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다큐멘터리 붐입니다. 극장 상영 중인 <노무현입니다>는 개봉 16일차에 14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간이 이제는 누군가의 시선이 담긴 다큐멘터리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객들이 가장 사랑한 다큐멘터리는 무엇일까요? 극장에서 놓치신 분들, 아직 관람을 못하신 분들을 위해 앞으로 소개해드릴 다큐멘터리는 6월 10일(토)부터 16일(금)까지 할인 이벤트를 하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감독 진모영 출연 조병만, 강계열 상영시간 86분 제작연도 2014 관객수 480만명
 

76년 동안 부부로 함께 살아온 故 조병만 할아버지, 강계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다큐멘터리 흥행 순위 1위입니다.  KBS <인간극장>에 출연했던 두 분의 모습을 진모영 감독은 독립 다큐멘터리로 제작했습니다. 두 분의 순수한 일상과 그럼에도 언젠가 겪을 수밖에 없는 이별을 담아내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그래서 입소문에 입소문을 거듭하며 480만 명이란, 흥행 이상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현재까지 독립영화에서 최고의 흥행 기록을 유지하고 있고요. 에디터에겐 이 영화는 비록 큰 상영관은 아니었지만, 가득 찼던 관객석에서 정말 숨소리 하나 안 들릴 정도로 모두가 집중하던 순간을 선사했던 영화입니다. 그러다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울음을 꾹 참는 분위기가 극장을 감쌌었죠.  
 

흥행에 성공한 이후 강계열 할머니는 자필 편지를 공개하면서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전했고, 그런 할머니의 마음에 관객들은 또 눈물지어야 했죠. 특히 할머니께서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극장에서 이 영화를 여러 번 봤다는 일화 역시 두 분의 사랑을 다시금 생각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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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출연 최원균, 이삼순, 최노인의 소 상영시간 75분 제작연도 2008 관객수 293만명
 

다음 작품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등장하기 전까지 6년 동안 독립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지킨 <워낭소리>입니다. 팔순 농부인 故 최원균 할아버지와 그와 반평생을 함께한 소의 모습을 담아내 관객들을 극장가로 이끌었습니다. <워낭소리>는 다큐멘터리 '대박 흥행'의 첫 스타트를 끊어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골을 배경으로 농부의 일상, 소와 인간의 교감을 그리면서 <워낭소리>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했고, 그런 점이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었습니다. 특히 노인이 주인공이란 점에서 이전의 독립영화들과 달리 노년층 관객들의 힘이 컸습니다.  
 

다만 감동적이었던 작품과 달리 이후 상황은 썩 좋지 못했습니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워낭소리>의 배경이 됐던 촬영지에 관광객이 늘어나 故 최원균 할아버지의 일상을 방해하기도 했고요. 이충렬 감독은 작품 성공 이후에도 사기, 수익금 분배 소송, 거기에 뇌종양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그래도 영화 <매미소리>로 돌아올 예정이라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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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톤즈>
감독 구수환 출연 이태석 상영시간 91분 제작연도 2010 관객수 44만명
 

원래 이 자리에 <노무현입니다>나 <화씨 9/11>을 넣어야겠지만, 상영 중인 작품과 VOD 서비스가 없는 작품을 제외하고 리스트를 이어가겠습니다. <울지마, 톤즈>는 '수단의 슈바이처'라 불리던 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룹니다. KBS 스페셜로 방영됐던 <수단의 슈바이처, 故 이태석 신부>라는 다큐멘터리를 다시 극장판으로 추가 편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의대 출신으로 신부가 된 故 이태석 신부가 20여 년간 내전 중에 있던 남수단에서 활동한 기록을 담은 <울지마, 톤즈>는 전국 76개의 스크린에서 2010년 9월에 개봉해 2011년 2월까지 장기상영에 성공하며 44만 명을 모았습니다. 주요 인물이 '신부'라는 종교적 위치에 있는데도 그의 숭고한 정신에 개신교, 불교 등에서도 이 다큐멘터리를 관람했다고도 하고요.
 

특히 이 다큐멘터리는 후속 방영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KBS스페셜 - 이태석 신부, 세상을 울리다> <스마일 톤즈> <울지마 톤즈-브라스 밴드 한국에 오다!>까지 총 세 편의 후속 다큐멘터리가 제작될 만큼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걸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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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감독 알래스테어 포더길, 마크 린필드 출연 패트릭 스튜어트(내레이션) 상영시간 90분 제작연도 2007
관객수 22만명
 

순위 내 유일한 환경 다큐멘터리 <지구>입니다. 에디터가 기억하기로 국내 상영판에선 배우 장동건이 내레이션을 했었죠. 환경 다큐멘터리이기에 특정한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의 장대한 아름다움을 담아내 가족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이 흥행 성공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특히 20일 만에 20만 관객을 넘어선 속도는 이런 환경 다큐멘터리 작품에서 나오기 힘든 기록이기 때문에 더욱 빛납니다.
 

지구의 자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넌지시 전달하는 <지구>의 화법은, 대중들을 넘어 평론가들에게도 유효하게 들어갔을 정도로 촘촘하게 구성됐습니다. 이 자연을 큰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었던 관객들에게 분명 뜻깊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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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현, 두 도시 이야기>
감독 전인환 출연 노무현 상영시간 95분 제작연도 2016 관객수 19만명
 

2016년 10월에 개봉한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최초의 다큐멘터리입니다. 현재 상영 중인 <노무현입니다>만큼 '대박'은 아니지만 다큐멘터리답지 않은 흥행 바람을 탔습니다. 경선에서의 역전을 집중 조명했던 <노무현입니다>와 달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백무현 여수 을 후보의 도전기를 교차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사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상영 전에 이뤄진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수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방식)에서 1억 원을 달성하면서 대중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갖는 관심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인 사안이 담긴 영화들이 때때로 개봉부터 난항을 겪는 걸 생각해보면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개봉부터 흥행까지, 관객들이 일궈낸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보러 가기


영화들의 무게감이 남다르다보니 포스트도 사뭇 무거운 느낌이 되고 말았네요. 그만큼 이 다큐멘터리들이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작품을 보면서 그 마음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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