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영화계 또한 마찬가지인데,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포함해 개봉 신작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런 이유로 ‘흥행작 관객몰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못하자, 극장들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만 했다. 2021년 들어서 극장들이 내놓은 생계유지법, 어떤 방법들이 등장했는지 살펴본다.
별★관 ∥ 2020년 12월 17일~
다시 만나는 그 시절 그 영화들
코로나19 시국에서 가장 먼저 론칭된 별★관은 신작이 줄어든 환경에서 급격히 늘어난 재개봉작을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특별관. 처음 개관한 2020년 12월에는 <1917>, <작은 아씨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 그해 초 개봉한 화제작 위주로 상영했다. 이후 약 2주마다 테마에 맞춘 영화들 위주로 편성했다. <메멘토>, <나이브스 아웃>, <타임 패러독스>를 미스터리 테마로 엮는 식으로 특정 주제를 부각시키거나, <원더>와 <레이니 데이 인 뉴욕>처럼 대략적인 큰 그림만 일치하는 영화들을 함께 상영하기도 한다. 재상영작이란 콘셉트만 빼면 상영작 선정이 자유로운 편. 현재는 각각 2015년, 2017년 제작됐으나 정식 개봉은 처음인 <잃어버린 아이들>과 <메이헴>을 상영 중.
시네마캐슬 ∥ 1월 15일~
일본 영화 감별사 미디어캐슬의 영화들을 만나다
시네마캐슬은 수입사 미디어캐슬과 각 멀티플렉스가 협력한 특별관. 미디어캐슬은 국내에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다량 소개한 배급사로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 등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수입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분노>, <은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등 실사 영화도 수입했다. 미디어캐슬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관답게 상영작 다수가 일본 작품인 점이 특징. 현재는 <고질라 VS. 콩> 개봉에 맞춰 <고질라 대 헤도라>, <메카 고질라의 역습>, <고질라>, <고질라: 결전기동증식도시>, <고질라: 행성포식자>까지 고질라 관련 영화 5편을 상영 중이다.
시그니처K ∥ 3월 17일~
우리가 그리워한 한국 영화들의 귀환
개관 전 영화 팬들 사이에서 반응이 후끈했던 시그니처K관. 론칭작이 한동안 VOD로도 만나기 힘들었던 <태극기 휘날리며>였기 때문이다. 시그니처K는 한국 영화 재개봉을 전문적으로 하는 상영관으로 <태극기 휘날리며>와 <공동경비구역JSA>를 론칭작으로 선택했다. 재개봉작 대다수가 해외 영화란 점을 생각하면 시그니처K의 한국 영화 재개봉이란 전략이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해지는 대목. 현재 공개된 바에 따르면 4월 <번지점프를 하다>, 5월 <8월의 크리스마스>, 6월 <봄날은 간다>가 주력 영화. 이외에도 4월에 <태양은 없다>와 <시월애>도 상영할 예정이다.
왓챠관 ∥ 3월 26일~
OTT 왓챠가 선사하는 극장의 묘미
최근 <좋좋소> 같은 유튜버의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영드 및 일드를 수입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OTT 서비스 왓챠는 CGV와 왓챠관을 개설했다. 이름처럼 왓챠에서 독점 서비스 중인 영화를 상영하는 특별관으로 <리틀 조>, <스왈로우> 상영을 시작으로 론칭했다. 론칭작은 해외 영화지만 이후 이어질 상영작은 <소공녀>, <벌새>, <파수꾼>, <남매의 여름밤> 등 한국 영화계를 든든하게 해준 독립영화들이 포진했다. <힘내세요, 병헌씨>는 이병헌 감독이 참석한 GV도 기획 중. 차후 <리틀 조>처럼 왓챠가 수입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상영관으로 기대받고 있다.
팝콘 배달 ∥ 2020년 12월~
조금 씁쓸(?!)하면서도, 한 번 써보면 은근 편안해서 좋은 시스템, 팝콘 배달. 지난 2020년 12월부터 극장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상영관 내 취식을 금지했다.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된 후에도 새로운 지침에 따라 현재까지 극장 내 음료 외 음식은 취식이 불가능하다(로비는 가능하다). ‘극장은 팝콘 장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점 매출이 중요한 극장들은 새로운 방편을 강구해야 했고, 그 결과 팝콘을 테이크아웃과 배달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었다. CGV는 네이버 스마트 주문을,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는 쿠팡 이츠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