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P.>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군대를 벗어난 탈영병들. <D.P.>는 군무 이탈 체포조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의 시선을 통해 무엇이 그들을 군대 밖으로 내몰았는지 조명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김보통 작가의 유명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오래전부터 대물림된 한국 군대의 문제를 꼬집으며 군필자들을 비롯한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안준호와 한호열을 연기한 정해인과 구교환이 극의 무게 중심을 잡고 있지만, <D.P.>의 흐름을 요동치게 만드는 진짜 주인공은 말 못 할 사연들을 품고 있는 탈영병들. 강렬한 연기로 대중에게 선명한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한 <D.P.> 속 탈영병을 연기한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박 정 우
/ 신우석 일병 役

출생 | 1996년
데뷔 | 2017년,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1

신우석은 <D.P.>의 첫 단추를 꿰는 탈영병이다. 사회에서도, 부대에서도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핍박을 받아온 그에겐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신우석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고, 이는 안준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신우석을 연기한 박정우는 첫 에피소드 속 짧은 분량만으로 시청자를 <D.P.>의 세계 안으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한다. 화제의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의 연하남 강윤 역으로 인지도를 높인 그는 이후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겨울(신현빈)의 동생 가을, <번외수사> 속 형사 대진을 연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D.P.> 이후 차기작은 <날아올라라, 나비>. 헤어 디자이너와 인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김향기, 최다니엘, 오윤아와 함께 출연한다. 

(왼쪽부터) <연애플레이리스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김 동 영
/ 최준목 이병 役

출생 | 1988년
데뷔 |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

영화, 드라마를 자주 보는 이들이라면 단번에 알아봤을 최준목 이병의 본체. <D.P.>를 포함해 올해만 벌써 6편의 작품으로 관객을 찾은 배우 김동영이다.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의 아역을 연기하며 데뷔한 김동영은 여러 작품, 그 안의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성장 과정을 새겨왔다. <완득이> 속 완득이(유아인)의 친구 혁주를 통해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저만의 선명한 개성을 내보이는 데 성공한 그는 이후 <끝까지 간다>의 도희철 형사, <밀정> 속 의열단 허철주, <7호실>의 히든카드 한욱, 시 쓰는 고등학생으로 변신해 신스틸러로서의 능력을 톡톡히 선보인 <용순> 속 빡큐, <독전> 속 농아 남매 중 오빠 동영 등 다양한 역할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왼쪽부터) <밀정> <독전>

이 준 영
/ 정현민 일병 役

출생 | 1997년
데뷔 | 2014년, 아이돌 그룹 유키스

수준급의 격투 실력과 폭력성을 지녀 DP들에겐 난관이었던 정현민 일병. 본인의 인생뿐 아니라 여자친구와 아버지의 인생까지 갉아먹던 정현민 일병은 배우 이준영이 연기했다. 2014년 아이돌 그룹 유키스의 래퍼로 데뷔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인 그는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연기에 흥미를 지니기 시작했고, 2017년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을 시작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D.P.>는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이미테이션> 등 최근 주로 로맨스 장르의 작품에 출연해왔던 그의 색다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그의 차기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 센스>. 남다른 취향을 가진 남자와 우연히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여자의 색다른 로맨스를 다룬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서현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미테이션> <부암동 복수자들>

최 준 영
/ 허치도 병장 役

출생 | 1988년
데뷔 | 2016년, <글로리데이>

병장의 현지 이탈. 탈영병으로선 희귀한 케이스인 데다,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손을 뻗었던 허치도 병장의 에피소드에선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이 돋보였다. 선과 악, 속내를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최준영의 다채로운 얼굴이 에피소드의 재미를 풍성하게 부풀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 한예종 출신으로 연극 무대에 서며 연기를 시작한 최준영은 2016년 영화 <글로리데이>를 시작으로 카메라 앞에 서기 시작했다. <아워 바디> <유열의 음악앨범> <판소리 복서>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청춘의 무력하고 공허한 얼굴을 담아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작년 <보건교사 안은영>에선 은영(정유미)의  친구 김강선 역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에 짙은 여운의 흔적을 남기기도. 지금까지 연기한 역할을 되짚어 보는 일만으로도, 앞으로 탄생시킬 캐릭터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다. 


조 현 철
/ 조석봉 일병 役

출생 | 1986년
데뷔 | 2010년, <척추측만> 연출

곪을 대로 곪아버린 부대 내 폐해는 조석봉 일병의 분노로 분출된다.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조석봉 일병은 <D.P.>가 던지는 메시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극도의 폭력에 대한 괴로움과 두려움, 그를 대물림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자책감, 극도의 복수심 등 그 어떤 캐릭터보다 감정의 진폭이 넓은 인물.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놀라운 연기를 보여왔던 조현철이 조석봉 일병을 연기했다. <차이나타운>에서 이미 한준희 감독과 합을 맞춰본 바 있던 그는 이후 <터널> <마스터> <국경의 왕>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드라마 <호텔 델루나> 등에서 겹치는 영역이 없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연이어 탄생시켰다. 배우이기 이전, 연출자로 필모그래피를 시작하며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주목받았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봐야 할 지점. 배우로서 커리어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그는 차기작인 드라마 <구경이>와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속 새로운 캐릭터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