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홀로 지옥길을 걷는 우리 모두에게
★★★☆
노동의 가치가 능률로만 계량되는 세상, 인간의 존엄이 부품처럼 소모되는 노동자의 현실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합리와 착취, 탐욕과 생존 사이에 노(勞)와 노(勞)의 갈등과 여성 노동 차별까지 시대의 불합리를 숨김없이 꺼낸다. 해고가 곧 죽음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홀로 지옥길을 걷고 있을 우리 모두에게 믿음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는 이 영화가 고맙고 따뜻하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내 존엄을 지키는 일
★★★☆
누군가에겐 생명줄이고, 누군가에겐 인간 존엄의 호흡기인 노동의 세계를 돌직구로 파고든다. 을과 을의 경쟁을 부추기는 갑들이 만든 세상.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대의 힘. 도식적인 관계 설정은 아쉽지만, 문제의식만큼은 확실하게 전달한다. 어떤 영화는 보고 나면 마음이 아프지만, 어떤 영화는 보는 내내 온몸이 아프다. 후자다, 이 영화는.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한국 노동 영화의 새로운 빛
★★★☆
해고 위기에 놓인 사무직 여성이 지방 현장직 파견 명령을 받는다. 영화는 하청업체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게 된 주인공의 ‘외롭고 높고 쓸쓸한’ 투쟁을 통해 한국의 노동 현실을 보여준다. 부당 파견, 노노 갈등, 성차별 등의 노동문제를 극적으로 미화하기보다는 거칠고 투박한 방식을 택해 사실감을 부여한다. 유다인과 오정세의 연기, 송전탑 수리 보수라는 설정, 음악의 효과가 어우러져 접근도와 개성을 획득하고, 노동의 문제를 인간의 문제로 끌고 가는 연출도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