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최초의 마블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국내는 물론, 북미에서도 역대 노동절 연휴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의 길을 걷는 중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그 저변까지 넓히는 데 성공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트리비아를 한자리에 정리해봤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감독 데스틴 크리튼

출연 시무 리우, 양조위, 아콰피나

개봉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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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리우, 샹치 ‘될놈될’이었던 사연?

시무 리우는 샹치로 캐스팅되기 전부터 마블 스튜디오에게 적극적이었다. 2014년 트위터를 통해 마블에게 ‘아시안 히어로를 만들어보는 건 어떠냐’고 제의했고, 2018년엔 ‘우리 샹치에 대해 이야기해볼까’라 쓰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공개한 바 있다. 다음 해인 2019년 시무 리우는 MCU의 샹치로 캐스팅됐고, 영화 개봉 후 많은 인터뷰어들이 그에게 당시의 트윗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시무 리우는 재미있는 비하인드를 유쾌하게 받아들이며 트윗보단 연기력이 샹치로 캐스팅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길 바란다는 생각을 털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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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의 후보였던 배우들

(왼쪽부터) 마이크 모, 스티븐 연, 루디 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이소룡을 연기한 마이크 모,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 <모탈 컴뱃>에 출연한 루디 린, 그와 함께 <모탈 컴뱃>에 출연한 루이스 탠,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에 출연 중인 알렉스 랜디를 비롯해 다양한 배우들이 샹치 역의 후보로 올랐다. <미나리>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 역시 샹치 역의 강력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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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가 가장 좋아하는 마블 캐릭터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그간 할리우드의 수많은 러브콜을 외면해왔던 양조위의 첫 번째 영어 영화라는 점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평소 마블 영화를 즐겨 보며,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아이언맨과 데드풀을 꼽은 양조위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운명처럼 다가와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캐스팅됐을 당시 양조위는 만다린이란 캐릭터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고, 마블 스튜디오는 양조위가 스스로 웬우의 히스토리를 형성할 수 있는 캐릭터 해석의 자유를 내어줬다. 양조위는 지금의 웬우를 만든 수많은 이유들을 탐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케빈 파이기는 양조위를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말문이 막혔다고 털어놨다. 자신 역시 지금까지 전설적인 스타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그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는 배우였기 때문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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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샹치>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될 뻔했다

스탠 리는 샹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1980년대 후반 그는 샹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소룡에게서 영향을 받아 탄생한 샹치의 기원을 따라, 그의 아들인 브랜든 리가 실사 버전의 샹치로 논의됐다. 그러나 이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2000년대에도 <샹치>를 재발굴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와호장룡>(2000)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안 감독이 샹치의 영화화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가 연출을 맡았던 <헐크>(2003)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당시의 영화화 계획 역시 무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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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굿 윌 헌팅>의 영향을 받았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굿 윌 헌팅>

데스틴 크리드 감독은 샹치의 캐릭터를 구축해가며 <굿 윌 헌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잠재력을 숨기고 부정하며 살았던 이들이 과거의 상처를 딛고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는 과정. 샹치와 숀(맷 데이먼)은 같은 맥락의 성장 과정을 거쳐 진정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 성공한다. 시무 리우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굿 윌 헌팅>의 대사를 받아 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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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 첸은 남극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배우 중 하나. 샹치의 어머니, 리를 연기한 팔라 첸이다. 팔라 첸은 마블 스튜디오로부터 직접 러브콜을 받았다. 캐스팅 제의를 받은 곳이 특별한데, 휴대기기의 통신이 잘 터지지 않는 남극에서 마블의 연락을 받았다고. 팔라 첸은 인터뷰를 통해 “남극에서 신혼여행을 보내던 중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내게 연락이 닿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다.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 기뻤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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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캘리포니아’는 데스틴 크리드 감독의 애창곡이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개인적으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가장 마음에 든 대사를 꼽으라면, 샹치와 케이티가 퇴근길에 나눈 대화를 꼽겠다. “내일 아침 이른 근무가 있으니까 집에 가서 쉬어야지. 아님…?” 눈빛만으로도 마음을 교환한 이들은 가라오케에 가서 신나게 놀며 밤을 보낸다. 밴드 이글스의 명곡 ‘호텔 캘리포니아’는 이들의 애창곡 중 하나. 사실 이는 감독 데스틴 크리스의 애창곡이다. 데스틴 크리드 감독은 “언젠가 작품 속에 호텔 캘리포니아를 넣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소소한 꿈을 이뤄 기쁘다는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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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멍은 촬영 중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액션 디자이너와 결혼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샹치의 여동생 샤링을 연기한 장멍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영어와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여성 배우를 찾는다는 캐스팅 콜을 보고 지원했는데, 그 작품이 마블 영화일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연극 무대 위에만 서다 처음으로 영화 촬영장, 그것도 MCU라는 거대한 세계관에 입성한 그는 샤링을 연기하며 지금의 남편도 만났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비롯해 <킹스맨> 시리즈,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액션을 디자인한 영 리가 그 주인공. 영화를 촬영하며 결혼 준비를 하기보단, 서로에 대한 확신이 들어 바로 부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두 사람은 제작진, 시무 리우와 아콰피나에게 특별한 축하를 받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들을 위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시무 리우는 이들을 디즈니랜드에 데려갔으며, 아콰피나는 그들을 축하할 장소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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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틴 크리드 감독이 아이폰으로 연출한 장면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데스틴 크리드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촬영 중 아내가 출산을 하게 돼 병원에서 아이폰으로 연출을 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어린 샹치가 주먹에 피가 날 정도로 나무 기둥을 때리며 훈련하던 장면이었는데, 그래서 유독 더 기억에 남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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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OST,
자이언티를 비롯한 한국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OST 커버

OST 맛집으로 소문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주로 아시아계 뮤지션을 영입하는 음악 레이블 88라이징이 OST를 프로듀싱했다. 이 작업에 한국 뮤지션들이 참여했다는 소식이 더한 반가움을 더한다. 자이언티를 비롯해 DPR 소속인 DPR LIVE와 DPR IAN, 비비, 갓세븐의 마크, 88라이징 소속 뮤지션 서리가 곡 작업에 함께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