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흥행 공식은 무엇일까. 수학 공식처럼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분명 출연 배우들의 인기도 그에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들이 내는 파워가 늘 동일하진 않다. 드라마로 시청률 1위를 찍던 배우들이 영화판으로 넘어가 아쉬운 흥행 성적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안방극장에서는 날아다니지만, 스크린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낸 배우들을 모아보았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배우들은 리스트에 포함하지 않았다.
김고은 대표작 <은교>, <도깨비>
2012년 영화 <은교>로 데뷔해 영화계 루키로 떠오르며 그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쓴 김고은. 스크린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만큼<몬스터>,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 <성난 변호사> 등 줄곧 영화에 출연해왔으나 아쉽게도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당시 차기작으로 선택했던 동명 웹툰 원작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에서 꽤 호평을 얻었고, 같은 해 드라마 <도깨비>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게 된다. 이후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와 <변산>, <유열의 음악앨범> 등에 출연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차기작 <영웅>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김태희 대표작 <천국의 계단>
2000년 광고 모델로 데뷔해 여러 작품들에 간간이 출연해왔지만, 본격적으로 대중들에 눈에 들게 된 것은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통해서다. 이후 그녀는 드라마 <구미호외전>과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굉장한 미모력을 뽐내며 톱스타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영화 <중천>부터 <싸움>을 지나 <그랑프리>까지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는 영화마다 흥행에 실패하며 아쉬운 평가를 받게 된다.
반면 안방극장에서는 꽤 활약해왔다.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이어 <마이 프린세스>로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거두었으며,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사극에 도전하고, <용팔이>로 S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괜찮은 행보를 걸어왔다. 지난해 출연한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는 연기력 호평을 받기도.
서현진 대표작 <또 오해영>
걸그룹 밀크로 데뷔해 배우로 전향한 서현진은 2006년부터 여러 작품에 출연해왔다. 큰 히트작은 없었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다 지난 2012년 드라마 <신들의 만찬>, <오자룡이 간다> 등을 통해 드디어 배우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영화 출연 자체가 많지 않지만, <사랑따윈 필요없어>, <베케이션>, <요술> 등 출연한 작품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그러던 2015년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털털한 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해, 이듬해 드라마 <또 오해영>을 통해 국내 대표 로코퀸으로 자리매김한다.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블랙독> 등 드라마에서는 줄곧 믿고 보는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출연한 영화 <굿바이 싱글>,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모두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다.
유연석 대표작 <응답하라 1994>
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아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유연석. 군 제대 후 드라마 <런닝, 구>, 영화 <혜화, 동>, <열여덟, 열아홉> 등으로 연기력을 다져온 그는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 등으로 인지도를 쌓아간다. 그러던 2013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만나며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다.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후 출연한 영화 <제보자>, <상의원>, <은밀한 유혹>, <그날의 분위기>, <해어화>는 모두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맨도롱 또똣>, <낭만닥터 김사부>, <미스터 션샤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출연한 드라마에서는 모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크게 성공했다.
이서진 대표작 <다모>
누군가는 이서진을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 방송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1999년 드라마 <파도 위의 집>으로 데뷔해 꾸준히 활동 중인 배우다. 2003년 드라마 <다모>에서 “아프냐? 나도 아프다”로 다모폐인을 양산했고, <불새>, <연인>, <이산>까지 줄곧 시청률 1위를 정조준해왔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출연한 <무영검>이 흥행에 참패했고, 이후 10년간 영화 출연이 전무하다 <오늘의 연애>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2018년 출연한 영화 <완벽한 타인>은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던 2013년 <꽃보다 할배 유럽&대만편>을 기점으로 나영석 PD의 페르소나가 되어 꾸준히 예능 출연을 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도 본업을 잊지 않고 작품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데, 주말 드라마 <참 좋은 시절>과 <결혼계약>은 상당히 높은 시청률을 냈고, <트랩>과 <타임즈>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장나라 대표작 <명랑소녀 성공기>
장나라는 2001년 가수로 먼저 데뷔해 시트콤 <뉴 논스톱>과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로 스타덤에 오른 만능 엔터테이너다. 노래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국내뿐 아니라 중화권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누린 그녀. 하지만 출연작 수만 놓고 보았을 때 드라마에 비해 영화 쪽은 월등히 떨어지는 편이다. 그나마 출연한 영화 <오! 해피데이>, <하늘과 바다> 등도 성적이 좋지는 않다.
반면 브라운관에서는 <명랑소녀 성공기>를 시작으로 <내사랑 팥쥐>, <동안미녀>, <학교 2013>, <운명처럼 널 사랑해>, <고백부부>, <황후의 품격>, <VIP>까지 말 그대로 그녀는 시청률을 손에 쥐고 날아다녔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대박부동산>도 전체적으로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원 대표작 <시크릿 가든>
1996년 드라마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하지원은 드라마 <학교2>, 영화 <진실게임>, 드라마 <비밀>, 영화 <동감>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당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게 된다. 2000년대 초반에는 공포 영화 <가위>와 <폰>에 연달아 출연하며 호러퀸으로 불리기도 했다. 진정한 전성기는 드라마 <다모>를 시작으로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 <시크릿 가든>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시청률을 고공행진 시키며 시작된다.
이즈음에는 그녀가 출연한 영화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해운대>까지 흥행에 성공했고, 덕분에 2000년대부터 2010년 초반까지 충무로와 안방극장 양대 산맥의 정점을 모두 찍은 톱스타로 거듭난다. 하지만 2011년 영화 <7광구>를 필두로 <조선미녀삼총사>, <허삼관>, <목숨 건 연애>, <맨헌트>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아쉬운 성적을 내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