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TV 시리즈

<반지의 제왕>이 돌아온다. 8월 2일(현지시각) 해외 매체들이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제작하고 있는 제목 미정인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의 첫 이미지 사진을 보도했다. 톨키니스트(Tolkienist)를 비롯해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3부작의 팬이라면 분명 기대하고 있을 작품일 것이다. 이제 겨우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지만, 치열한 OTT(Over the Top)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아마존이 엄청난 자본을 들여 만든다고 알려진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자.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보려면 아래 블로그를 참고하면 된다.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 공식 엠블럼

공개날짜
<반지의 제왕>의 첫 이미지 공개와 함께 주목할 만한 사실은 시리즈의 첫 방영일이다. <반지의 제왕>은 2022년 9월 2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첫 공개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제작 차질을 반영한 날짜다. 아직 1년 이상 기다려야 이 프로젝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시즌 1의 촬영은 8월 2일에 마무리됐다. 시즌 1은 모두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시즌 2는 2019년에 이미 제작을 확정했다. 7월에 나온 보도에 따르면 시즌 3의 대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아마존 스튜디오 CEO 제니퍼 살케

제작비
<반지의 제왕>이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 규모다. 첫 시즌에만 4억 6500만 달러가 투입됐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대략 5321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제작비가 얼마나 큰 돈인지 가늠해보려면 <왕좌의 게임>과 비교해보면 된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의 회당 제작비가 1500만 달러(원래 계획은 500만 달러)였다.

시리즈 첫 공개 날짜를 발표한 아마존 스튜디오의 CEO 제니퍼 살케는 “전 세계의 관객들(global audience)과 함께할 새로운 중간계 여정에 얼마나 흥분되는지 모른다. 재능 있는 프로듀서, 출연진, 제작팀이 이 놀라운 작품을 위해 뉴질랜드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살케는 엄청난 제작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시청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왼쪽부터) 패트릭 맥케이, J. D. 페인
<반지의 제왕> 촬영현장의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
<반지의 제왕> 촬영현장의 샬럿 브랜스트롬 감독.
<반지의 제왕> 촬영현장의 웨인 체 립 감독.

제작진
이 포스트에서 TV 시리즈라고 쓰고 있는 방송, 스트리밍 컨텐츠는 국내에서 미국 드라마 줄여서 미드라고 주로 부른다. 미국 내에서는? TV 쇼라는 표현이 자연스럽다. 그런 까닭에 TV 쇼 전체를 총괄하는 제작자를 쇼러너(Showrunner)라고 호칭한다. 영화와 달리 TV 시리즈는 한 명의 감독이 전체 에피소드를 다 연출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쇼러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쇼러너는 대체로 각본을 쓰는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터(Creator)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의 쇼러너는 누굴까? J. D. 페인과 패트릭 맥케이 듀오가 중책을 맡아 각본을 쓰고 있다. 이들은 대단한 경력을 지닌 작가들은 아니다. 한마디로 신인이다. 2023년에 개봉할 예정인 <스타트렉 4>(가제)에 참여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데드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스타트렉 4>의 제작자인 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 듀오는 <정글 크루즈>에도 참여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은 샤이어에서 여정을 떠나는 프로도에 비교했다.

이들과 함께할 연출진으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 TV 시리즈 <위쳐>와 <아웃랜더>에 참여한 스웨덴 출신의 샬럿 브랜스트롬 감독, <시간의 바퀴>의 웨인 체 립 감독 등이 합류했다.


출연진
제작진만큼 중요한 사람은 출연진, 배우들이다. 2019년 시리즈 제작 초기, <미드소마>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의 윌 폴터가 주인공인 벨도르 역으로 출연할 거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반지의 제왕> 제작진은 2020년 1월, 1차로 15명의 출연진을 공개했다. 벨도르 역은 로버트 아라마요가 맡을 걸로 보인다. 영국 배우인 아라마요는 <왕좌의 게임>에서 네드 스타크(숀 빈)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모피드 클락은 젊은 갈라드리엘 역을 맡았다.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했던 캐릭터다.

2020년 12월 2차 캐스팅 명단이 공개됐다. TV 시리즈 <슈터>, <어카운트>, <콜로비아나> 등에 출연한 신시아 아다이 로빈슨라는 배우가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이어즈 & 이어즈>에서 출연한 막심 발드리도 이름을 올렸다. 출연진의 중요성을 앞서 언급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스타가 <반지의 제왕>에 출연하지 않는다. 그럼 점에서 내년 9월, <반지의 제왕>이 방송을 시작하면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지켜보게 될지도 모른다. <반지의 제왕>을 통해 캐릭터가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경험이 있는 관객이라면 아마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 공식 지도.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 공식 시놉시스

스토리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의 스토리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전체적인 흐름 정도만 공식 시놉시스로 공개됐다. TV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 3부작 이전, 중간계 제2시대를 다루게 된다. <호빗>과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 수천 년 전의 사건을 담은 프리퀄이다. J. R. R. 톨킨은 제2시대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작품을 쓰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는 제작진이 만들어낸 캐릭터와 사건이 적극 개입될 수 있는 작품이다. 제작 자문을 맡은 톨킨 전문가 톰 쉬피 교수는 “제2시대의 주요 이벤트를 바꾸지 않지만 그 사이의 틈은 제작진이 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지의 제왕>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가제인데, 이 TV 시리즈를 <반지의 제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제2시대에 사우론이 절대 반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 TV 시리즈는 절대반지의 탄생부터 실종까지를 다룬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로 지난해 제작진의 뉴질랜드 현지 캐스팅 공고를 보고 팬들은 작품 속에 누드와 성행위 장면이 들어갈 지도 모른다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온라인 청원을 통해 반대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공개한 시리즈의 첫 이미지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반지의 제왕> 첫 이미지가 첫 에피소드에 나오는 장면이라고 한다. 팬들은 이미지 속 인물은 젊은 시절의 갈라드리엘로 추측했고 멀리 보이는 도시가 발리노르의 티리온이라고 추측했다. 티리온은 갈라드리엘의 고향이다.


<반지의 제왕>의 새 여정은 이제 시작됐다. 정확하게 말하면 출발 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원작의 무게감, 제작비만 보면 그야말로 역대급 시리즈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타 캐스팅은 없지만 스타 탄생을 지켜볼 가능성은 충분하다. 2022년 9월, 위대한 여정을 위해 팬들도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