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요한슨, 웨스 앤더슨의 다음 영화에 합류하다.” 8월 16일(현지 시각) ‘버라이어티’가 보도한 내용이다. 요한슨은 디즈니와의 소송으로 이 캐스팅 소식 이전에 뉴스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시간이 다소 흘렀지만 이 보도를 계기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출연하기로 한 배우들의 화려한 라인업을 살펴보자.

- 블랙 위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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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케이트 쇼트랜드
출연 스칼릿 조핸슨,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즈, 데이빗 하버
개봉 2021.07.07.
스칼렛 요한슨
스칼렛 요한슨은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를 오가는 배우다. 상업 영화, 예술 영화라는 구분이 거친 면이 있지만 편의상 둘을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요한슨이 연기한 블랙 위도우 캐릭터의 마블 영화는 거대 자본의 프랜차이즈로 상업 영화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요한슨은 노아 바움벡 감독의 <결혼 이야기> 같은 상대적으로 저예산의 작품에도 출연한다.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 작품은 <블랙 위도우>와는 분명 결이 다르다. 아직 제목이 공개되지 않은 앤더슨 감독의 신작은? <블랙 위도우>보다는 <결혼 이야기>에 가까운 형태가 아닐까. 참고로 요한슨은 앤더슨 감독의 <개들의 섬>에 목소리 출연한 적이 있다. 실사 영화 출연은 처음이다.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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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시얼샤 로넌,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토니 레볼로리
개봉 2014.03.20. 2018.10.11. 재개봉
틸다 스윈튼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단골 출연하는 배우로 틸다 스윈튼을 빼놓을 수 없다. 당연하다는 듯이 스윈튼은 앤더슨 감독의 신작 캐스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스윈튼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프렌치 디스패치>에도 출연했다. 이 작품은 칸에서 호평을 얻었다. ‘버라이어티’는 연말부터 시작되는 “<프렌치 디스패치>가 시상식 시즌에 유력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윈튼이 출연한 앤더슨 감독의 영화 속 인상적인 캐릭터는 아마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의 마담 D.가 아닐까 싶다. 스윈튼은 분장의 달인이다. 신작에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보자.

- 프렌치 디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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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티모시 샬라메,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제프리 라이트, 베니시오 델 토로, 레아 세이두, 프란시스 맥도맨드, 애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 리나 쿠드리, 스티브 박, 마티유 아말릭
개봉 미개봉
애드리언 브로디
스윈튼보다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더 많이 출연한 배우가 애드리언 브로디다. <다즐링 주식회사>(2007), <판타스틱 Mr. 폭스>(2009),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 등에 출연했다. 그러니까 브로디가 앤더슨 감독의 신작 출연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말하자면 브로디는 앤더슨 사단의 배우로 인식되고 있다.

-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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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임스 건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조엘 킨나만, 실베스터 스탤론, 비올라 데이비스
개봉 2021.08.04.
마고 로비
마고 로비가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출연한다. 브로디의 출연 소식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마고 로비가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고 로비는 할리우드에서 현재 가장 잘나가는 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요한슨처럼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의 경계도 넘나들며 커리어를 쌓고 있다. 로비는 앤더슨 감독의 신작 이외에도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연출한 <바빌론>이라는 영화를 촬영 중이다. 그밖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을 배경으로 한 저스틴 커젤 감독의 <루인>(Ruin), 할리퀸으로 출연하는 DC 영화 <고담 시티 사이렌>,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Barbie)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제이슨 슈왈츠먼
앤더슨 감독의 팬이라면 제이슨 슈왈츠먼의 이름이 나오길 기다렸을 것이다. 슈왈츠먼은 거의 모든 앤더슨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다.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서 슈왈츠먼의 이름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할 지경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1998)였다.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슈왈츠먼은 스토리 만드는 일에도 참여했다.

-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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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빌 머레이, 오웬 윌슨, 케이트 블란쳇, 안젤리카 휴스턴, 윌렘 대포, 제프 골드브럼
개봉 미개봉
빌 머레이
슈왈츠먼의 이름을 확인했으니 빌 머레이를 언급해야 할 듯하다.슈왈츠먼처럼 머레이도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출연한다. 이 정도면 메레이를 앤더슨 영화의 고정 출연진, ‘기본 옵션’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신작을 포함해 머레이는 앤더슨 감독의 영화 9편에 출연했다. 머레이가 출연하지 않은 앤더슨 감독의 작품은 딱 하나, 데뷔작 <바틀 로켓>(1996)이다.

- 트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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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이 로치
출연 엘르 패닝, 브라이언 크랜스톤, 다이안 레인, 헬렌 미렌, 루이스 C.K.
개봉 2016.04.07.
브라이언 크랜스톤
TV 시리즈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 화이트 캐릭터로 익숙한 브라이언 크랜스톤도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출연한다. 크랜스톤은 요한슨처럼 <개들의 섬>에 목소리 출연을 한 적이 있다. 앤더슨 감독의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엑스맨 탄생: 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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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개빈 후드
출연 휴 잭맨
개봉 2009.04.30.
리브 슈라이버
크랜스톤과 요한슨처럼 <개들의 섬>에 목소리 연기를 했던 리브 슈라이버 역시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출연을 확정했다.

- 히트맨: 에이전트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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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알렉산더 바흐
출연 재커리 퀸토, 루퍼트 프렌드, 시아란 힌즈, 한나 웨어
개봉 2015.09.03.
루퍼트 프렌드
TV 시리즈 <홈랜드>, <히트맨: 에이전트47>의 루퍼트 프렌드가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합류했다. 프렌드는 이번이 앤더슨 감독과의 첫 만남이 아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프렌치 디스패치>에 출연했다.

- 헝거게임:모킹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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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리암 헴스워스, 줄리안 무어, 조쉬 허처슨,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우디 해럴슨, 엘리자베스 뱅크스, 제프리 라이트, 스탠리 투치, 도날드 서덜랜드, 윌로우 쉴즈, 샘 클라플린, 지나 말론, 마허샬라 알리
개봉 2014.11.20.
제프리 라이트
위에 소개한 프렌드 비슷한 케이스가 제프리 라이트다. TV 시리즈 <웨스트월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라이트는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처음으로 앤더슨 감독과 협업한 뒤 신작의 캐스팅 명단에 이름이 올렸다.

- 더 나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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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오거스트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홉 데이비스, 멜리사 맥카시, 엘르 패닝
개봉 미개봉
홉 데이비스
앤더슨 감독 신작 출연진 가운데 가장 낯선 이름은 아마도 홉 데이비스가 아닐까 싶다. 데이비스는 조연으로 꾸준히 작품에 출연해왔다. 2003년 개봉작인 <아메리칸 스플렌더>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그밖에 <어바웃 슈미트>(2002)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워렌 슈미트의 딸로 출연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는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어머니, 마리아 스타크를 연기했다.

- 더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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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개봉 2018.02.28.
톰 행크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톰 행크스다. 행크스의 출연 소식은 7월 말에 보도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조나단 드미, 폴 그린그래스, 로버트 저메키스 등의 영화에서 자주 봤던 행크스가 앤더슨 감독의 신작에 출연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교집합이 딱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행크스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되긴 하지만, 행크스는 주연이 아닌 카메오로 출연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아직 제목도 없는 앤더슨 감독의 신작의 출연진을 살펴봤다. 늘 그렇듯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른바 앤더슨 사단 배우 가운데 빠진 이름이 있다면 오웬 윌슨이 떠오른다. 현재 이 영화는 스페인에서 촬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IMDb는 “루머에 따르면 유럽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라고 표기하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스페인에서 촬영하지만 스페인에 대한 영화는 아니다”라는 스윈튼의 발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 해외 언론들은 가을로 예정된 <프렌치 디스패치>의 개봉일 이전에 신작 촬영을 끝마칠 것으로 예상했다. <프렌치 디스패치>가 개봉하기도 전에 벌써 다음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웨스 앤더슨 감독. 여전히 자신들이 사랑하는 배우들을 잔뜩 모았다. 물론 마고 로비, 톰 행크스처럼 처음 함께 한 배우들도 있었다. 어떤 작품일지 공개된 내용이 없지만 출연진만으로도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