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
감독 이용주
출연 공유, 박보검, 조우진, 박병은, 장영남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공들인 메시지를 담기엔 아쉬운 서사
★★☆
영생을 향한 욕망을 통해 유한한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복제인간과 그를 지키는 자, 이를 이용하려는 자의 이야기에 기시감이 들지만, 생명 윤리에 대한 성찰보다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사유에 무게를 둔 점은 이 영화의 드문 미덕이다. 주제 의식과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그 이유를 부연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인물들의 사정은 공감을 얻기 부족하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한국 SF영화의 구원자가 되기엔 부족
★★☆
일반적인 SF 오락 영화라고 생각하며 접근한다면 기대를 충족하진 않는다. 대신 영화의 철학적 주제를 살핀다면 음미할 만하다. 죽지 않는 존재인 복제인간과 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인간이 동행하며 생사를 넘나들고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 서로 구원하게 된다. 그렇지만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와 통찰을 독특하게 구현하지는 못했다. SF 블록버스터 규모 안에서 이야기와 캐릭터를 기계적으로 운용하다 보니 새로움이 덜하고, 시선을 끌 만한 요소가 적다 보니 의미를 실은 대사마저 힘이 달린다. 전반적으로 재미와 의미의 균형이 잡히지 않아 한국 SF영화의 활황 시기에 나온 범작에 그치고 만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
너무 자주 내뱉어지는 주제 의식
여러모로 철학적 주제가 품은 무게에 붙들려 있는 느낌이다.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대사들이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다 보니, 종종 라디오 캠페인 꼭지에서 흘러나오는 계몽적인 문구처럼 들리기도 한다. 오락영화로서의 재미와 철학적 사유 사이의 균형이 아쉽다. 순수와 분노와 체념 사이를 오가는 박보검 얼굴이 남기는 잔상은 깊고 길다.

서복

감독 이용주

출연 공유, 박보검, 조우진

개봉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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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랜드
감독 클로이 자오
출연 프란시스 맥도맨드

심규한 <씨네플레이기자
욕망 대신 영혼을 채우는 삶
★★★★
길 위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위태롭고 고단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들의 여정을 묵묵히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불안하고 지친 이가 누구일지 되묻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도 있다. 경제적 취약 계층 문제와 임시직 노동 현실 등 현재의 모순에 머물지 않고, 광활한 자연과 다양한 인생들을 바라보며 선택한 삶에 대한 존중과 마음의 안식에 깊이 있는 시선을 보낸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HOUSE가 아닌 HOME을 찾아서 
★★★

일자리와 남편을 잃은 펀(프란시스 맥도맨드)은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난다. 일용직을 전전하며 밴 한 대에 의탁한 유목민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평생동안 일해왔지만 남은 것이 없어 허탈해하는 이도, 유랑 생활을 통해 그리움을 견디는 방법을 터득할 거라는 이도 있다. 비슷비슷하게 지어진 집과 달리 길 위의 삶의 모양은 다양하다. 아마존의 물류창고에서 일할 때 펀은 거대한 공장의 작은 부속품처럼 보인다. 그리고 실상 그렇게 기능한다. 그러나 길 위에 있을 때 그는 누구보다 커 보인다. 벌판에서 석양을 바라보고,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온몸으로 느낄 때 비로소 자연 속의 인간이 되는 것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자본주의와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삶을 사려 깊게 담아냈다. 

노매드랜드

감독 클로이 자오

출연 프란시스 맥도맨드

개봉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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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감독 래드 리
출연 다미엔 보나드, 알렉시스 마넨티, 제브릴 종가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횃불 같은 카메라 
★★★
첫 장면에서 목격한 ‘하나의 프랑스’는 허상일 뿐이다. 이 장면 직후부터 펼쳐지는 몽페르메유의 적나라한 현실 안에서 피부색, 인종, 종교, 계층의 구분은 물과 기름처럼 영원히 섞여들지 않을 태세다. 사람들은 정글 같은 지역 생태계에서 각자의 생존법을 터득한다. 여기에 악인은 없다. 유명무실한 사회 시스템이 악으로 존재할 뿐이다. 드라마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마침내 당도한 곳은 축적된 체념과 분노가 한 데 뭉쳐 터져 나온 아수라장이다. 광장의 함성과 이곳의 비명 사이에는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가. 그 힘 있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무서운 기세로 달려나가는 영화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성난 민심을 돌아보라
★★★☆
중의적인 제목이다. 유명한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떠올리게 하고, 원작과 다른 내용이지만 같은 주제로 공권력에 맞서는 인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큐멘터리스트 출신 레쥬 리 감독은 현대의 프랑스 외곽 지역에서 벌어지는 폭력 경찰과 이민자, 빈민층으로 구성된 주민들의 대립을 생생하게 연출해 사회적 약자 계층을 억업하는 정부와 공권력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영화 전반에 들끓는 분노 게이지가 어마어마한데 결말에 다다르면 저항과 폭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레 미제라블

감독 래드 리

출연 다미엔 보나드, 잔느 발리바, 알렉시스 마넨티, 제브릴 종가, 이사 페리카

개봉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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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몰라요
감독 이환
출연 이유미, 하니, 신햇빛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모르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서
★★★
힘겨루기하듯 끝까지 지켜보게 된다. 이것 또한 이 세계의 현실이라면, 불편하다는 이유로 계속 눈 감으며 ‘영원히 모르는’ 어른이 되기를 자처할 순 없기에. 그렇게 모두가 눈 감는 사이 세상의 시선에서 하나둘 비껴갔을 아이들이 이토록 또렷하게 살아있기에. 감독은 전작 <박화영>에 이어 생존 자체가 당면 과제인 10대들의 이야기를 포장 없는 직설로 표현해낸다. 전체적으로는 거칠고 투박한 면들도 감지되지만, 놀라울 정도의 에너지로 인물들을 체화해 각 장면을 빛낸 배우들의 연기에는 이견이 없다.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어른들의 모른 척을 향한 일침
★★★
한국 영화에서 잊히지 않는 문제적 이름, <박화영>(2018)을 기억하는가. 10대 가출팸을 전면으로 다룬 영화에서 박화영(김가희)의 주변 인물이었던 세진(이유미)이 이번엔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끈다. 이환 감독은 주인공의 성격에 집중했던 전편에서 나아가 인물의 세계를 넓고 깊게 때로는 감성적인 연출까지 확장해 보여준다. 온갖 탈선, 폭력에 노출된 비행 청소년을 표현하는 방식은 여전히 거칠고 자극적이지만, 불온함과 불편함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여러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10대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감독의 뚝심이 이어진다면 다음엔 가출청소년으로 등장한 주영(안희연)의 사연을 보고 싶다.

어른들은 몰라요

감독 이환

출연 이유미, 하니, 이환, 신햇빛

개봉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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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감독 나가오카 치카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코난과 조력자들의 합동 추리 대작전
★★★
24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일본 도쿄올림픽 개최를 떠올리게 하듯 전 세계가 참여하는 스포츠 축제 개막을 앞둔 시점이 배경이다. 일본에서 실용화를 준비 중인 초전도체를 응용한 초고속 자기부상열차가 등장해 화제성과 스케일, 속도감을 더했다. FBI 요원 아카이 슈이치와 그의 가족, FBI 소속 캐릭터들이 가세해 코난과 함께 연쇄납치사건을 해결하는 만큼 액션이 화려하다. 하이바라 아이, 세라 마스미 등 주요 캐릭터들의 공조가 돋보이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감독 나가오카 치카

출연

개봉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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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플레이어
감독 파보 웨스터버그
출연 마틀리나 쿠스니엠미, 올라비 우시비르타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밀회
★★☆
사고로  이상 연주를   없게  바이올리니스트와 젊은 제자 사이의 관계와 감정을 다룬 작품. 음악 영화와 금기적 로맨스를 결합했는데,  케미스트리가 그렇게 뜨겁진 않다미술과 촬영이 뛰어나 영화의 전체적인 비주얼이 안정적이며 퀄리티가 높다. 욕망과 파멸과 갈등과 고통 같은  격정적 감정을 쉼없이 이어지는 드라마. 주인공 카린 역을 맡은 마틀리나 쿠스니엠니의 연기는 기억할 만하다.

바이올린 플레이어

감독 파보 웨스터버그

출연 마틀리나 쿠스니엠미, 올라비 우시비르타

개봉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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