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영화 팬이라고 자부하는 사람 중 월트 디즈니의 OTT 서비스(Over-the-top media service) '디즈니+'(디즈니 플러스)를 기다리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파생된 드라마, <스타워즈>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드라마 등 디즈니 플러스 독점 콘텐츠에 대한 입소문이 벌써 다 퍼졌기 때문. 하지만 기자는 조금 다른 면에서 디즈니 플러스를 기다리는데, 그 이유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독점 콘텐츠 때문. 기자와 같이 디즈니 팬보이, 픽사 팬보이라면 기대하고 있을 디즈니 플러스 독점 콘텐츠를 정리했다.


다시 몬스터 주식회사로!
<몬스터 앳 워크>

<몬스터 주식회사>의 스핀오프 시리즈. 부의 등장은 '몬스터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든 사건이었다. 인간 아이의 비명이 아닌 웃음으로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발견한 설리와 마이크는 회사의 핵심 인원이 됐다. 많은 사랑을 받은 <몬스터 주식회사>는 결말의 떡밥과 달리 속편을 프리퀄(<몬스터 대학교>)로 선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몬스터 대학교> 개봉 후 8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은 <몬스터 앳 워크>.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일하는 몬스터들이 주인공으로 설리나 마이크, 예티 등 1편의 주역들도 출연한다. 사업 아이템이 공포에서 코미디로 바뀐 상황에서 몬스터들이 어떤 티키타카로 팬들을 만족시켜줄지 궁금하다. 2021년 여름 공개.


순둥이 더그의 일상
<더그 데이즈>

<업>의 순둥이 멍멍이 더그. 알파를 비롯해 다른 개들에게 무시당하면서도 그저 좋다고 헤실거리는 그 더그가 시리즈로 돌아온다. <더그 데이즈>는 더그가 칼 프레드릭슨 할아버지의 집에 살면서 겪는 일상들을 그린다. 예고편을 보면 자신보다 어린 강아지들을 돌보고,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더그의 멍청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업>에서 그렇게 외치던 '다람쥐!'와의 조우도 그려질 예정. 2021년 가을 공개 예정.


토이스토리는 끝나지 않았다!
<포키는 궁금한 게 많아요> & <램프 라이프>

픽사 스튜디오의 명실상부 대표 시리즈 <토이 스토리>. 픽사의 데뷔작이자 가장 많은 작품을 제작한 시리즈는 2019년 <토이 스토리 4>로 완벽하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의 등장과 함께 픽사는 <토이 스토리>의 못다 한 이야기를 털어내고 있다. <토이 스토리 4>에서 본인이 쓰레기라고 여기는 포크 장난감 포키는 <포키는 궁금한 게 많아요>라는 시리즈로 여러 질문을 던진다. '컴퓨터가 뭔가요', '치즈가 뭔가요' 같은 사사로운 궁금증부터 '시간이 뭔가요', '예술이 뭔가요' 같은 형이상학적 질문까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총 10부작을 공개한 <포키는 궁금한 게 많아요>는 2020년 에미상 단편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부문을 수상했다.

<램프 라이프>는 4편의 이야기를 이끈 보 핍이 주인공이다. 보 핍이 어떻게 우디와 헤어졌는지 보여줬지는 4편 오프닝에서 보여줬지만, 그럼 그때부터 4편 사이에 보 핍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램프 라이프>는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2020년 1월에 공개한 7분짜리 단편으로 짧긴 하나 <토이 스토리 4> 뒷이야기를 듣고 싶은 관객이라면 우디와 보의 투샷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듯. 여담이지만 버즈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라이트이어>라는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온다. 다만 우리가 아는 '장난감 버즈'가 아니라 장난감의 설정인 '버즈 라이트이어'의 모험담을 그릴 예정. 1편에서 잠깐 등장한 버즈와 저그 황제의 대결이 자세히 그려질지도. 


차분한 디즈니 애니, 궁금하시죠?
<제니메이션>


새로 제작한 신작은 아니지만,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제니메이션' 또한 디즈니 플러스의 독점 콘텐츠. 제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에 음악과 대사를 쫙 빼고 현실적인 효과음을 부각시킨 작품이다. 쉽게 말하면 디즈니 영화의 ASMR인 셈. 애니메이션과 '선'(Zen)을 합친 제목처럼 섬세한 사운드로 시청자들을 차분하고 청량한 순간으로 이끈다. 뮤지컬 음악이야말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최고 장점이긴 하지만, 음악을 거둬내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영상미에 풍덩 빠질 수 있는 순간을 안겨준다.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현실에?
<픽사 IRL>

히어로, 로봇, 몬스터… 픽사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픽사 IRL>(PIXAR IN REAL LIFE)에선 가능한 일이다. <픽사 IRL>는 월-E(<월-E>), CDA(<몬스터 주식회사>), 대쉬(<인크레더블>) 등등 현실에 재현한 픽사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들이 사람들을 만나는 리얼리티 몰래카메라 콘텐츠다. 독특한 픽사의 주인공을 구현하는 디즈니의 기획과 기술력이 소소한 재미를 전한다. <도리를 찾아서> 중 도리와 행크의 탈주 장면 같은 명장면을 구현하기도 했다. 스토리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서 화제성은 낮은 편인데, 2019년 11월 19일에 디즈니 플러스 론칭과 함께 공개한 개국공신 콘텐츠 중 하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디즈니 IRL>는 유튜브 채널 'Oh My Disney'에서 볼 수 있으니 관심 있다면 이거라도 먼저 보자. 


그외에도 꼭 봐야할 프로그램들

● 픽사 팝콘
픽사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연장된 단편 시리즈. <토이 스토리>부터 최신작 <소울>까지 각 장편에서 파생된 단편 10편으로 구성됐다. 2021년 1월 22일 공개.

● 원스 어폰 어 스노우맨
<겨울왕국> '렛 잇 고' 시퀀스에서 탄생한 올라프, 자신의 넘버 '인 썸머'까지 무슨 일을 겪었을까. 올라프의 시점에서 <겨울왕국>을 재구성한 단편. 디즈니 플러스는 이후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로하기 위해 <앳 홈 위드 올라프> 시리즈도 발표했다. 이 시리즈는 제작진도 모두 재택근무로 제작했다. 

● 레이디와 트램프
1955년 개봉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영화. 디즈니 플러스 론칭일에 공개한 디즈니 플러스 최초의 오리지널 영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으나…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