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난 주 화제의 영화'의 주인공은
<사냥>입니다.
헌데,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하루아침에 꺾여 계속 수렁을 헤매는
<사냥>의 흥행 성적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대세배우 조진웅에 대한 기대치 때문일까요,
<사냥>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개봉 첫 날인 6월 29일
1위로 박스오피스에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낭보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바로 다음날
2위였던 <굿바이 싱글>에게 역전 당하고,
또 그 다음날에는
3위였던 <레전드 오브 타잔>에게 역전 당해
주말 내내 박스오피스 3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7월 2일까지 누적관객 기준)
<굿바이 싱글>이 658,794명을 기록한 데 비해
<사냥>은 432,425명에 그쳤습니다.
이와 같은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은
입소문이 매우 안 좋았다는 점입니다.
언론의 반응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미지근한 수준에 그쳤던 바와 달리,
네티즌들의 불만은 뚜렷했습니다.
특히 별점의 경우
차라리 테러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개봉날부터 어마어마한 악평이 쏟아졌습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별점평.
안성기는 산으로 갔고, 영화도 산으로 갔다.
정말 조진웅만 믿고 보러 갔는데...이럴 수는 없다. 이 영화엔 곡성도 있고 람보도 있고...ㅋㅋ
잠이 올 만큼 지루했어요. 총 소리밖에 안 들렸어요. 더럽게 재미없네요.
최고의 캐스팅을 앞세우고도 스토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영화의 이면
웃겨요.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다 웃어요.
몰입이 전혀 안 되고 뭔가 난잡하다.
군데군데 농담이 섞이긴 했지만,
이와 같은 평들은
<사냥>의 특징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눠봄 직합니다.
배우가 아깝다
<사냥>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칭찬은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한국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인 조진웅이 1인2역은 맡고, '국민배우' 안성기가 특유의 푸근함을 싹 걷어내고 생존을 위해 산속을 해메는 노인을 구현해낸 점은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에 반해, 그들이 돋보일 만한 캐릭터나 서사가 부재하다는 평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지루하다
비판의 상당수가 이야기가 재미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산'이라는 지극히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자칫 평이해질 수 있는 구석이 많은데도 그걸 제대로 보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총 소리가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데도 졸음이 올 만큼 지루하다는 평도 자주 눈에 띱니다.
중구난방이다
평이하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맥락 없이 흘러간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특히 (안성기가 연기한) 기성이 제대로 총을 맞고도 일어나 다시 사투를 벌이는 대목은 "안성기가 람보냐?"라는 비아냥을 이끌었습니다. 또한 산에서 벌어지는 추격 액션물이 점점 기성을 쫓는 사냥꾼들이 어설픈 사투리를 구사하며' 실수를 연발하며 점점 블랙코미디처럼 흐르는 과정은 관객에게 쓴웃음만 남겼습니다.
<사냥>의 이우철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임엔 분명하다.
하지만 3점, 5점도 아닌
줄줄이 1점을 준다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나흘째 박스오피스 선두를 지킨
<굿바이 싱글>의 활약에
오는 6일 <도리를 찾아서>와 <봉이 김선달>까지
개봉한다면 <사냥>이 자리를 지키는 게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선전을 기원해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