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MGM을 인수했다. 이 뉴스를 보고 혹시라도 아마존의 OTT(Over the Top)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이하 프라임 비디오)에 관심이 갖게 된 사람들이 있었을까. 넷플릭스에 비해 프라임 비디오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다. 이렇다 할 서비스 론칭 홍보도 없었고, 국내 제작 콘텐츠도 없고, 국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런 듯하다. 혹시라도 프라임 비디오에 관심이 생겼다면 아래 소개하는 아마존 오리지널 콘텐츠를 참고해보길 바란다. 그럭저럭 재밌게 볼 만한 작품들이 있다.


<높은 성의 사나이>

<높은 성의 사나이> 2015~2019
<높은 성의 사나이>는 무시무시한 상상에 기댄 작품이다. 어떤 상상이냐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독일은 미국의 동부, 일본은 미국의 서부 태평양 연안을 차지했다. (이 설정이라면 한국은 여전히 일본의 식민지다.) 필립 K. 딕의 이 상상은 1962년 소설로 출간됐으며 인기를 얻었다.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 초기에 이 소설을 바탕으로 TV시리즈를 제작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2015년 시즌 1이 공개됐고, 시즌 4까지 제작됐다. 소설은 주인공 줄리아나(알렉사 다바로스)가 연합군의 승리 영상이 담긴 필름을 만든, 반란군의 리더인 높은 성의 사나이(The Man in the High Castle)를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 TV시리즈는 소설보다 확장된 세계를 그린다.


<더 보이즈>

<더 보이즈> 2019~
<슈렉>이 유명해진 이유?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은 왕자와 키스를 하면 저주가 풀리고 아름다운 공주로 돌아온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관습을 깼기 때문에 유명해졌다. <더 보이즈>도 유사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슈퍼히어로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더 보이즈>의 슈퍼히어로 집단 세븐은 마블의 어벤져스처럼 인류를 위해 희생하는 진정한 영웅이 아니다. 대중과 카메라 앞에서만 영웅이고 실제로는 악당에 가깝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더 보이즈>의 슈퍼히어로는 철저한 돈의 논리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일 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슈퍼히어로의 뒤를 캐는 빌리 부처(칼 어번)가 이끄는 사람들과 세븐을 이끄는 슈퍼히어로이자 슈퍼빌런 홈랜더(안토니 스타)의 대결이 <더 보이즈>의 주요 내용이다. 덧붙여 <더 보이즈>는 폭력과 성적 표현이 적나라하게 나온다는 점에 주의하자.


<플리백>

<플리백> 2016~2019
<플리백>은 대담한 작품이다.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들을 생각나는 대로 써보자면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섹스 앤 더 시티>와 넷플릭스의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가 떠오른다. 여성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가까운데 성에 대해서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 점에서 <섹스 앤 더 시티>와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가 떠올랐다. 주인공이 내레이션이 있다는 점에서도 <섹스 앤 더 시티>가 연상된다. 여기서 주의! <플리백>을 설명하기 위해 세 작품을 끌어왔지만 실제로 <플리백>은 이 작품들과 많이 다르다. 우선 훨씬 더 솔직하고 노골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플리백>은 완전히 새로운 형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인공이자 기획자이자 각본가인 피비 월러-브리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공연한 동명의 1인극이 이 발칙한(!) 드라마의 원작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가 쓴 다른 각본의 유명 작품이 있다. BBC 드라마 <킬링 이브>다.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 2018~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은 남자들을 위한 드라마다. 물론 여성들이 봐도 재밌게 볼 수 있을 테지만 톰 클랜시의 이름부터가 남성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해봤다. 군사 소설가이자 <레인보우 식스> 등 밀리터리 게임 시리즈를 만든 톰 클랜시가 창조한 캐릭터 잭 라이언은 이미 영화로 여러 번 본 적이 있는 인물이다. 해리슨 포드가 <패트리어트 게임>(1992), <긴급명령>(1994)에서, 알렉 볼드윈이 <붉은 10월>(1990)에서, 벤 애플렉이 <썸 오브 올 피어스>(2002)에서, 크리스 파인이 <잭 라이언: 섀도우 리크루트>(2014)에서 잭 라이언을 연기했다. 아마존이 내세운 잭 라이언을 연기한 배우는 존 크래신스키다. 중동과 유럽을 무대로 삼은 시즌 1, 남아메리카 베네수엘라에서의 활약을 담은 시즌 2에 이어, 체코 프라하에서 촬영한 시즌 3가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마블러스 미시즈 메이슬>

<마블러스 미시즈 메이슬> 2017~
에이미 셔먼 팔라디노가 제작한 <길모어 걸스>의 팬들은 <마블러스 미시즈 메이슬>을 이미 봤을 것이다. 팔라디노는 1950년대 뉴욕으로 무대를 옮겼다. 주인공은 미시즈 메이슬(레이첼 브로스나한)이다. 아내이자 엄마이며 평범한 주부였던 그는 이혼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다. 그 꿈은? 코미디언이다. 1950년대 미국은 인종, 성차별이 심한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활약한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면 충분히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법하다. <길모어 걸스>처럼 <마블러스 미시즈 메이슬>은 빠른 대사가 특징이다. 속사포 대사 속에는 위트가 가득하다. 이런 점에서 브로스나한의 연기가 돋보인다. 그렇기에 그가 2018년 프라임타임 에미 어워즈에서 코미디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으로 받은 건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