폴란드 출신 이민자 여성 과학자로 학계의 차별에 맞서고, 일과 사랑에서 주도권을 쥐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남편 피에르 퀴리와 사랑 이야기를 부각해 로맨스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기도 한다. 후반부는 딸 이렌 퀴리와 관계를 중심으로 마리 퀴리의 업적인 방사능 연구의 명과 암을 주요하게 다룬다. 마리 퀴리를 연기한 로자먼드 파이크와 딸 이렉 퀴리 역의 안야 테일러 조이의 출중한 우먼파워를 실감하는 여성 영화이기도 하다.

마리 퀴리

감독 마르잔 사트라피

출연 로자먼드 파이크, 안야 테일러 조이, 아뉴린 바나드, 샘 라일리, 조나단 아리스

개봉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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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론
감독 자니 마틴
출연 타일러 포시, 도날드 서덜랜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팬데믹 생존기
★★☆
맷 네일러의 같은 시나리오로 <#살아있다> <얼론>이 만들어졌는데, 한국에서 만들어진 전자에 비해 미국영화<얼론>은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시작하고, 장르적으로 거칠고, 액션 요소가 강조된다. 전체적인 톤의 강약 조절에서 약간은 미숙한 느낌도 들지만, 이런 부분을 후반부의 박진감으로 돌파한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현실감 키웠으나 싱거운 좀비 영화
★★☆
한국 영화 <#살아있다>와 같은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할리우드 영화. <#살아있다>가 역동적인 K-좀비의 특성과 한국적 정서를 살린 각색물이라면, <얼론>은 재난 상황에서 느끼는 고립감과 공포 심리를 강조한 저예산 좀비 영화다. 후자가 좀 더 현실성에 힘을 기울이고자 하지만, 남녀 주인공의 호흡이 약해 몰입과 긴장이 떨어진다. 좀비 캐릭터의 완성도나 연기도 미흡한 편이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시나리오에서 탄생한 두 영화를 비교해 보는 재미 정도에 그쳐서 아쉽다.

얼론

감독 자니 마틴

출연 타일러 포시, 도날드 서덜랜드

개봉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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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고네
감독 소피 데라스페
출연 나에마 리치, 라와드 엘-제인, 앙투안느 데로쉬에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그리스 신화의 독창적인 변주
★★★☆
소포클래스 희곡 속 안티고네를 현대 캐나다에 사는 알제리 출신 난민 소녀로 옮겨와 변주한 작품. 그동안 재해석된 많은 안티고네들 중 가장 독창적이고, 용감하다. 난민 이슈, SNS 시대의 연대와 오용, 인종차별과 경찰 과잉진압, 가족 윤리와 국법의 충돌 등 영화 한 편에 여러 논쟁적 의제들이 꾹꾹 눌려 담겨 있어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그리스 속 인물들을 어떤 방식으로 21세기로 이식했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크다. 안티고네를 연기한 신인 나에마 리치의 연기가 대단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 이유를 확인했다.

안티고네

감독 소피 데라스페

출연 나에마 리치, 라와드 엘-제인, 앙투안느 데로쉬에

개봉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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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감독 클로드 라롱드
출연 패트릭 스튜어트, 케이트홈즈,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스크린으로 만나는 27곡의 클래식 명곡
★★★
가끔 유려한 백 마디 말보다, 인생 선배의 말 한 마디가 더 깊게 파고드는 법이다. 음악 평론가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회를 동행하며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하는 이 영화에는 귀를 솔깃하게 하는 그런 말들이 가득하다. 귀한 이야기를 그들 옆에서 몰래 엿듣는 기분이 든다. 다만, 무대 공포증을 앓는 예술가가 선물같이 찾아온 뮤즈를 통해 치유 받는다는 구성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으며,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스크린을 타고 흐르는 27곡의 클래식 명곡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음악 영화 이상의 느낌
★★★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그를 인터뷰하는 평론가가 만나 교감을 나누는 음악 드라마. 무대 공포증을 겪는 노장과 그를 격려하는 젊은 여성은 성별과 나이, 신분을 초월해 동등한 관계를 맺고 인생의 경험을 공유한다.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끝내 상대를 일으키는 삶이란 얼마나 근사한가를 두 인물을 통해 보여준다. 패트릭 스튜어트와 케이티 홈즈의 연기에서 비롯한 감흥이 잔잔하다. 클래식 음악과 자연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들은 공감각적 심상을 불러일으킨다. 극 중 대사처럼 느낌의 능력을 발휘하는 영화.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인터뷰

감독 클로드 라롱드

출연 패트릭 스튜어트, 케이티 홈즈,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개봉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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