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 천사의 비밀> 촬영현장의 자움 콜렛 세라(왼쪽) 감독.
<하우스 오브 왁스> 촬영현장의 자움 콜렛 세라 감독.

자움 콜렛 세라(실제 발음은 자우메 쿠예트 세라에 가깝다) 감독에 알아보자. 스페인 출신의 콜렛 세라 감독은 <정글 크루즈>의 감독이다.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가 출연한 이 디즈니 영화의 연출자가 되기 전까지 콜렛 세라 감독의 여정을 돌아보자. 그는 어떻게 메이저 중에 메이저인 디즈니에 입성할 수 있었을까. 필모그래피에 힌트가 있을 것이다.


<하우스 오브 왁스>

<하우스 오브 왁스>(2005)
<하우스 오브 왁스>가 콜렛 세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를 데뷔시킨 사람은 <다이하드>, <매트릭스> 시리즈의 제작자 조엘 실버였다.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1974년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그해 콜렛 세라 감독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던 그는 만 18세가 되자마자 LA로 떠났다. 대학을 졸업한 뒤 콜렛 세라는 영화 편집기사로 일하고,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이후 CF 감독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소니, 버드와이저, 마스터카드 등의 여러 브랜드의 광고를 만들었다. 그러다가 실버의 눈에 띄었을 것이다. 슬레셔 장르의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는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패리스 힐튼이 출연한 것이 화제가 되는 것 정도였을까. 참고로 힐튼은 이 영화로 골든라즈베리상을 수상했다. 최악의 연기를 펼쳤다는 뜻이다.

하우스 오브 왁스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엘리샤 커스버트, 채드 마이클 머레이

개봉 200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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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언노운>(2011)
<언노운> 개봉 전 콜렛 세라 감독은 두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골 2: 꿈을 향해 뛰어라>(2007)와 <오펀: 천사의 비밀>(2009, 이하 <오펀>)이다. 두 영화 가운데 더 익숙한 제목은? <오펀> 쪽이다. <골 2: 꿈을 향해 뛰어라>는 그의 고향 팀과 라이벌 관계인 레알 마드리드 구단이 등장하는 축구영화다. 축구팬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콜렛 세라 감독이 리암 니슨을 만나게 한 영화는 아무래도 <오펀>일 것 같다. 데뷔작보다 뛰어난 제대로 된 공포영화를 만들어낸 다음 그가 선택한 장르는 액션, 스릴러다. 리암 니슨의 <테이큰>이 이미 나와 있는 상태에서 <언노운>을 연출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 아니었을까. 콜렛 세라 감독은 <오펀>에서 보여준 반전의 묘미를 <언노운>에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의 성패는? 평론가들은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래도 <언노운>은 콜렛 세라 감독이 니슨과 함께한 첫 영화라는 데 의미가 있다.

언노운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리암 니슨

개봉 201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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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톱>

<논스톱>(2014)
<언노운>이 반전 드라마와 액션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했다면 <논스톱>은 서스펜스가 가미된 액션에 집중하는 전략의 영화다. 4만 피트(약 12km) 높이로 하늘을 나는 여객기에서 일어난 테러라는 설정이 아주 특별하지 않지만 테러범으로 몰린 리암 니슨의 무시무시한 연기와 액션은 관객들에게 쫄깃한 스릴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테이큰> 이후 니슨의 액션영화 필모그래피에서 <논스톱>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더불어 콜렛 세라 감독의 이름도 대중에게 또렷이 기억되기 시작했다. 물론 니슨에 기댄 명성이긴 하다. <논스톱> 성공 이후 두 사람은 한동안 파트너로 지냈다. 그의 연출작 가운데 니슨과 함께한 영화는 <런 올 나이트>(2015)와 <커뮤터>(2017)가 있다. 두 영화 가운데 <커뮤터>가 더 많이 흥행했는데 <논스톱>의 뉴욕 통근 열차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논스톱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리암 니슨, 줄리안 무어, 미셀 도커리

개봉 201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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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워터>

<언더워터>(2016)
<런 올 나이트>와 <커뮤터> 사이에 <언더워터>가 있다. 개인적으로 콜렛 세라 감독의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바다에서 벌어지는 상어와의 생존게임을 그린 이 영화는 콜렛 세라 감독의 재능을 집약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관객과의 게임(?)을 즐기는 편이다. 내러티브 측면에서 관객과의 게임을 즐긴다고 한다면 스토리의 반전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가 각본을 직접 쓴 것은 아니지만 <오펀>, <언노운>에서 그런 재능을 보여줬고,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액션으로 만드는 게임도 즐겨 한다. 관객이 숨을 멈추고 스크린에 집중하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스릴과 서스펜스가 있는 액션을 잘 구축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논스톱>의 경우, 관객은 누가 진짜 범인인지 두뇌를 굴리면서 리암 니슨의 액션에 집중해야 했다. 그렇다면 <언더 워터>의 경우는 어떨까. 상어와의 사투를 벌이는 데 관객이 스토리에 몰입해 두뇌 게임을 할 필요 없다고? 글쎄, 어쩌면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 <언더 워터>는 주인공 낸시(블레이크 라이블리)가 거의 혼자 등장한다. 그에게 몰입하게 된다면 어느 순간 나를 향해 돌진하는 거대 상어와 두뇌 싸움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언더 워터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블레이크 라이블리

개봉 201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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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크루즈>
정글 크루즈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드웨인 존슨, 에밀리 블런트

개봉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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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움 콜렛 세라 감독이 <정글 크루즈> 감독으로 발탁되기 전까지의 여정을 살펴봤다. 그는 CF 감독으로 유명 제작자의 눈에 띈 이후, 공포영화 감독으로 데뷔해 재능을 인정받고, 리암 니슨과 여러 영화를 만들며 명성을 쌓았다. 그 가운데 <언더 워터>는 오롯이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작품이 됐다. 디즈니의 영화를 연출한 지금, 그는 어린 시절 스페인에서 꿈꾸던 감독이 됐을까.

콜렛 세라 감독이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이 되기까지 리암 니슨이 중요한 파트너였다. 이후 그의 파트너는 드웨인 존슨이 될 것 같다. 그의 다음 작품은 DC코믹스 원작의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 아담>이다. <정글 크루즈>에서 함께 한 드웨인 존슨이 블랙 아담을 연기한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