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탕준상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는 삼촌과 조카 사이인 상구(이제훈)와 그루(탕준상)가 유품 정리 업체 무브 투 헤븐을 운영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여러 고인의 마지막 이사를 돕는 업체 무브 투 헤븐. 상구와 그루는 다양한 고인들이 물건을 통해 남긴, 미처 전하지 못한 메시지를 읽으며 남은 이들에게 떠난 이들의 마지막 한 마디를 전한다. <무브 투 헤븐>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충무로 ‘어벤져스’급 조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지진희 | 그루의 아빠, 한정우 역
‘무브 투 헤븐’을 시청자에게 소개하는, 드라마 전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1회의 중심을 잡는 자, 바로 지진희가 연기한 한정우다. 정우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아들 그루를 홀로 키우며  ‘무브 투 헤븐’을 운영한다. 아들 그루는 아빠 정우와 다양한 죽음을 마주하며 삶을 배워간다. 언제나 따스하고 친절한 정우는 지진희 없인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다.  김성호 감독 역시 “대안이 없을 정도로 유일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밝힌 바 있다. 

최수영 | 사회복지사 유림 역
<새해전야> <런 온> 등 올해 여러 작품에서 활약을 펼치며 배우로서의 성장을 입증한 수영. <무브 투 헤븐>에서도 그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무브 투 헤븐’이 만나는 여러 고인과 얽힌 사회복지사 유림을 연기했다. 소외된 자들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키며 극에 따스함을 부여한 캐릭터. 동시에 여러 에피소드에 조화롭게 녹아들며 다른 캐릭터까지 살려내고, 극의 균형을 잡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재욱 | 상구의 후배, 수철 역
수철은 어릴 때부터 상구와 형제처럼 지냈던, 그의 후배이자 격투기 선수다. 극 중반까지 베일에 싸여있는 상구의 과거, 그 핵심에 서 있는 캐릭터.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를 찾고 싶었다”던 감독의 의도에 정확히 걸맞은 배우가 바로 이재욱이다.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위해 격투기와 관련한 트레이닝을 소화했을 그의 노력은 작품에 현실감을 더하는 데 한몫했다. 그간의 신인 이미지를 털어낸, 한층 성숙해진 그의 내면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작품. 

이문식 | 폐기물 수거 담당, 영수 역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낙원의 밤> 속 무시무시한 악역 연기로 배우로서 또 다른 장을 펼치는 데 성공한 이문식. <무브 투 헤븐>에선 유품의 폐기처리를 담당하는 영수를 연기했다. 탈북자인 자신을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본 정우에 대한 고마움을 지닌 ‘무브 투 헤븐’의 조력자. 이문식은 짧은 분량으로도 영수가 견뎌온 지난날들의 고된 흔적을 드러내는 데 성공한다. 믿고 보는 그의 연기가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한 사례.

정애연 | 정 마담 역
상구와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던 캐릭터. 상구가 활동하던 불법 격투기 바를 운영하는 정 마담은 배우 정애연이 연기했다. 연극배우로 데뷔한 뒤 2003년부터 영화 <슬픔보다 슬픈 이야기>,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편의점 샛별이>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온 그의 색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권수현 | 세하대학병원 의사 정수현 역
진심을 전하지 못했단 후회로 많은 시청자를 애틋하게 만든 주인공. 정수현은 5회 에피소드의 중심에 선 고인이다. 병원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범인이 휘두른 메스에 목이 베여 사망했다. <밀정>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청춘기록> <어비스>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권수현이 그를 연기했다. 혈기왕성한 청춘의 모습부터 사이코패스 캐릭터까지, 새로운 얼굴로 필모그래피를 차차 넓혀가는 그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는 데에서 주목해볼 만한 캐릭터.

정동환 | 아파트 경비원 김인수 역
함께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한 노부부가 직접 유품 정리를 의뢰한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지내며 주민들의 되도 않는 갑질을 받고, 요양원에서 지내던 아내를 누구보다 우선시하던 마음 따뜻한 노인 김인수는 시청자의 눈물을 소환하던 캐릭터 중 하나. 회장님 전문 배우로 유명한 정동환이 그를 연기했다. 연고자가 없는 쓸쓸한 노부부로 등장했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만 충분하다면 누구보다 충만할 수 있다는 지혜를 전했던 에피소드. 정동환의 연기가 그에 풍성함을 더했음은 물론이다. 

유선 | 아나운서 강은정 역
미국으로 입양되었다가 추방당한 매튜 그린(케빈 오). 그는 친모를 찾아 한국에 왔지만, 오해와 외로움을 홀로 견디다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유선은 생전 그와 연이 닿았던 유명 아나운서 강은정을 연기했다. 이지적이고 냉철하면서도 누구보다 깊은 속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 오랜만에 스릴러 퀸의 칭호를 내려놓은 유선의 장르 변신이 반가운 캐릭터다. 

이레 | 나비소녀 역
마지막 에피소드에 깜짝 출연한 배우, 영화 <반도>에서 카체이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으로 선명한 인장을 새길 배우 이레다. 그루에게 자신의 유품 정리를 의뢰하는 소녀 차은별을 연기했다. 나비와 함께 등장한 그가 <무브 투 헤븐>의 시즌 2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눈여겨보자.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