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재차의>
<이미테이션>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만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지닌 10대 방법사 소녀와 긍정의 힘으로 험난한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는 아이돌 가수. 올해 여름 영화와 드라마로 관객을 찾아 극과 극의 이미지를 보인 배우, 바로 정지소다. <기생충>의 다혜 역으로 전 세계인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수직 상승한 자신의 인지도에 만족하기보단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만나며 꾸준히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정지소에 대한 사실들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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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현승민이다

정지소 인스타그램 (@mint_ziso)

정지소의 본명은 현승민이다. 아역 시절부터 현승민이란 이름으로 활동했고, <기생충>에 합류하면서부터 정지소라는 예명을 사용했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정지소란 예명에 대한 뜻을 밝히기도. 본인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동생 이름이 화랑인데 역사적으로 신라시대에 지소태후가 화랑을 조직했다고 알려져 있다. 동생을 엄마처럼 보살피고 싶은 마음을 담아” 지었다고 밝혔다. 정지소의 동생 현화랑은 2010년생으로 올해 11살을 맞았다. 정지소는 남동생을 유달리 예뻐하는 동생 덕후 배우로도 유명하다. 


2
어린 시절엔 피겨 선수였다

1999년생으로 올해 22살을 맞이한 정지소. 그는 10여 년 전인 2012년까지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활동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방학 특강으로 스케이트 레슨을 받다가 소질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스케이팅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피겨 스케이팅 생활도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를 변경했다. 주변에 연기하는 친구들을 수소문해 오디션을 알아봤고, 드라마 <메이퀸>의 오디션에 합격하며 배우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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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 하지원, 한효주, 한지민의 아역으로 출연했다

(왼쪽부터) <대호> <기황후>

연기 경력이 전혀 없었던 피겨 스케이팅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주말 드라마의 주인공 아역으로 캐스팅된 정지소는 이후로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수많은 배우들의 아역을 연기했다. 데뷔 이후 5년간 무려 12편의 드라마, 3편의 영화와 3편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능력자. <기황후>에선 하지원의 아역을 연기하며 사극에 도전했고, 스크린 데뷔작 <다우더>에선 구혜선의 아역을 연기하며 부모와 갈등을 빚는 청소년의 심리를 매끄럽게 표현해냈다. 2015년엔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에서 한지민의 아역을 연기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영화 <대호>에서 석이(성유빈)와 어린 시절부터 혼담을 맺은 선이를 연기하며 최민식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2016년엔 드라마 <W>에 캐스팅되어 한효주의 아역을 연기했다.


4
<기생충>의 다혜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기생충>

정지소 필모그래피의 대표작. 2020년 아카데미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 시상식을 휩쓴 한국 영화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 집안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학력을 위조해 과외 선생으로서 IT 기업 CEO 박 사장(이선균) 저택에 발을 들이며 시작된다. 기우의 과외생이 바로 다혜, 정지소의 역할이다. 짧은 시간 캐릭터를 분석해 땡깡쟁이의 느낌으로 자유연기를 펼쳐 봉준호 감독의 선택을 받은 그는 대선배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극에 팽팽한 텐션을 더하는 데 성공했다. 


5
<기생충>을 만나기 전엔 알바를 전전했다

<기생충>

정지소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봉준호 감독은 연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은인”이라 고백했다. 배우를 포기하려 할 때 <기생충>을 만났기 때문. 아역 연기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정지소에게도 슬럼프가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무렵, 성인도 아이도 아닌 애매한 시기라 작품도 들어오지 않았고 오디션에서도 번번이 낙방을 겪었다고. 당시 “연기가 내 길이 아닐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입시를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도 전전했다”고 밝혔다. 2년간의 고생 끝에 <기생충>을 만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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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식구들과의 인연

(왼쪽부터) 이선균, 정지소
<이미테이션>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준 박소담, 정지소 인스타그램(@mint_ziso)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만들던 시절, 작품에 얽힌 소소한 비하인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정지소와 이선균은 <기생충> 이전 이미 과자 CF를 통해 살가운 부녀로 호흡을 맞춘 적 있다. 작품에 함께 출연한 박소담과는 정신여자고등학교 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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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이 쓴 <방법>이 첫 주연작

<방법>

<기생충> 이후 정지소가 선택한 작품,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드라마 <방법>이다. 방법사 소녀 소진과 사회부 기자 진희(엄지원)가 IT 대기업 뒤에 숨은 거대한 악과 맞서는 과정을 담았다. <부산행> <반도>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쓴 첫 번째 드라마 집필작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방영 후엔 부유한 집안의 철없는 딸을 연기했던 정지소의 180도 변신으로 주목받은 작품. 숏컷에 늘 후드를 뒤집어쓰고 다니는, 음울한 기운을 뽐내는 소진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정지소의 깊이 있는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연상호 각본가는 “선악이 공존하는 10대 후반의 고등학생, 그 복합적인 얼굴을 담은 젊은 배우를 찾던 중 정지소를 만났다”며 “만약 <방법>을 만화로 그린다”고 상상했을 때, “만화 속 주인공 같은 모습이어서 깜짝 놀랐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8
노래를 잘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이미테이션>은 아이돌 생태계를 다룬다. 정지소는 그룹 티파티의 센터 마하 역으로 출연했다. <방법> 속 소진과 완벽히 다른 모습으로 또 한 번 시청자를 놀라게 만든 작품. <이미테이션>은 정지소의 숨은 노래 실력과 춤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작품뿐 아니라 그의 인스타그램에서 정지소의 노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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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은 마동석과 함께한다

광고에서 합께한 정지소, 마동석

차기작은 영화 <압구정 리포트>와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다. 2020년 말 촬영을 마친 <압구정 리포트>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과 까칠한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가 강남 일대 성형 비즈니스 전성기를 여는 이야기다. 정지소는 극 중 마동석의 딸을 연기한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역시 마동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다. 악마를 사냥하는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이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맞서는 이야기. 마동석은 악마를 사냥하는 어둠의 해결사 바우를, 정지소는 기이한 증상에 시달리는 은서를 연기한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