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 <킬 빌> 등으로 유명한 배우 마이클 매드슨이 향년 67세로 별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 자택에서 911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 의해 무반응 상태로 발견됐다. 매니저는 사인이 심장마비라고 밝혔고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의심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마이클 매드슨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서 강렬함과 자기 성찰의 균형을 맞추었다. 오싹한 대화를 전달하든, 카메라 뒤의 순간을 조용히 포착하든, 스토리텔링에 대한 그의 헌신은 변함이 없었다”며 “그는 모든 역할에 엣지와 영혼을 모두 불어넣었으며, 미국 영화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영향은 부인할 수 없다”고 애도했다.
마이클 매드슨은 1957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나 1980년대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에서 냉혹한 ‘미스터 블론드’ 역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역시 타란티노와 함께 한 <킬빌>(2003)에서는 주인공 브라이드(우마 서먼)에게 배신당한 전 동료이자 복합적인 성격의 버드 역을 탁월하게 연기했다. 평소 그는 타란티노에 대해 “알프레드 히치콕과 맞먹는 감독”이라는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이후 <헤이트풀8>(2015),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 등 타란티노와의 작업 외에도 <델마와 루이스>(1991), <도니 브래스코>(1997), <씬 시티>(2005) 등 무려 300여 편의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사이드웨이>(2004)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던 동생 버지니아 매드슨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신화가 아니라 살과 피와 흉포한 심장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의 농담과 갑작스런 웃음,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그리울 것입니다. 나는 전설이 되기 전의 소년이 그리울 것이다. 오빠가 보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마이클 매드슨은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연기 활동을 했으며, 연기 외에도 여러 편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했다. 지난 몇 년 동안은 개인적인 상처를 겪기도 했다. 2022년에 장남인 허드슨 매드슨이 26세의 나이로 극단적 선택을 했고 2024년에는 결혼 28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